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신연옥]

모세혈관처럼 한치도 틀림없이 뻗어나가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선한 인연설의 옷을 입혀

몇 자 끼적여보았습니다

전쟁을 둘러싼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인간의

본성은 타인을 해치려는 것이다

인간의 차고 뜨거운 중심은 어디에 속해 있는지 

알고 싶어 해야 하며 본연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 내면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나를 둘러싼 인연을 되돌아보고 동시에 직시해야한다

왁자지껄한 광장에서 혹은 어디선가 스치듯이

들었던 말도 생각난다

전쟁이나 나 버려라..!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의 행복도 타인의 행복도 

바라지 않는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자아는 환한 대낮의 화창함이 아니라 어둡고 음습한 

눈물자국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젖은 신문을 덮고 잠들어 있는 노숙인 앞에 멈추어

마음으로 응시해보라

나에게서 뿜어나간 시선의 힘으로 따듯함에 싸이는 

노숙인과 그곳에서 생성되어 보이지 않게

피어오르는 선한 인연들

그것은 우리가 초록피들로 이뤄진 여러 종들이 아니라

다 같이 붉은 피를 가진 한 종이라는 반듯한 계산의 

법칙일 것이다

그 인연들이 손을 잡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이루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