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창업자’에서 ‘혁신의 리더’로…박한길 회장이 일군 혁신
<기획③> 위기에도 길을 만든 사람들
“최고직급을 달성하면 10억 원을 드리겠습니다.” 2009년 전북 익산의 허름한 오리탕집. 불과 17명이 모였던 애터미 첫 세미나에서 박한길 회장이 던진 이 약속은 당시만 해도 허풍처럼 들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8년 뒤 바로 그 식당 주인이었던 박정수 씨가 애터미 최초의 최고직급자가 됐고, 식자재를 납품하다 박 회장의 강연을 듣고 뛰어든 최규정 씨 역시 지난 7월 14번째 최고직급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들 모두 박한길 회장의 약속대로 지게차로 들어 올린 10억 원을 받았다. 박한길 회장의 리더십은 바로 그 작은 식당에서 시작됐다.
280만 원 중고차에서 1조 기업으로 성장한 애터미
박한길 회장은 인터넷 쇼핑몰 사업이 실패하면서 월세방을 전전하는 신용불량자 신세였다. 애터미의 첫 세미나 당시 폐차 직전까지 간 280만 원짜리 중고 카니발을 타고 갔다고 한다. 사무실 얻을 돈 1,000만 원이 없어 3개월 동안 그 카니발을 사무실로 쓰고, 트렁크를 제품 창고로 삼았다고.
이러한 행색을 보고도 그의 진심 어린 스피치를 들은 사업자들이 박한길 회장의 비전에 공감하며 하나둘 애터미 사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밑천도 조직도 없이 비전 하나만으로 창업을 밀어붙이던 박 회장이 ‘몽상(夢想)’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은 아닐지.
애터미는 ‘절대품질 절대가격’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품질을 기반으로 한 제품 경쟁력을 기업의 중심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박한길 회장은 출범 당시부터 “싸고 좋은 제품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통한다”는 철학을 줄곧 강조해왔다.
애터미는 오프라인 마켓, 전자상거래, 홈쇼핑 등과 비교해도 더 좋은 품질과 더 싼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애터미의 대표제품인 헤모힘은 초기에는 한 상자(60포)에 77만 원의 값에 팔렸다. 이후 애터미가 판매를 시작하면서 제조사 콜마비앤에이치와 협의를 통해 제품값을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품질에 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협력사의 부정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데, 일례로 애터미에 치실을 납품하던 모 업체는 작은 부정을 저지르다 거래 관계가 끊겼다. 치실의 길이가 50m짜리라고 소개했으나, 실제로 길이를 측정했더니 47m였기 때문이다.
애터미는 ‘제품이 좋고 싸면 어디서든 통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성공을 전 세계로 펼쳐나가고 있다.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이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애터미의 연결기준 감사보고서상 매출액은 2024년 1조 2,0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특히 2024년 영업이익은 1,7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1% 증가했다.
애터미의 해외 진출은 2009년 창립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박한길 회장은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10배 이상 많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천명하며, 이듬해인 2010년 미국 시애틀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일본, 캐나다, 멕시코, 독일, 영국, 러시아, 필리핀 등 27개국으로 영업망을 확장했으며, 북미·남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등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모든 대륙에 진출한 국내 유일의 직접판매기업으로 성장했다.
사람은 수단이 아닌 ‘목적’
박한길 회장은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바라본다. 애터미의 ‘영혼을 소중히 여긴다’는 사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은 단순히 애터미의 구성요소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존재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수단이 될 수 없는 그 자체로 목적이어야 하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애터미 임직원도, 사업자도, 소비자도 애터미의 목적이지 성장의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애터미에서 말하는 ‘젖소철학 아기철학’이 이를 대변한다. 젖소가 소중한 이유는 젖소가 가져다줄 수익 때문이지만 아기가 소중한 것은 장차 아기가 가져다줄 이익이 아니라 아기 그 자체가 사랑스럽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애터미는 임직원을 위해 자율직급제, 유연근무제, 자율좌석제, 전 직원 법인카드 지급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근무시간 중 수영·승마·농구·스크린골프·배드민턴·피트니스 등 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운동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 출산 장려금으로 1자녀부터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 최근 3년간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100%에 달한다.
애터미는 지난 9월 글로벌 기업문화 조사기관 GPTW(Great Place to Work)가 발표한 ‘2025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중소기업 부문에서 멀츠 에스테틱스, 무스카트 듀티 프리에 이어 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상사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 동료 간 유대, 조직 자부심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박한길의 진심…업계 최초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선정
박한길 회장의 리더십은 사회 공헌 활동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애터미는 오랜 기간 국내외에서 교육·의료·생활안정 지원 등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김장나눔·연탄나눔·장미심기·기부런 등 지역 기반 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기부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화된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자리 잡은 점은 박한길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애터미는 지난 3월 영남 지역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성금 100억 원을 기부하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애터미의 산불 피해 지원 성금 100억 원은 지금까지 사랑의열매가 접수한 재난재해 성금 가운데 단일 기부액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그동안의 성과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선정으로 이어졌다. 직접판매업계 최초 선정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와의 연계 활동이 일정 수준의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사회 공헌 인정제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수행한 기업 및 기관의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ESG 경영 실천 수준과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 사회 공헌 활동의 실질적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애터미의 출발은 남루했고, 때로는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박한길 회장의 고집스러운 철학은 시간이 지나며 애터미의 경쟁력이 됐고, 위기를 넘어서는 힘이 됐다. 좋은 제품은 비싸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 사람을 목적에 둔 경영, 그리고 멈추지 않은 사회 공헌까지. 애터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이미 박한길 회장이 말해주고 있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3445&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