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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함께 호흡하는 환경, 자연 친화적 기획으로 담론과 기획, 공간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전시 선보여 일광해수욕장과 하천, 마을 창고와 생활공간 및 시설 등 다양한 공간 활용 매니페스토, 심포지엄과 체험 프로그램 등 기간 내내 진행된 연계 프로그램 관객 참여도 높아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 지난 10월 14일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를 주제로 개막한 '2023바다미술제'가 3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오는 11월 19일 폐막하는 '2023바다미술제'는 지난 14일 까지 13만 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19일 폐막하는 '2023바다미술제'는 지난 14일 까지 13만 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가 주최한 '2023바다미술제'에서는 ①바다와 함께 호흡하는 환경, ②자연 친화적 기획으로 담론과 기획, ③공간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전시를 선보이며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일광해수욕장과 하천, 마을 창고와 생활공간 및 시설 등 다양한 공간 활용한 전시는 해안 지역의 여러 면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매니페스토, 심포지엄과 체험 프로그램 등 기간 내내 진행된 연계 프로그램들은 관객들의 참여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매니페스토, 심포지엄과 체험 프로그램 등 기간 내내 진행된 연계 프로그램들은 관객들의 참여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사진: 손몽주 작가 作, 일광 스윙...2023, 금속파이프, PVC, 목재, 섬유, 기계장치, 오브제, 400×700×400cm. 2023바다미술제 커미션 작품.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해안지역 출신의 작가로 구성, 바다와 함께 호흡하는 환경, 자연 친화적 기획 주목
사진: 2023바다미술제 전시 스케치. (사진: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그리스 출신의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Irini Papadimitriou) 전시감독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되는 거대 산업으로써의 바다에 집중했다. 오늘날 해운, 크루즈 관광, 채굴, 남획, 핵실험과 폐기물 투기 등 인간 활동의 결과로 인해 바다 건강과 해양 생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전시를 통해 해양 생태와 바다를 탐구하고 미래를 위한 바다 비전을 만들어 대안적인 해양 경제로 가는 미래를 상상해보고자 하였다. 바다 환경과 커뮤니티에 집중하여 해양 생태와 환경 오염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이슈들을 담은 42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20개국의 31팀(43명) 참여작가 모두 해안지역 출신이거나 현재 바닷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되었으며, 바다와 해양 환경을 위한 대안적 틀과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가 바다의 일부임을 상기시키는 작품을 선보였다. 조직위 역시 작품의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별도의 운송 없이 모든 작품을 부산에서 제작하고, 재료도 지역에서 수급하는 등 자연과 환경친화적 전시 구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사진: 2023바다미술제 무한나드 쇼노(Muhannad Shono) '바다에서의 달콤한 허우적거림' 설치 전경. (사진: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일광해수욕장과 하천, 마을 창고와 마을 주민들의 다양한 생활 공간 활용
이번 2023바다미술제에서는 야외 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하천과 공원, 세 곳의 실내의 공간까지도 활용하여 지역 전체를 탐구할 수 있는 전시로 진행되었다.
먼저 일광해수욕장 초입에 위치한 손몽주 작가의 <일광 스윙>과 해변 중앙에 대나무 피리를 설치한 프랑스 작가 펠릭스 블룸(Félix Blume)의 <바다의 풍문>은 직접 그네를 타거나, 플랫폼으로 올라가 파도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설치되어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일광천에 자리한 파키스탄 출신의 작가 시마 누스라트(Seema Nusrat)의 <떠 있는 조각>은 한국의 전통 기와 지붕이 물에 잠긴 모습을 연출하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험성을 알렸다. 또한 브라질 작가 레나타 파도반(Renata Padovan)의 <맹그로브 시리즈>는 맹그로브 숲이 해안 개발과 벌목, 무분별한 양식 등으로 인해 사라지는 현실을 상기시키기도 하였다.
사진: 2023바다미술제 시마 누스라트(Seema Nusrat) '떠 있는 조각' 설치 전경. (사진: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이외에도 강송정공원과 해안 데크 산책로를 아우르는 야외 전시 공간을 활용하여 해안 지역의 여러 면면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야외 공간과 더불어 총 세 개의 실내 전시장도 운영되었다.
(구)일광교회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한나드 쇼노(Muhannad Shono)의 <바다에서의 달콤한 허우적거림>이 설치되었다. 25,000m에 달하는 낚싯줄이 창문을 넘어 옥상으로 뻗어 가게 연결된 작품은 수많은 삶을 품어 왔던 공간에 여정과 여행, 성찰, 꿈,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할매, 할배 신당 사이에 위치한 마을 창고는 공간의 성격을 살려 영적이고 철학적 의미를 내포한 작품들을 배치했다. 과학과 기술, 예술적 개입으로 기존의 지식과 제도, 전통, 종교의식 자체를 탐구하는 인도 작가 샤일레쉬 비알(Shailesh BR)의 키네틱 설치 작품 <사무드라 만탄:바다 휘젓기>가 대표적이다.
마지막 2023바다미술제 실험실로 활용된 장소는 주거 공간으로 사용된 장소로 스크리닝 프로그램과 각종 체험 프로그램, 아티스트 토크 등이 이루어져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사진: 우비를 입고 모자를 써야 진짜 물 속에 있는 것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사진: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2023바다미술제'...다양한 시간과 공간에서 플랫폼 역할 충실히 수행
2023바다미술제는 탄탄한 기획 속에서 다채로운 전시 공간의 확보를 바탕으로 담론의 형성과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확장, 전시에 참여한 국내·외 해양학자, 과학자, 예술가, 환경운동가를 비롯한 관람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서 그 의미들을 공유하고 성찰하는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는 평이다. 특히 매니페스토, 심포지엄과 아티스트 토크, 체험 프로그램 등 전시 기간 내내 진행된 연계 프로그램은 관객들의 참여와 호응이 높았다.
전시주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앞서 언급한 체험 프로그램과 더불어 바다미술제 최초로 시행한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관람객에게 다가갔다. 한국의 장승욱과, 영국의 대규모 핵 재처리 시설 지역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새>를 선보인 호주의 메릴린 페어스카이(Merilyn Fairskye) 등이 스크리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단편 영상 총 6편을 하루에 4회차로 나누어 상영하였으며, 탐사보도 다큐멘터리에서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심해 채굴, 해저 탐사와 착취, 기후에 대한 우려 등과 같은 주제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준비되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심포지엄 「바다의 목소리(Ocean Voices)」는 바다와의 현재 및 미래 관계에 대해 고찰하고 인간 활동이 어떻게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하고 진행되었다.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남윤경 교수를 좌장으로 강동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과 페트라 린하르토바(Petra Linhartova) TBA21 아카데미 디지털 & 이노베이션 팀 디렉터 외 2명의 전시 참여작가 등과 함께 자본주의 사회가 착취하는 산업으로서의 바다와 채굴 관행을 살펴보고 예술을 통해 관계 회복을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율리아 로만(Julia Lohmann) & 김가영 작가가 진행한 '해조공예과:기장 다시마로 오브제 만들기' 워크숍은 사전 신청 오픈 이틀 만에 조기 마감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지역의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를 활용하여 모자와 브로치 등 소품을 만들어 보고 직접 착용해보기도 하였다. 특히, 이번 워크숍은 미술계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문의가 이어졌다.
진: 야스아키 오니시, 경계의 레이어...2023, 펜스 외 혼합매체, 250×1100×110cm.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한편 2021년에 이어 다시 일광에서 개최된 이번 2023바다미술제는 관람객의 호응은 물론 지역민들과 그들의 삶에 깊게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역 주민들이 바다미술제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에 상응하여 조직위는 로컬에 밀착되어 안정적으로 정착된 전시를 선보이고자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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