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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 <로동신문>은 “공화국과 더불어 길이 전할 이야기/ 존엄 높은 국호-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기사를 게재(揭載)했습니다. 기사 내용을 소개하면, 먼저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의 말,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일찍부터 인민을 하늘같이 내세우시고 국호도 군대이름도 기념비적 창조물 명칭도 나라의 고귀하고 아름다운 많은 것들을 인민이라는 말과 결부시켜 부르도록 하시였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이 “새로 창건될 국가의 이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를 것을 발기하시였을 때였다...수령님께서는 일부 사람들이 국호에서 《인민》을 빼자고 하였을 때에도 이것은 결국 남조선의 극우익반동들이 주장하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의 주장을 비호하고 그를 따르려는 위험한 사상이다, 《민주주의》를 빼자는 주장 역시 위험한 견해이다. 이 주장은 우리 혁명발전의 현 단계의 임무를 옳게 인식하지 못하고 특히 조국이 남북으로 갈라진 조건에서 혁명을 수행한다는 것을 무시한데서 나오는 매우 그릇된 주장이라고 하시며 주체성과 인민성이 없는 견해들을 단호히 쳐갈기시였다.”고 기술했습니다.
이어서 신문은 “어버이수령님의 애국, 애족, 애민의 세계가 낳은 우리 공화국의 국호는 김일성 조선의 존엄과 영광의 상징이다. 불패의 강국으로 솟구쳐 오른 내 조국의 모든 승리와 영광은 자랑스러운 국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더불어 온 누리에 빛을 뿌리고 있다. 우리 군대와 인민은 어버이수령님의 위대하고 불멸할 건국업적을 심장깊이 간직하고 경애하는 장군님의 선군혁명령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내 나라, 내 조국을 주체의 강성대국, 부강번영하는 김일성조선으로 길이 빛내여 나갈 것이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김일성 주석님! 그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필자는 과거 일간지 칼럼 <합포만>에서 그를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필자가 잘못한 것일까요? 여기서 그 칼럼 일부 소개하겠습니다. 글은 “김주석(金主席)님, 천청풍난(天淸風暖)하고 일길신량(日吉辰良)한 계절에 생일을 맞이하게 된 주석님이 오랜 세월동안에 이룩한 업적에 대해 불경스런 고언(苦言)을 보내게 돼 죄송합니다. 대한민국은 옛날부터 동방의 예의지국이어서 어른을 무척 공경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님”자를 붙였습니다만, 그렇게 부르는 국민들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구요(?) 그건 김 주석님의 출생신분 때문도 아니고, 거짓투성이인 이력서 때문도 아닙니다. 그것은 주석님이 진정한 한민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김 주석, 최근 발견된 문서를 보면 주석은 “1931년부터 1940년까지 만주에서 빨치산활동을 하다가 일본군 토벌작전에 밀려 소련으로 들어가 1942년 7월 적군(赤軍), 즉 소련극동군에 가담한 것”이 확실하더군요. 김 주석은 그때부터 1945년 시월까지 소련만을 위해 싸운 덕분에, 소련의 훈장을 가슴에 주렁주렁 달게 된 ‘로스케’가 된 것입니다...그건 얼마 전, 당시의 군사령관 레베데프가 소련 군정의 정책이 “조선을 해방시킨 위대한 붉은 군대에 대한 선전”과 “전 인류의 태양, 위대한 스탈린 대원수가 이끄는 영광된 사회주의에 대한 선전”이었다고 증언하면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김일성(金日成)만 지도자로 부각시켰다”고 덧붙인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때 레베데프의 고민이 “엉터리 장군의 영웅화”였다고 하니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 그래도 레베데프는 소련만을 위해 일을 했답니다. 그는 조국을 위해 “김일성을 항일 민족 영웅으로 만드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회상을 했습니다. 마침내 당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괴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곧바로 소련의 사주(?)로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남침(南侵)을 자행했습니다. 그걸 보면 당신은 분명 ‘로스케’의 분신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토록 잔악무도한 남침을 했겠습니까...”라고 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과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우시고 ‘조국해방전쟁’을 일으키신 훌륭한 독재자! ‘김일성 주석’님! 과거의 결례(缺禮)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김성주(金成柱 또는 金聖柱) : 1912년 4월 15일, 평안남도 평양부 용산면 하동 칠골 출생’은 누구인지...북한 <로동신문>은 2018년 9월 들어 “존엄높은 국호-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기사는 아니지만, 많은 9.9절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가령 2018년 8월 26일 자(字) <로동신문>(1면)은 김일성 부자(父子)의 동상 앞에 모인 군중들 사진과 함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동상에 인민군 장병들과 근로자들, 청소년학생들 꽃바구니 증정”이라는 기사를 썼고, 8월 27일 자(字)는 “세계 진보적 인류는 조선 인민과 함께 공화국 창건 일흔 돐을 뜻 깊게 맞이할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경축준비위원회 결성”이라고 했습니다. 작년에도 유사한 기사를 보도한 <로동신문>! 그리고 “자력자강의 승전 포성 높이 울리며 9월의 경축광장에 떳떳이 들어서자. 증산돌격운동의 앞장에 서도록”이라는 기사도!
최근 미국의 대북 전문매체<38노스(38North)>는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 열병식 규모가 앞서 올해 2월 8일로 날짜를 바꿔(기존 4월25일) 거행한 인민군창건기념일 열병식을 크게 뛰어넘을 것(Surpass)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과 비슷한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9월 1일 보도했습니다. 그것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데 외신들이 난리굿입니다. 9월 9일 보면 알 것을!
이제부터 주목되는 것은 미국과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행보입니다. 9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평양을 방문한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고, 중국 시진핑은 제3인자를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아베는 열외(?)이고, 러시아 푸틴은 북한 방문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미국 트럼프는 비핵화 프로세스에 빠져 정신없고...북핵문제+북인권문제가 이슈가 될 2018년 9월 유엔총회 때문에 9.9절이 차분하게?
프랑스 계몽사상을 대표하는 몽테스키외(1689~1755년/Montesquieu)는 <법의 정신(De l'esprit des lois)>에서 “공화국은 사치에 의하여 멸망하고, 독재국은 빈곤에 의해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어느 나라든 국가(國家)는 신성(神聖)하기 까지 한 것입니다. 국가는 함부로 단정 지어서 말할 수 없는 낱말입니다. 곧 국가 창건일을 맞는 북한이 몽테스키외 말에 해당하는 나라 소리를 안 듣기를 바랍니다.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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