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불러도 바다는 대답이 없고 !!
<무의도 호룡곡산 실미도 산행>
◆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0. 12. 02 (목)
♣ 산행일기 : 맑음
♣ 산 행 지 : 무의도 국사봉(230m) 호룡곡산(244m) 실미도 하나개 해수욕장
♣ 소 재 지 : 인천시 중구 무의동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참석인원 : 46명
♣ 산행코스 : 큰무리 선착장 → 실미도 유원지 → 바닷길 → 실미도 → 국사봉 → 구름다리 → 호룡곡산 → 바위 해변 → 환상의 길 → 하나개 해수욕장 → 큰무리 선착장 (국사봉 식당)
♣ 산행거리 : 3.8 km
♣ 산행시간 : 4시간 20분(08 : 30 ~ 12 : 50)
♣ 뒤 풀 이 : 무의도 선착장 주변 국사봉 식당에서 조개탕에 칼국수
◆ 산행후기
▶ 2010년 한 장 남은 달력을 펼치면서 무정한 세월도 평범한 일상도 결코 소홀히 지나치기 어려운 오늘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도당들이 악마 같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서해 연평도 포격으로 국토와 무고한 생명이 유린당한 실상을 보며 가슴에 적개심이 불타오르는 어수선한 시국에 흥분한 국민의 울분을 달래기 위하여 허둥대는 위정자들의 안간힘이 가상하다.
그러나 변함없는 일정을 따라 가까운 거리에 하루를 보내는 산행에 불평도 있으련만 타잔 회장의 초등학교 동창을 비롯하여 새롭게 동참한 산우들로 좌석이 넘쳐나는 산행버스는 제 3경인고속도로를 따라 확 터진 바다뱃길 50리 공중을 재빠르게 달려 무의도 산행에 나선다.
무의도는 옛날에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섬으로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18㎞, 옹진군 용유도에서 남쪽으로 1.5㎞ 해상에 위치하며 면적 9.43㎢에 해안선길이 18.7㎞이며 약 300가구에 6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영종도에서 좌회전 하여 잠진도 선착장에서 차량과 함께 페리호를 타고 10분 이내에 큰무리선착장에 도착 할 수 있다.
섬 북쪽으로 당산(124m)에서 부터 중앙에 국사봉, 남쪽에는 호룡곡산(虎龍谷山)이 연 이어 등산길이 열려있고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인 해변에 2km에 이르는 모래사장이 초승달 모양으로 잘 다듬어진 실미해수욕장은 실미도와 연결되는 바닷길이다. 또 섬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은모래가 길게 깔려있는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라마“천국의 계단”촬영으로 명소가 된 건물이 유물처럼 보존되고 있다.
버스를 통제로 집어삼킨 무의도 선편 무룡 1호는 7분이라는 짧은 항해 끝에 눈에 익은 큰 무리 선착장에 내려놓는다. 미리 코스를 답사한 이 대장의 안내로 썰물 시간을 맞추어 까만 돌바닥이 깔려있는 바닷길 실미도 갯벌을 환한 모습으로 달려간다.
“실미도 부대”라고 부르는 684 부대는 실미도에 있었던 북파부대이다. 684 부대는 1·21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침투해 김일성을 암살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으나, 남북 화해 분위기로 인해 임무 수행이 계속 늦어지자 1971년 8월 23일 기간병들을 살해하고 서울로 잠입하여 실미도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에 대성공을 하면서 실미도는 관광지로 개발되었다. [백과사전]
동족상잔의 아픔을 잉태한 작은 섬 실미도는 서해에서 불어오는 훈풍에 잠잠한 파도만 일렁거린다. 수정 같은 바윗돌이 아름답게 해변을 수놓은 길을 돌아 이재는 그날의 아픈 상처가 말끔히 씻긴 인적 없는 바위 방석 굴 밭에서 산우가 따주는 청정소라를 한입 삼키니 짭짤한 바다 속이 금방 입안에 가득 퍼진다.
아직도 밀물이 들지 않은 바닷길을 유유히 걸어 나와 실미도 유원지입구로 부터 산행은 시작되고 걸음이 느려지는 초행 산우와 보조를 맞추며 순수한 해발 230m 국사봉에 오른다. 올망졸망한 산금이 연결되는 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섬이 그림 같이 펼쳐지고 금방 다녀온 실미도가 3잠을 깬 누에 모양 한가롭게 누워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장난감 같은 구름다리를 건너 최고봉인 호룡곡산에 이르니 전망대에 손님이 가득하다.
산을 내려오니 서해 바다는 오전과는 달리 심한 풍랑이 영겁의 세월동안 실랑이를 하며 친숙해진 암벽과 마주 춤을 추고 있다. 환상의 길도 모자라 목책을 타고 넘어 들어간 해변에는 수정같이 맑고 아름다운 빨간색 암석으로 가득 차 있다.
암석 사이를 길을 트며 찾아든 하나개해수욕장은 성냥갑 같은 방갈로가 도열을 한다. 가장자리 길에 나무다리를 사이에 두고 하얀 2층집을 배경으로 찰칵 거리며 추억을 담는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선착장 부근 국사봉식당 노장들이 모여 앉은 한 편에 초행의 산우와 합석하여 조개탕에 칼국수로 속을 다스리고 임원회의가 기다리는 야탑역으로 갔다.
※ 다음 블로그의 이 종성 님 의 시 “舞衣島” 를 옮겨 본다.
바다가 말한다.
쌓아두고 살지 마라.
지금이 그때다.
거치적거리는 것들 싹- 치우고 살아라.
망망대해, 너도 열려야 한다.
한번은 너도 포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너도 성시를 이루는 날이 있고,
정박한 배들 저리 고요히 잠들 수 있다.
바다가 말한다.
멀리 나가봐야 돌아올 줄을 안다.
내 안에 쌓이는 것들 갖다 버리러
하루에 한 번은 나도 멀리 나갔다 온다.
내 울음도 그때 버리고 온다.
이따금씩 폭풍우 치며 바다가 우는 것은
버리고 온 내 울음이 울기 때문이다.
내게도 불면의 밤이 있는 까닭이다.
바다가 말한다.
섬들은 내가 꾸는 꿈이다.
멀리 온 자는 모두가 섬이 된다.
오늘은 너도 섬이다.
오랫동안 나는 너를 꿈꿔 왔다.
개펄의 수만 물결 그것이 나의 걸음이다.
밤마다 네게 다녀간 흔적이다.
나는 너로 하여 오래 전에 섬이 되었다.
바다는 말한다.
섬들은 아무도 바다를 나가지 않는다.
詩/이종성
◆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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