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에 개미들이 낸 세금도 10조원 아래로 ‘뚝’
코로나 시대 ‘세수 효자’ 노릇
증시 약세와 세율 인하에 감소
홍준기 기자
입력 2023.02.18 10:00
코로나 사태 이후 ‘세수 효자’ 역할을 했던 증권거래세가 지난해 10조원 아래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재정 지출이 늘었을 때, 증시 투자 열풍과 함께 늘어난 증권거래세 세수는 재정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자료= 홍성국 의원실, 국세청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자료= 홍성국 의원실, 국세청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17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성국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거래세 세수는 9조3711억원이었다. 2019년 증권거래세는 6조1083억원이 걷혔지만, 소위 동학개미 운동(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12조3743억원까지 불어났다. 2021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15조5957억원까지 늘었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금리가 치솟으면서 증시 약세가 이어져 거래가 주춤해졌고, 세수도 크게 줄어든 셈이다.
◇세수 효자 노릇 끝나나
최근 몇 년간 정부는 증권거래세 세율을 계속 낮춰왔다. 매도 대금에 부여되는 증권거래세의 세율은 2019년 중에는 0.3%에서 0.25%로 낮아졌고, 2021년에는 0.23%로 0.02%포인트 더 내렸다. 올 들어서는 0.2%로 추가 인하됐다. 올해도 거래가 크게 살아나지 않는다면 세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율이 낮아졌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연이어 역대 최고 세수를 기록했지만, 앞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세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정부가 국내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인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추진하면서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중과세’라는 이유에서다. 증권거래세는 세부적으로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 증권거래분으로 구성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증권거래세만 부과되지만, 코스피 주식에 대해서는 올해 기준으로 0.05%의 증권거래세와 0.15%의 농어촌특별세가 부과된다. 농특세 부과에 대해서도 “주식 투자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농특세가 부과되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비판이 있어왔다. 반면 기재부에서는 알고리즘 등을 활용한 초단타·고빈도 매매를 억제하는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증권거래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었다.
◇서학개미 수익은 2021년 최대 규모
/자료=송언석 의원실, 국세청
/자료=송언석 의원실, 국세청
해외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낸 서학개미는 2021년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송언석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해외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냈다고 지난해 국세청에 신고한 투자자가 24만2862명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기 전인 2019년(3만3779명)의 7.1배 수준이었던 것이다. 2017년에는 수익을 낸 사람이 7913명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해외 주식 투자자 규모가 크게 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해 동안 해외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낸 사람들은 이듬해 5월에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낸다. 수익 금액에서 250만원까지는 공제해 주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22% 세율(지방세 포함)로 세금을 낸다. 원칙적으로는 수익이 250만원에 못 미쳐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가산세 등 불이익이 없어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주식 투자에서 1원이라도 수익을 낸 사람은 2021년 기준 24만2362명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로 거둬들인 수익의 규모도 늘었다. 2019년에는 8000억원 수준이었는데, 2020년(2조9000억원)과 2021년(6조7000억원)에 계속 불어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투자처인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그간의 주식 분할 등을 반영한 주가가 2021년 말 352.26달러로 2019년(27.89달러)의 12배가 넘는 수준으로 올랐다. 이 과정에서 차익 실현에 성공한 투자자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2년에는 글로벌 증시가 모두 약세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에 주요국 증시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올해 5월 ‘2022년에 해외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신고하는 사람의 수는 지난해 신고 인원보다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앱설치
홍준기 기자
홍준기 기자
어려운 경제 현안 독자들에게 더욱 쉽고 재밌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선경제 많이 본 뉴스
“외환위기보다 심각... 전세發 부채위기, 주택시장 무너질수도”
“외환위기보다 심각... 전세發 부채위기, 주택시장 무너질수도”
다급히 종이로 유아인 얼굴 가린 네파... 모델 썼던 기업들 손절
인도 최고 재벌그룹 주가 폭삭… 미국발 100쪽 보고서가 뭐기에
100자평4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쥬티
2023.02.19 09:17:06
해외주식 양도소득 6조7천억원에서 양도소득 세금으로 1조4천억원 정도 가져간다. 그리고 국내와 해외 주식 배당액 합산이 2천만원을 넘을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으로 넘어가서 또 요율에 따라 또 세금이 이중 과세된다. 세금만 엄청 뜯어가는데 누가 증시에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부동산보다 증시가 활성화 되어야 기업들이 투자금을 모집하여 투자할것 아닌가. 그 투자의 결실로 주주들에게 배당금도 부여하고 주주들은 배당금 받아 다시 주식에 투자하여 복리의 효과를 누리게 되고 주가가 상승 함으로써 부의 효과도 누리게 된다. 결국 증시의 부흥은 자본 경제가 순환구조로 돌아가게 되는 밑거름이 된다.
답글작성
15
0
천당위에명당
2023.02.19 10:46:42
기사 내용에 '반면 기재부에서는 알고리즘 등을 활용한 초단타 고빈도 매매를 억제하는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증권거래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었다.' 가 있던데 개미 이외의 거래주체도 똑같이 거래세 내나요? 예를들어 기관, 외국인, 연금 등 개미 이외의 모든 주체.. 아닌걸로 아는데요
답글작성
9
0
카이사르
2023.02.19 13:45:13
정부가 하는 일이 뭐 있다고 길목마다 좌판 펴서 세금을 거둬가는 지 모르겠다. 집 살 때는 취등록세, 보유하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팔 때는 양도세... 단계마다 이렇게 꼼꼼하게 많이 거둬가는 나라는 없다. 주식은 또 어떤가? 거래세에, 배당소득세, 지방소득세,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세금 때문에 못 살겠다. 나라를 뒤집어 엎어야 한다.
답글작성
7
2
김종실
2023.02.19 15:55:19
코 안 풀고 처 먹는다 -->개미들의 약탈자 -->이중과세로 뜯어간다.
답글작성
2
0
당신이 좋아할만한 콘텐츠
노인회장 “지하철 타고 천안 가서 소주 한잔, 왜 행복 뺏으려 하나”
로또 자동으로 구매하지말고 '이것'
'수비불안' 다이어, 볼 뺏긴 손흥민에 '호통'... 논란 커진다
최상의 확률조합! '이것' 제대로 한다면 로또 대박...!
[아무튼, 주말] 코로나發 항생제 남용에 내성균도 급증… ‘조용한 팬데믹’ 공포
이번주 예상분석번호 공개! 나만 모르던 로또공식!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동생 인적사항 대고 폰 배터리 제거” 이재명 자서전에 쓴 과거 도주
2
[속보] 北ICBM 도발에 美 B-1B전략폭격기 한반도 전개…한미 연합공중훈련 실시
3
北 공군 최신예기도 잡을 국산 스텔스 무인전투기 편대 뜬다
4
檢의 ‘쪼개기’ 영장청구는 계속된다… 위태로운 이재명 방탄
5
MBC사장 후보들 “지금 MBC는 친민주당”… 박성제 현 사장은 탈락
6
“99세 카터, 뇌로 암 전이…치료 포기하고 가족과 여생 보낼 것”
7
[단독] 회계 공개 거부 양대노총... 최근 5년간 나랏돈 1500억 타갔다
8
다급히 종이로 유아인 얼굴 가린 네파... 모델 썼던 기업들 손절
9
4·3 사건 주동자들 北에선 열사 칭호... 北 교육자료 보니
10
“외환위기보다 심각... 전세發 부채위기, 주택시장 무너질수도”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문화·
라이프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