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붕어낚시 고수들은 글루텐떡밥을 어떻게 사용할까? 그들은 글루텐떡밥의 집어력이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곡물떡밥이나 어분, 집어성분이 첨가된 글루텐 제품을 혼합해 쓰고 있었다.
▲ 곡물떡밥에 글루텐떡밥 분말을 붓고 있다.
‘떡고물 글루텐’
글루텐 + 신장떡밥 혹은 어분
| 안효진 고양 꽃자리화원 대표 |
인절미에 콩고물을 묻히듯 약간 묽게 반죽한 글루텐떡밥에 신장떡밥 또는 어분떡밥 분말을 묻혀서 사용한다. 묽은 글루텐떡밥을 바늘에 달고 신장떡밥 분말에 이리저리 훑으면 신장떡밥의 곡물입자가 글루텐 속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어 서로 혼합되는 효과가 있다. 또 글루텐에 덧씌워진 곡물가루가 수분을 흡수해서 조금 더 단단한 떡밥이 완성된다. 떡고물 글루텐을 물속에 넣으면 표면의 곡물가루들이 바닥에 쌓이면서 집어력을 발휘하고 접근한 붕어가 글루텐떡밥을 흡입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중부지역의 유료터나 자연지에서 이 떡고물 글루텐을 사용해 재미를 많이 봤다. 자연지에서나 낮낚시를 할 때는 신장떡밥을 글루텐에 입히고 유료터에서나 밤낚시를 할 때는 어분떡밥을 입혀서 사용한다. 작년 이맘때 부남호 2번 제방에서 떡고물 글루텐떡밥을 사용해 월척을 15마리나 낚았다. 부남호는 보통 밤낚시가 잘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나의 밤낚시 조과를 보고 주변 낚시인들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배합 방법과 활용
글루텐5 소포장지 하나를 사용해 1:1 비율로 물과 섞는다. 보통 바닥낚시인들은 글루텐떡밥이 빨리 풀릴까봐 1:0.8 정도로 쓰곤 하는데 1:1로 배합하면 약간 묽은 상태의 글루텐떡밥이 된다. 고루 저어준 뒤 3분 정도 방치한 후 대추알 크기로 단다. 떡밥그릇에 신장떡밥을 부은 후 그 가루 위에 바늘에 단 글루텐떡밥을 이리저리 훑으면 떡고물 글루텐떡밥 완성.
두 가지 글루텐 혼합해서 사용
폐레글루 + 이모글루텐
| 민병완 청주 강서낚시 대표 |
집어기능이 있는 글루텐떡밥 두 종류를 섞어서 사용한다. 마루큐 페레글루는 페레몬이라는 고기 유인성분을 첨가한 집어겸용 글루텐이고, 단품으로 많이 사용하는 이모글루텐은 고구마 성분이 함유된 글루텐인데, 이 둘을 결합할 때 상당한 집어력을 발휘한다.
마루큐사의 글루텐떡밥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 두 떡밥은 비중이 무거운 바닥낚시 전용 제품이어서 궁합이 서로 잘 맞는다. 충북지역의 자연지나 수로에서 이 떡밥을 사용해 효과를 많이 봤다. 또 유속이 있는 강낚시터에서도 좋다. 강낚시터에선 짝밥을 많이 쓰는데 지렁이와 함께 써도 특유의 집어기능 때문인지 곡물떡밥을 단 것보다 입질이 잦았다. 낚시경험이 없는 곳이나 처녀지 답사를 할 때 사용해보면 피라미든 붕어든 입질은 분명 받을 수 있다. 물이 맑은 곳보다는 탁한 곳에서 더 효과가 있었다.
■배합 방법과 활용
마루큐사의 페레글루와 이모글루텐을 1컵씩 넣고 잘 섞이도록 휘저어준 뒤 물을 2컵 붓고 역시 고루 섞어준다. 물이 잘 스며들도록 3분 정도 방치한 후 쓸 만큼만 떼어내 사용한다. 떼어낸 덩어리는 떡밥그릇 한 구석에 꾹꾹 눌러서 공기를 빼준 뒤 콩알 크기로 바늘에 단다.
‘콩글루텐’
콩가루 + 글루텐
| 김만욱 바낙스·YGK요쯔아미 필드테스터 |
비중이 가볍고 물속에 들어가면 부풀어 오르는 글루텐떡밥과 이에 비해 입자가 고우면서도 무거워 바닥에 쌓이는 콩가루는 서로 잘 어울리는 떡밥이다. 서로 잘 뭉쳐지고 적절한 점도를 유지해 바늘에 오래 달려 있으면서도 확실한 입질을 표현해준다.
나는 90년대 말 진주 봉대지에서 글루텐 떡밥의 효과를 처음 확인했다. 바늘에 오래 달려 있고 가벼워서인지 곡물떡밥을 쓰던 주변 낚시인들보다 입질이 잦고 찌올림 폭도 컸다. 하지만 헛챔질이 잦다는 게 단점이었다. 찌가 다 올라온 걸 보고 챔질을 해도 빈 바늘일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콩가루를 조금 섞어 썼더니 결과는 놀라웠다. 입걸림이 확실히 되어 찌를 올리는 족족 붕어가 걸려나오는 것이다. 콩가루를 섞은 글루텐떡밥은 찰기가 있는 상태가 됐는데 이 떡밥으로 받은 입질은 대부분 입걸림이 되었다. 찌올림 폭은 글루텐만 사용했을 때보다 작았지만 정점에 이른다 싶을 때 낚싯대를 들어 올리면 붕어가 걸려 있었다. 부드럽고 가벼운 글루텐은 단번에 흡입하지만 뱉어내는 속도도 빠른데, 콩가루가 첨가되어 비중이 무거워진 글루텐은 그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이를 ‘콩글루텐’이라 부르며 주변 낚시인들에게도 즐겨 권했고, 일본의 마루큐사에 직접 글을 보내 콩가루와 글루텐의 배합 효과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마루큐에서도 ‘글루텐과 콩가루는 아주 잘 어울리는 성분’이라는 답변을 주었다.
■배합 방법과 활용
집어떡밥과 미끼떡밥을 배합해 처음엔 함께 달아 던지고 입질이 붙으면 미끼떡밥만 사용한다. 미끼떡밥은 신장 콩가루 1컵에 마루큐 이모글루텐 1컵을 섞은 뒤 물 1.5컵을 부어서 고루 섞어주고 3분 정도 방치한 뒤 손으로 점도를 조정해서 사용한다. 집어떡밥은 신장떡밥 1컵에 신장 콩가루 반 컵을 부은 후 물 1컵을 넣어 휘저어주면 찐득한 상태가 되는데 여기에 마루큐사의 GTS 3컵과 페레당고 3컵을 부어 고루 섞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