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오랫만에 불러본다…
서원이가 허락도 없이 남의 괴로운 상처를
만 천하에 공개를 했으니,
어떻게 답글을 써야하나 고민 많이 했다.
실명을 거론했으니 간과할 수도
또 붓을 잡자니 이번엔 또 어떤 봉변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움이 앞서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어 고민하던차
새벽녘에 날아온 반가운 친구의 전화소리에
부시시 눈비비고 일어나
현호의 질책을 곱씹으며
용기를 내어 서원이 한테 댓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다.
사실 우리 까페 분위기가 워낙 살벌해
잘못 들어 갔다간 모가지 댕그랑 하는판에
대단한 배짱없인 글쓰기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서원이가 이렇게 나올때가 난 제일 무섭더라.
다음에 어떤 펀치가 날아 올지 도무지 헷갈린다.
남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빨에
임하규와 맞짱 뜰때면 용호 상박
그 괴변 누가 감내하리
정말 볼만 했다.
그런데 어찌
영주 서울 떨어져 산단 말인가?
사실 미안한 얘기지만 삼십년 전
내가 자네한테 어떤 무안을 줬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럴 땐 정말 난감하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어디가 날 넌짓이 꾸짖는 말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으니 말일세.
지금 돌아 보면 수 많은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짓 많이도 했지.
안하무인.
한 때 누구나 범할수 있는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지나칠 정도로.
젊은 시절 넘쳐나는 혈기와 자만심
혹, 서원이 자네 구박이나 안 했음 하는 때늦은 후회
어찌 다친 마음 되돌릴 수 있으리오.
불가에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거늘
돌이켜 보면 자네와 나 참 묘한 인연일세
구성산 산자락 선배에서
마뜰에서 한 솥밥 삼년에
인생 초년에 맛본 실패의 쓰라림
회기동 중정 후배로
논산 훈련소 삼년 고참이라
얽히고 설켜 뭐가 뭔지 헷갈리네.
그래 그 당시는 너나 할 것 없이
부모님 (내 경우는 형님 덕에 대학 문턱이나 구경했지만)
일년 내내 뼈빠지게 농사 지어 놓으면
자식 등록금 장만코져
중간 상인 농간에
헐 값에 팔아 넘기고
내쉰 긴 한숨 뒤로 한 체
영식이 한테 몽땅 다 도둑 맞고 나면
그 허무,
어찌 말로 다 표현하리
학생들 금쪽 같은 등록금 받아
영식인 외관만 화려한 궁궐 짓는데 다 쏟아 붇고
자식한테 대 물림하느라 혈안이니
학생들 복지에 신경이나 썻남?
추운 겨울엔 연탄 난로로
그 넓은 강의실을 난방한다고?
뻔한 속임수!
날 강도!
그래도
도서관엔 추운 겨울 스팀은 잘 넣어 주더군
그것으로 고맙다고 해야하나?
사실 도서관에 죽친 건
영식이 한테 갖다 바친 돈이 아까워서
본전이나 건져보자고
딱히 갈 곳도 없는데다
여름엔 시원해서
겨울엔 훈훈하니
책 갈피에 침 질질 흘리며
낮잠 청하기 더 없이 좋은 곳
아릿다운 간호대생 넘치니 금상첨하라
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있던가?
게다가 공부 좀 할라 치면 잦은 데모로
년중 절반은 학교 문 굳게 닫고 나면
학교 앞 쐬주집 ‘교차로’
아님,
막걸리집 ‘농촌’ 외엔 뚜렷이 갈곳 없는 신세
그렇게 허송세월 사년에
과연 얼마나 배웠고 남은게 무엇이던가
영식이 뱃살 뿔리는데 일조한 것외엔,
종이장 한장 받아 쥐고 교문나서
그 걸로 이날 까지 우려 먹었으니
대학 교육덕 좀 받다고 해야하나?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자넨 수학을 그리 잘했다지? 부럽군.
난, 수학도 영어도 신통치 않아
평생을 양 다리 걸치며 살았는데.
고등학교 일학년이 뭘 안다고
문과니 이과니 반을 갈라 놓아
인생 진로를 선택 하라고 강요했으니, 참.
타의에 의견 쫓아 정한 전공,
대학에선 어줍잖게 영문학을 한답시고
되지않게 영시를 읊조리며
갖은 폼은 다 잡고
미국와선 수학이 못내 그리워
호구지책으로
콤퓨터란 걸 공부해
여태 벌어 먹다 보니
또다시 문학이, 철학이 그리워
느지막 하게나마
못다한 공부나 해 볼까 넘나들며
왔다 갔다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 없네.
이젠 왠 만큼 모두들 철들고
인생의 가닥을 잡아,
옳고 그름 헤아릴 줄 아는 나이들.
제 아무리
학식이 깊고
재산이 많다 한들
천하를 주무를 권력이 있다한들
그게 다 무엔 대수란 말인가?
지나온 세월은 후회로가득하고
갈 길은 훤히 보이는데
귀에 거슬린 소리에
아직도 분함 못 참고 몸 부림 칠 때면,
우리에게도 한 가닥 젊음이 남아 있다고 해야하나?
살아온 그림자가 남은 세월보다
더욱더 길게 드리워 진 나이
남은 인생 잘 설계해서
값지고 알찬 삶 가꿔가길 바라네.
연말 연시,
하고 많은 망년회
과음하지 말고
쌀쌀한 날씨에
부디 건강에 유념하시게…
첫댓글 그래 사람 마음은 다 똑 같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이소 은현아`
아침에 전화하다가 밧데리가 떨어졌다. 오늘 장문의 글 넘 멋져. 한번에 너무 무겁게 올리지 말고, 가볍게 올려줘. 우리 친구들, 다른 카페도 좀 방문하고, 분위기도 좀 배우고 하자.
서원이가 올린 글은 그냥 지난 아름다운 추억을 올린 거고, 다시 한번 봐도 아픈 추억을 건드린 거는 없는 거 같다. 넘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좀 지켜보자. 이왕이면, 부드러운게 좋긴 하다. 김동규는 왜 올린 글을 지웠냐. 좋은 내용이던데... "님이 보고파서"란 제목의 글 말이야.
또 한 소리 먹었냐? 아님 미리 연막작전 친기가? 쓰고보니 몇군데 문제의 소지가 있네. 짤라버려도 상관읍다. 주인장 마음데로 하이소. 하고 원래 빈수레가 요란한거 아이가. 좀 이삐 봐주라. 다음 부턴 내 알아서 기마.
니 맨날 회원한테 그레 전화하문 전화 값도 뭉청 나올낀데 박봉(???)에 살림 거달 안나나? 글코 카페 열기 뜨거울 때 마다 소방수 노릇하랴 일인다역 종소리 나것다야...
류선생 꼬리말 고맙소. 불똥이 그리로 튀지나 않았음. 동시대를 산 우리들 정도의 차인 있어도 매 일반일 끼거구만요.
니들은 참으로 좋은 추억을 공유한게 많아보이니 아름답게만느꼐진다 부러우이.....
은현이 반가워~ 혹시 날 기억할지 모르겠네. 1학년때 6반 한반이었던 같은데...자네는 조용하고 공부만 하는 모범생으로 기억나네. 세상 참 좋구나. 멀리 이국에서도 이렇게 소식을 들을 수 있으니깐...자주 보재이~~
오늘을 열심히 사셔 자신을 발전시키고, 살아봐야 맨날 똑 같으면 지루하지. 글고 먹는건 애끼지말고(식욕.성욕) 잘먹어야 죽을때 허무를 느끼지 않는다네.
나도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내가 몇반이 었는지는 잘기억이 안나네만 문수 자네 잘 기억하고 있지. 자네 글 잘 읽고 있네. 수고.
김박사의 좋은 처방 열심히 쫒도록 노력해 봄세. 나는 의사 말 잘 듣는 환자이걸랑.
은현아 오랜만이구나!! 너의 글솜씨도 서원이 못지안구나 자주와서 그림자를 남겨라 !!
은현아..사실 난 너얼굴 가물가물한데... 너 너무 예민한거 아이라? 내가 볼때 너글올리는거 영어빼고 다 잘보고있다 유용한 정보도 얻고..좋은데 이상한 애기하는넘 한두넘있어도 그러려니하면 되지..나이 50에 무에 그리 신경쓰며 사노....걍 하고싶은데로 해라...
영구 오섭 모두 맞아줘서 고맙네. 참 오랜 세월이 흘렀제. 난 두사람 모습 생생한데. 많이들 변했을 끼구만. 그게 말일세 소생이 소심한 탓도 있지만, 얼굴도 못보고 글로만 대하다 보니 분위기 파악이 잘 안된다 카나. 하고 아마 모두다 직업 병인것 같다. 이놈의 콤퓨타라는기 0 아님 1 인데 그거 한번 잘못쓰먼 절단
나거든. 그렇게 20년 시달리다 보니 매사 꼼꼼해 진탓도 있제. 현대 문명 이거 사람 직이는거 모르고 모두 허겁지겁 쫓아가이 문젠기라. 해서 말인데 첨단기술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아직 페이저니 핸드폰 같으거 난 안찬다. 자유롭고 싶어서 ^v^. 오는 세대가 걱정된다....
글코 문화의 차일수도.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할순 없지만, 여기 사람들은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인다. 미친 놈이라카문 그사람이 날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믿는다. 한 바탕하고 나서 술한잔 먹고 푸는법이 없다. 술 먹을 자리도 취중 운전도 안되니...
Dean 후보가 민주당 예선에서 말한번 잘못해서 혼줄 난기나 John Kerry 의회전적이 일관성 없이 우유부단해서 대선에서 낙방한 것이나 같은 선상에서 보면 된다. 여기 살다 보니 그게 몸에 배서 그리고 그렇게 사는기 편하더라. 한번 실수하면 회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넘 장황하게 썰 풀었군. 미안.
그렇지! 문화의 차이때문에 이국에서 고생하는구나~..거기는 여기하고 밤낮이 다르지. 새벽잠 안자고 글 쓴 것처럼 착각하겠네~~
그 놈들하고 놀때는 신경쓰고, 여기서는 그럴필요가 없는 곳, 편히 말하고, 편히 쉬다가 가야지... 때론 마음에 안든다고 말 할 수도 있고, 뭍혀진 과거도 들쳐낼 수 있지 뭐, 그게 깨복동이지.....
이 카페는 우리들 놀이터, 놀다보면 싸움도하고, 반칙도하고, 그러면서 다시 정들고, 또 지랄같은 놈도 있고, 신사도 있고, 상류사회라고 해서, 번듯한 말, 차림이라고 해서.... 이 카페가 지향해야할 길은 다양성과 순수성, 친화성 아닌가.....
며칠 좀 바빠서... 그래 맞는 말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제. 열심히 그리고 재미나게 살아들 가는 모습 정말 보기 좋다. 직접 동참은 못해도 내 마음은 늘 함께하고 있다. 연말 즐거운 시간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