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의 하루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고달프기만은 안 했다.
국내 상황이 악화돼 이동하기가 많이 불편했지만 그래도 우린 봉사단의 일원이었고 외국인이었기에 그나마 행정기관으로부터 많은 호의를 받았다.
치타공의 작은 섬마을 푼츠에서 한 달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이제 다시 브라마푸트라강 줄기를 따라 갠지스강 유역의 파브니로 이동하는데 장장 3일이나 걸렸다.
그 무더운 뙤약볕에 우리 일행은 호로가 덮인 트럭에 빼곡히 양 옆으로 앉아 털털거리는 비포장 황톳길을 하루 14시간을 달려야 했던 고달픔은 정말 돈으로 환산하기에도 부족했다.
부녀자 봉사요원들은 멀미로 인해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심지어 관광을 안 할 테니 내려달라며 아우성을 지른다.
너무 힘들어 차마 더 이상 구경하겠단 얘긴 할 수가 없으니 무슨 말을 더할까?
가다가 중간에 탱크와 장갑차를 탄 군인과 맞닥뜨렸을 땐 참 난감했다.
현지 통역관의 안내와 현지 행정요원의 배려로 차량 앞유리에 " 국제 적십자 봉사단 "이란
글씨를 붙이고 다녀서 무장 군인들의 삼엄한 검문검색에도 통행이 많이 수월해졌다.
와이파이가 안 되니 전화도 안 터지고 카톡도 안되며 갖고 간 노트북도 무용지물이니 이것을 어떡하면 좋을지 골똘히 생각해 본다.
이런저런 상황 하에서도 방글라에서 느꼈던 흥미진진한 애깃거리는 무궁무진했다.
좁은 신작로를 가다 보니 중간중간에 큰 드럼통을 세워두고 그 옆에 주인인 듯한 아저씨가
큰 바나나 잎을 양산 삼아 머리에 그늘을 드리운 채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래서 가이드한테 물어본 즉 이곳을 통행하는 차량드의 운전자들한테 기름을 파는 분들
이라고 알려주며 기름값은 1말(20리터)에 우리 돈 700원 이란다.
이 가격은 국제원유가의 평균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값이지.
그러면 물값은 어떻게 될까?
작은 생수병(360 mml) 한 병에 우리 돈 2,600원 이라니 가히 엄청났다.
감히 봉이 김선달이 생각나는 하루였다.
차가 흔들리니 소화가 잘되니 금세 배가 고프고 날이 더우니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이 났다.
우린 갈증이 날 땐 파르푸(휴게소)를 이용하지 않고 현지의 꼬맹이들이 산에서 직접 따
길거리에서 파는 야자수를 마셨지만 그것도 현지인에겐 우리 돈 20원이었지만 외국인
한테는 2$나 받는다.
돈 맛을 톡톡히 느끼는 그들은 외국인이라면 환장을 하니 ..........ㅋㅋㅋㅋ
방글라를 거쳐 이젠 인도로 넘어가 본격적인 관광길에 접어드니 이제부터 행복 접수! ㅎㅎ
2024. 8. 3. 방글라 다람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