청정지역으로 불리는 통영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가 570개가 속해 있다.
이중 유인도는 욕지도, 매물도, 비진도, 사량도, 연화도, 우도 등을 포함해 44개다.
통영에서 한달 살기를 하면 여러 섬에서 머물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취미에 따라 다양한 관광도 가능하다.
글 정미자/사진 임익순 기자, Jphoto·정미자 제공
도시와 바다가 잘 어우러진 통영은 도심의편리함과 자연이 주는 힐링을 동시에누릴 수 있는 곳이다. 대중교통이 잘 연결돼 있어 숙소를 통영 중심지에 얻을 경우, 내 차 없이도 여행을 다니는데 큰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한 달이란 시간동안 50대 중반의 여자들이 도심에서차 없이 뚜벅이로 생활하고 여행하기엔체력적 한계가 있었다. 또 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자 계획했던 한달살이었기 때문에 숙소를 도심에서 조금떨어진 용남면의 바닷가에 정했다.무엇보다 숙소를 선택할 땐 안전이최우선이어야 했다. 취사가 가능한 곳을 선택해 비용절감도 노려야 했고, 빨래를 해결할 세탁실도 있어야 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마시며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오션 뷰’도 포기할 수 없었다. 아침과 저녁에 산책하고 조깅하기 좋은 해안산책로가 주변에있으면 더욱 좋을 테고, 가격까지 저렴한 숙소라면 최상이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아름다운 펜션을 찾아냈고, 그곳에서 한달 살기를 시작했다.
먹거리 천국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요리가 취미인 내게 통영에서의 한달 살이는 다양한 즐거움을 줬다. 물때가 좋으면 숙소 앞 갯벌에 장화를 신고 나가조개를 캘 수 있었다. 양동이와 호미를들고 주민들 옆에서 팔 아프게 캔 조개로 끓인 미역국을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청정한 자연 속에 지천에 널린 산나물로 한 끼 반찬을 해결하는 소박한 즐거움도 맛봤다. 펜션 사장님 부부와 와인 한 잔도 기울이며 사는 이야기도 나누는 것도 큰 재미였다.토박이 주민들, 펜션 사장님 부부와 어울리며 통영에 관한 고급 여행정보도얻을 수 있었다. 여태 놀래미 한 마리밖에 못 잡았으면서도 주말마다 꾸준히내려와 낚시를 즐기는 형부와 남편의 취미생활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우리 자매는 되도록 식사를 숙소에서 직접 해결했다. 하지만 통영 시내로나오는 날이면 통영에서 꼭 가봐야 할유명 맛집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놓치지않았다. 시래기국을 뜻하는 ‘시락국’집을 비롯해 유명한 해물짬뽕집이나 오랜역사를 지닌 곰탕집 등 한 끼 간단히 먹을 만한 맛집도 많다. 우리 자매에겐 법원 근처의 생선구이집이 인상적이었다.구워먹기 아까울 정도로 큰 도미를 먹은 날도 있다. 생선회 마니아인 나에게활어를 구워먹는 건 마치 죄를 짓는 것과 같았지만, 회로 먹든 구워먹든 맛있긴 마찬가지다. 간이 안 된 생선을 주문즉시 애벌구이해서 테이블로 가져다주는데, 불판에 구워 가며 양념장을 곁들어 먹는 방식이다.특히 서호시장은 요리를 좋아하는나에겐 최상의 놀이터였다. 늘 신선하고 새로운 식재료를 만날 수 있어 설레기까지 했다. 4월의 특정 기간에만 잠깐 만날 수 있는 제피잎과 햇죽순을 사다 장아찌를 담갔는데, 전리품마냥 숙소에서 들여다보며 흐뭇해하기도 했다.회가 먹고 싶을 땐 중앙시장활어센터를 이용했다. 3만원어치 회를 뜨면 낚시하러 내려온 각자의 남편들과 매운탕을끓여 한 끼 먹기에 충분했다. 아쉽다고느껴지는 날엔 제철 멍게 1만원어치 더사서 푸짐하게 먹고, 남은 멍게로는 다음날 멍게비빔밥까지 만들어 먹는다.한달 살기를 하면 세 끼 챙겨먹는 일이 말 그대로 ‘일’이 된다.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는 것도, 매끼 해먹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시내 가까운 대형마트에서 반조리 식품을 이용하기도 했다. 반조리 식품뿐 아니라 다양한 식재료를 소포장으로 팔고 있어 통영의 대형마트에 반할 정도다.
통영 어디까지 가봤니?
통영엔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중앙시장 뒷편으로는 통영의 대표 관광지인 동피랑벽화마을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함께 여행했던 추억을따라 가볍게 돌아보고, 시원하게 펼쳐진 남해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순신공원도 잠시 들러본다. 조용히 드라이브하고 싶을 땐 통영해안도로를 따라바다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다. 그러다그것마저 아쉽게 느껴지는 날엔 다리를건너 거제도까지 다녀오기도 했다.통영은 주변에 워낙 많은 섬들이 있다. 한 달 동안 매일 한 군데씩 다녀도다 못보고 갈 정도다. 그러다 보니 통영에선 한 달이나 머무를 거면 적어도 섬두 군데 이상은 꼭 가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욕지도를 가보기로했다. 욕지도 가는 배를 타려면 삼덕항이나 통영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우리는 삼덕항에서 출발했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티켓을 구입한 후 승선한다. 티켓은 1인 편도 7600원이지만 자동차까지 승선하면 편도 2만2000원을 내야한다. 사람뿐 아니라 자동차도 싣고 갈 정도로 큰 배를 타고 1시간 20분 후면 욕지도에 도착한다.욕지도 해안도로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절경이다. 무엇보다 욕지도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할 음식이 있다. 바로 욕지도 고등어회다. 여태 먹었던 회에 비견할 수조차 없을 만큼 황홀한 맛의 고등어회를 맛볼 수 있다. 이렇게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욕지도는 당일 여행으로 찾기엔 너무 아쉬운 곳이다. 최소 1박을 하면서둘러봐야 욕지도를 제대로 누리고 갈수 있을 듯하다. 통영에서 한달 살기를한 후 가장 먼저 한 생각은 ‘한 달 밖에못 살아봐서 아쉬운 곳’이었다. 한 달 더살아보고픈 통영, 다음엔 남편과 함께통영 한달 살기 시즌2를 꿈꿔본다.
통영 한달 살기 Tip
통영 한달 살기 비용
합계 210만원(2인 기준)
펜션 3주 비용 90만원
식비·생활비 75만원
주유비 및 통행료 35만원
여객선 비용·관광지 입장료 10만원
통영 한달 살기_로즈힐 펜션
주소 경남 통영시 용남면 장평신촌1길 251-9
문의 010-4939-3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