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 다리
양상태
굽은 소나무 산지기 하라 이르고
곧은 나무 데려와 물속에 세우면
시렸던 다리 물살에 씻기고
살갗마저 떨어지는 아픔을 감내한다
이고 지는 솔가지 숨 쉬는 황토
얼기설기 엮인 가슴
바람에 날리는 볼때기 살
나 잡아봐라 하며
앞서다 다리에 낀 다리
흐르는 냇물 따라 흘러내린 황토가 구멍을 키웠네
돌고 돌던 하천 길
솔가지 엮어 세운 섶다리
오일장 다녀오다 술김에 빠지고
당골네 다녀오던 아낙이 헛발 딛는
오고 가는 사연 품은 앞마을 새 다리
누워 자던 징검다리 눈 흘기네
첫댓글 어릴 적 오일장을 가려면 구멍 숭숭한 철 다리를 건너야했어요.
그리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섶 다리가 있었죠.
결혼하고 몇 해 지나 갔더니 정겹던 다리는 다 없어지고 반듯한 다리가 놓여 있었어요.
정없이 그 다리를 차로 지나갔지요.
젊었을 땐 편해서 좋다고 여겼는데 옛것이 자꾸 생각으로 떠내려와요.
잘 감상했습니다.
섶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