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5일: 강변 살자, 하나
6주 만에 드디어 5,6학년 한 자리에서 고운울림 배움 열었습니다. 처음 함께 한 노래는, 김소월 시인의 시에 작곡가 김광수 님이 가락을 붙인 노래, ‘강변 살자’입니다. 가락은 구슬프고 노랫말은 아름다워요. 1922년, 삼일 만세의 목 터져라 외쳤던 울림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간절히 남아있을 시절 발표된 시입니다. 시인은 소년의 입을 통해 ‘강변에 살자’고 해요. 주로 김소월은 서정시인으로 기억되지만, 이 노래를 불러보면, 오히려 더욱 현실을 담아 노래하는 저항시인 같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말로, 평화로운 날들을 희망하게 하고, 현실의 부당함을 일깨우는 노래가 우리에게 울림이 되었어요. 얼마든지 아름답고 자유롭게 살자고, 그리 사는 모습 잊지 말자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하나’라는 노래도 불렀습니다. “우리 학교”라는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우리 학교’는 재일 조선인 1세들이 세운 민족학교인데, 조선사람으로서 자신의 얼을 지키며 살고 아이들을 살리고자 세운 학교라고 해요. 여기서는 둘로 나뉜 땅이, 거기서는 여전히 하나입니다. 모순같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한 엄연한 우리 현실입니다. 우리 땅의 슬픔과 희망이, 재일조선인들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래 말 속에 우리 땅의 아픔과, 이 아픔을 딛고 설 희망이 담겨 있어요.
1
내가 태어난 때부터 사랑하는 조국은 둘이었네
슬픈 역사가 이 땅을 갈라도 마음은 서로 찾았네 불렀네
볼을 비빌까 껴안을까 꿈결에 설레만 가는 우리
처음 보아도 낯익은 얼굴아 가슴에 맺힌 이 아픔 다 녹이자
후렴
함께 부르자 함께 부르자 이 기쁨을 누구에게 들릴까
이 노래를 이 춤을 희망을 내일의 우리들에게
2
어린 품속에 그려본 사랑하는 조국은 하나였네
오랜 세월에 목이 다 말라도 마음은 서로 눈물로 적셨네
볼을 비빌까 껴안을까 반가와 이야기 나눈 우리
처음 보아도 낯익은 얼굴아 이 땅에 스민 이 눈물 다 말리자
*
하나로 되자 하나로 되자 이 기쁨을 누구에게 전할까
이 노래를 이 춤을 희망을 내일의 우리들에게
3월22일: 꼬부랑 할머니가
한 주가 지나 다시 만나 노래했습니다. 재밌게 발성 연습했어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도레미파솔파미레도)” 대신 지난주에는
“오늘새참많이주세요” 했는데, 오늘은 “함께어울리며지내자”로 연습했네요. 그러고 나선 지난주 배운 노래들, 화음 만들어 함께 연습했어요.
오늘 새로 배운 노래는 익숙한 듯 낯선, “꼬부랑 할머니가”입니다. 4절까지의 가사가 옛이야기마냥 재미납니다. ‘꼬부랑 할머니’는 어쩌다가 그리 허리가 굽었을까요. 아마도 쪼그려 앉아 밭일 하고 빨래와 걸레질, 밥 준비하던 생명을 살려온 세월의 흔적이 몸에 남은 것이겠지요. 그런 할머니가 열두 고개를 넘어왔고 또 넘어갑니다. 길동무로 할머니 새참을 탐내는 꼬부랑 강아지도 곁에 있지요. 그러나 절대 뺏기지 않는 할머니의 걸음과 경쾌함이 노래 속에 묻어 있어요. 즐겁게 사랑스럽게 노래했습니다.
1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후렴1~3
꼬부랑 꼬부랑(하세월에) 꼬부랑 꼬부랑(굽었지만)
고개는 열두 고개(가벼웁게) 고개를 고개를 넘어간다
후렴4
꼬부랑 꼬부랑(나도한입) 꼬부랑 꼬부랑(먹고싶어)
고개는 열두 고개(같이가요) 고개를 고개를 넘어간다
2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길에 앉아
꼬부랑 엿가락을 살며시 꺼냈네
3
꼬부랑 할머니가 맛있게 자시는데
꼬부랑 강아지가 기어 오고 있네
4
꼬부랑 강아지가 그 엿 좀 맛보려고
입맛을 다시다가 예끼놈 맞았네
노래 후 5,6학년들에게 남은 이야기들 날적이로 함께 보실래요?
(꼬부랑 할머니가 후렴에, 원곡에 없는 가사 조금 덧붙여 있어요)
첫댓글 어렸을 때 아무 생각없이 흥얼거리며 불렀던 노래였는데,
노랫말에 많은 뜻이 담겨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됐네요.
우리 삶이 고스란히 담긴 노래가 학생들 삶 속에서 아름답게 불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