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산에서의 1박 2일
올 여름은 유난히 덥다. 축 처진 몸을 겨우 가누고 있는데 지인으로부터 “함께 쉬자”는 연락을 받았다. 해운대를 기점으로 근교엔 바닷가 외엔 마땅한 피서처가 떠오르지 않아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 1순위로 떠오른 게 바로 대운산. 평소 대운산의 넉넉함을 알기에 대운산 위주로 탐문하다 대운산 계곡에 있는 펜션을 예약했다.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남창·온산 나들목까지 20여 분을 달려 장을 보고 다시 국도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도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지독한 가뭄에 계곡에 물이 있을까 했지만 의외로 졸졸 흐르고 있었다. 대운산의 저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계곡에 마련된 평상에 앉으니 한낮인데도 햇빛이 들지 않아 시원함이 충만했는데 물소리까지 더하니 오히려 이 여름이 축복이다.
작은 소에 어항을 놓아 물고기를 잡는 솔솔한 재미도 맛보고 피리튀김으로 안주까지 마련했다. 문득 보이는 계곡의 돼지바위가 웃고 있고 그 복돼지 앞에는 돌탑들이 앙증맞게 서있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의 안개가 미처 걷히기 전에 등산로를 따라 대운산에 올랐다. ‘보타사’란 일주문을 지나 한참을 올랐는데도 계속 숲길이었다. 다리가 아파 중도에서 포기했는데 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길이었다.
아침을 먹고 천천히 출발을 했는데도 해운대에 도착하니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가까운 대운산의 덕을 제대로 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