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모리스 창, 이건희 만난뒤 파운드리 올인… “삼성은 강력한 적”
[삼성·TSMC 경쟁력 비교] [1]
메모리 키워낸 이건희, 파운드리 세운 모리스 창
변희원 기자
입력 2023.01.25 03:04
고(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경영권을 이어받은 1987년에 모리스 창 회장은 TSMC를 설립했다. 각각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온 두 사람 사이엔 각별한 인연이 있다.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때의 고 이건희회장 - 삼성전자 이건희(왼쪽) 회장과 이재용(왼쪽에서 세번째) 부회장 등이 2010년 5월 17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해 삽을 뜨고 있다. 이 행사 일주일 전, 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5대 신성장 사업에 10년 동안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때의 고 이건희회장 - 삼성전자 이건희(왼쪽) 회장과 이재용(왼쪽에서 세번째) 부회장 등이 2010년 5월 17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해 삽을 뜨고 있다. 이 행사 일주일 전, 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5대 신성장 사업에 10년 동안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삼성전자
창 회장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1989년 대만을 방문한 이 회장과 만난 일화를 전했다. 창 회장, 에이서 컴퓨터 창업자 스전룽(施振榮)과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이 회장은 창 회장에게 “메모리 반도체를 하려면 엄청난 자본과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니 당신은 메모리에 투자하지 말고 우리와 손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창 회장의 능력을 알아본 이 회장이 그에게 스카우트를 제안했던 것이다.
이후 이 회장의 초대를 받아 한국을 방문해 삼성의 반도체 공장을 돌아본 창 회장은 “다른 반도체 공장은 30분이면 다 봤었던 것과 달리 삼성의 반도체 공장은 온종일 봐야 할 정도였다. 이때 삼성전자의 잠재력을 알아봤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공장 방문 후 “메모리를 하려면 자본과 인력이 많이 든다”는 이 회장의 말에 수긍하면서 메모리 사업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접고 파운드리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삼성만이 TSMC의 유일한 경쟁자”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TSMC
창 회장은 2021년 대만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중국, 미국이 아닌 한국의 삼성만이 TSMC의 유일한 경쟁자다. 두 회사 모두 인재 수준이 높고, 관리 인력도 모두 자국 내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할 정도로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한다.
창 회장은 대만 경제매체 차이쉰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본 반도체 산업이 쇠락한 이유 중 하나로 “한국에는 삼성의 이건희가 있었던 반면 일본 NEC, 도시바, 히타치와 같은 당시 반도체 강자에는 이건희 같은 인물이 없었다. 한국의 삼성이 반도체에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건희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일본 반도체 기업의 전문 경영인과 달리 과감한 투자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회장을 가리켜 “이건희 본인이 반도체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잠재력을 알아봤기 때문에 시대를 일군 영웅이 됐다”고 평가했다. 창 회장은 이 회장을 자신과 비교하면서 “나는 이건희와 같은 보스는 아니지만, 새로운 것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도전할 용기가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됐다”고 했다.
삼성과 TSMC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창 회장은 2019년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의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고, 삼성전자는 아주 강력한 적수다. 아주 잠깐 우리가 우세할 순 있지만, 전투를 두어 번 이긴 것일 뿐 전쟁에서 이긴 건 아니다”라고 했다.
◇불황에 투자 늘리는 역발상이 공통점
이 회장과 창 회장은 확고한 비전 아래 무모하리 만큼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경영 스타일에서도 닮은 점이 있다.
1980년대 후반 저가 정책과 경기 불황으로 반도체 산업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삼성전자는 D램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반도체 3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당시 세계적인 D램 불황 속에 1·2라인조차 제대로 돌리기 힘겨웠던 때였다. 하지만 이 시기의 과감한 투자로 삼성전자는 1994년 세계 최초로 256M D램을 시장에 내놓으며 일본 기업들을 제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인터넷 버블 붕괴로 전 세계 IT 기업들이 신음하던 2001년에도 10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 12인치(300㎜) 대형 웨이퍼 양산에 들어갔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당시 ‘과감하지만 위험한 투자’라는 비판 일색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을 치고 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2005년 CEO 자리에서 물러났던 모리스 창은 세계 금융 위기가 터지자 2009년 복귀했다. 그는 경쟁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폐쇄할 때 과감한 설비투자로 제품 라인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당시 TSMC에선 전례 없는 규모인 3000억 대만달러(약 12조2160억원)를 들여 미세 공정을 적용한 네 번째 팹을 건설했다. 이건희 회장에 버금가는 불황기 선제 투자를 단행해 후발 주자와 격차를 벌린 것이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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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의 하얀집
2023.01.25 06:18:08
세상을 바꾼 작은 거인들은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분명 남달랐다 고박정희 전대통령 고이병철 삼성전자회장 고정주영 현대그룹회장 고박태준 포항제철회장. 나라를 쪽박나게 일조한 인물들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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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조반니
2023.01.25 06:12:28
한국은 국가를 위기에 빠트리고 국가경제와 경쟁력을 후퇴 시킨 인간들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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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새우
2023.01.25 06:05:12
운동권 카르텔, 민노총, 간첩들 소탕해야 나라가 바로 서고 기업이 살고 경제가 산다. 재명이 재인이 청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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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키
2023.01.25 06:40:22
삼성을 무너뜨리려 발악을 한 정권때문에 한발 뒤처진 답답한 현실 다시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정권이 넘어가지않게 정신 차리고 투표 잘합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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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2023.01.25 06:25:31
이재용은 부친의 집중력과 모리스 창의 단단한 열정을 늘 염두에 두고 귀감을 삼으면 좋겠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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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23.01.25 06:27:30
이런 과감하고 미래 지향적인 투자는 더불독재당이나 언론 교수들이 좋아하는 전문경영인은 절대 하지 못하고 결국 일본처럼 현실 안주 주의로 기업을 몰락시킨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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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쓰
2023.01.25 07:02:19
삼성은 무너트릴려는 者들이 득실대는 정글에 내던져있다. 자력으로 이겨내야하는 힘든 상황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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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가라
2023.01.25 07:01:18
좌익들 청산해야 이런 인재가 나올 수 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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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2023.01.25 06:47:22
그이후 문죄명이라는 괴물이 삼성 CEO를 감옥소에 보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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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옹
2023.01.25 07:31:27
고이병철회장께서 반도체가 무엇인지도 모를 때 '삼성반도체통신'이란 회사를 70년대말에 기흥에 설립했다. 2대 이건희회장이 물려받아 예리한 시장분석과 과감한 투자결정으로 선진한국을 이끌었고, 이젠 이재용회장이 꽃피울 때가 되었다. 윤석열대통령의 통치개념과 맡물려 세계 정상 뿐아니라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반도체강국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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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다
2023.01.25 07:24:53
미국의 도움도 컸다.삼성이 D램을 처음 생산하기 시작했을 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던 일본 전자업체들은 저가공세로 삼성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당시 국제시장에서의 반도체시세는 삼성의 생산원가 이하로 삼성은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였다.다행히 미국 정부가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며 시장을 장악하려 드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반도체에 덤핑 판정을 내려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은 자생력을 갖출 수 있었다.몇년후엔 차세대 고집적 메모리칩을 일본 전자업체들보다 먼저 개발하기 시작하여 메모리칩 기술에선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시대가 본격화 됐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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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애니멀
2023.01.25 07:33:08
TSMC에게는 삼성이 가장 강력한 적? 대한민국에게는 북한과 더불어 민노총 , 좌파정치인들이 반드시 사멸시켜야할 강력한적 아닐까 싶어요 이들을 멸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공산화됩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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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zezz
2023.01.25 07:50:20
메모리최강자 삼성이 비메모리에서도 세계제패하도록 기원한다. 삼성 화이팅!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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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tkd
2023.01.25 07:24:40
한국과 타이완의 강력한 방어 무기는 반도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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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gene
2023.01.25 07:28:18
모리스 회장이 "삼성만이 TSMC의 유일한 경쟁자" 이라고 한 말을 왜 기자는 "삼성은 강력한 적” 이라고 말한것으로 조작을 해서 기사를 쓰나요? 왜 주변 국가에 대한 불필요한 협오감을 주입시키나요? 선의의 경쟁 필요한것 입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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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은
2023.01.25 07:59:33
국가 경제를 망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정치다. 삼성. LG. SK. 현대 등의 기업 덕에 여의도의 완장 찬 나리들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며 거드름 피우고 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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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팔
2023.01.25 08:22:35
문재인 같은 사람만 대통령 질 안해먹어도 삼성은 날개 단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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