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밀린다왕문경)
41. 왜 세상에 두 부처님이 나서지 않나?
"존자여! 이 세상에는 어째서 두 부처님이 나서지 않습니까? 석가여래 부처님 한 분만 나셔도 세상에 이렇게 빛나는데, 만일 두 부처님이 나신다면 얼마나 빛날 것이며, 더욱 중생의 제도에도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요?"
"대왕이여! 이 세상은 본래 한 부처님 밖에 나시지 못하게 되어있는 까닭으로 한 부처님밖에 나시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 두 분의 부처님이 나신다면 세상은 흔들리고 기울며 파멸될 것입니다.
대왕이여! 비유컨대 한 사람 밖에 탈 수 없는 배에 같은 무게의 두 사람이 탄다면 그 배가 견디겠습니까?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 배는 흔들리고 기울어져 침몰하고 말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이 세상은 한 부처님만을 태울 뿐, 만약 두 부처님을 싣는다면 이 세상을 파멸되고 말 것입니다. 또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있어 밥을 욕심껏 먹어 목구멍에 까지 찼는데, 또 그 먹은 만큼 밥을 더 먹는다면 대왕이여! 그 사람이 안전할까요? 안전할 수 없지요, 결국 그 사람은 배가 터져 죽게 될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같이 이 세상에는 한 부처님을 태우고 또 한 여래만의 공덕을 실을 뿐, 두 부처님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존자여! 法도 과중하면 세상이 못 견딜까요?"
"대왕이여! 여기에 빛나는 보석을 가득 실은 한 수레가 있다고 합시다. 거기에 또 같은 양의 보석을 실은 수레를 끌고 와서 그 수레에 전부 옮겨 싣는다면 그 수레가 견디겠습니까?"
"견딜 수 없지요. 결국 그 수레는 부서지고 말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같이 과중한 법의 무게로 세상이 흔들리고 부서져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것은 또 한 분의 부처님만으로도 만족하다는 뜻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왕이여! 이 세상에 두 부처님이 출세치 못할 이유를 또 들어 보시오. 만일 두 부처님이 같은 세상에 함께 나신다면, 그 두 부처님을 숭배하는 대중들간에 쟁론이 벌어져 서로 '내 부처님, 네 부처님'하면서 두 파로 갈라져 시끄러워질 것입니다. 대왕이여! 또 들어 보시오. 만약 두 부처님이 세상에 나신다면 부처님은 최존최고最尊最高라는 말도, 극승무비極勝無比란 말도, 무쌍무대無雙無對란 말도 틀려질 것입니다.
수미산(좌) 티베트의 가장 서쪽 지역에 있는 해발 6,714m의 일명 카일라스 산으로 불리우며 아시아에서 가장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는 불교, 힌두교, 자이냐교와 티베트의 토착 종교의 본교를 모두 경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 제석천왕帝釋天王(우)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의 임금으로, 사천왕과 삼십이천을 통솔하면서 불법과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아수라의 군대를 정벌한다고 한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두 부처님이 같은 세상에 출현치 않는 이유를 잘 이해하십시오. 뿐만 아니라 대왕이여! 한 부처님의 출세는 곧 제불諸佛의 本性이요 自性인 것입니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一切智 佛德은 우주에 편만하여 가장 유일한 까닭입니다. 대왕이여! 세상에서 가장 큰 자는 유일唯一이라는 칭호로 불리웁니다. 대지가 유일이요, 바다도 유일이요, 수미산(須彌山; 불교의 聖山. 현재 티벳에 있는 카일라스산을 실제의 수미산으로 보기도 한다)도 유일이요, 제석천帝釋天도 또한 세상의 유일인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은 모든 이유로 세상에 두 분의 부처님이 나시지 않는 이유입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존자여!"
< 나(부처님)는 왕자의 지위를 문틈에 비치는 먼지처럼 보고, 금이나 옥 따위의 보배를 깨진 기왓장처럼 보며, 비단 옷을 헌 누더기같이 보고, 삼천대천 세계를 한 알의 겨자씨 같이 본다. 열반을 아침 저녁으로 깨어 있는 것과 같이 보고, 평등을 참다운 경지로 보며, 교화를 펴는 일을 사철 푸른 나무와 같이 본다. > - 사십이장경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출처] 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밀린다王問經)(제41회)|작성자 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