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공연이 없는지 살펴보다가 지인에게 시민회관에서 하는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오페라 공연티켓을 얻었다. 젊은 청춘처럼 젊기에 컴퓨터도 없고 자가용도 없이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는 수고로움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버텨내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클레식같은 고전음악에도 관심이 없었고 베토벤이 천재적 음악가라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저 내가 듣기 좋은 가요정도 성가정도외에는 너무도 음악에 대해 모르는...
한때 겉멋이 들어 피아노를 치고 싶어 아니! 치고 싶어서라기 보다 남들에게 피아노친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쳐댓던 기억외에는 고전음악에 도통관심이 없는 문외한이었다. 그런데 상협이를 낳으면서 싫어도 공연을 쫓아다니고 마치 열성적으로 고전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되어버렸다. 고전음악이 상협이를 치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다음부터 많이 보여주고 접해주고 언제나 늘...음악이 상협이 곁에 있도록 애써왔다. 덕분에 자꾸 듣고 직접 공연을 접하다 보니 여러 음악가들도 알게 되었고 오페라공연까지 가게 되었다.
오페라 공연에는 시간을 지켜서 정장을 입고 가야된다는 상식을 알고 있었기에 옷을 갖춰입고 시민회관으로 들어섰다. 앞좌석에 예매된 위치라 아주 생동감이 넘치는 관람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드라마도 연극도 그렇다고 코믹한것도 아닌 진부한 내용같은 노래하듯 말하는 대사들이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급기야 하품까지 날 정도로 지루했다. 그 순간 혹시 상협이도 나처럼 지루한것은 아닐까? 싶어 조용히 물어보았다. 지루하지 않냐고...그런데 상협이의 대답은 의외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상협이는 감격한 표정으로 이토록 훌륭하고 재미있는 공연이 있냐며 감격하고 또 감격했다. 음악을 모르는 나로써는 이해할수 없었지만 그저 내가 모르는 특별한 감각을 가진모양이나 생각하며 경제적인 뒷받침이 된다면 악기를 다루게 해주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