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출근한 지도 한 달이 다돼 간다. 연말이 가까워 오고 그래서 내년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하니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마무리하는 사업이 서너 개쯤 되어 빈틈없도록 계획을 점검한다. 내년 기존 사업 외에 새로운 사이트를 개발하기 위한 발걸음도 분주하다. 그런저런 모임으로 매일 술을 마시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어 걱정이다.
'성공의 법칙'과 '그들이 밝히지 않는 23가지의 진실' 두 가지 책과 시름해 보지만 진도도 잘 나가지 않는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방법인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얼마 전 읽었던'생각 버리기'란 책을 되짚어 본다. 그 책을 읽고 며칠은 잠이 잘 오더니 다시 불필요한 생각으로 잠을 설치는 나를 보면서 생각 버리는 것도 내공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17일 점심 후 광주에 내려 갔다. 넷째 석산이가 내일 수능을 보기 때문이다. 석사니와 진영 그리고 장인, 장모님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하고 나는 30대 동문들의 모임인 푸른용봉회가 있어 상무지구로 갔다. 젊은 동문들의 참여가 적은 동창회를 활성화하고 미래의 일꾼을 키우기 위한 모임이다. 좋은 인재들이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18일 새벽 서울에서 차를 가져오지 못해 콜 택시로 석산이를 보냈다. 차가 있었으면 보문고까지 내가 태워다 주려고 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아빠가 서울에서 내려와 격려해 준 것이 큰 힘이 된 느낌이다. 점심 때 회사 일로 사람을 만나고 중요한 저녁 약속이 있어 점심 후 바로 상경했다.
19일(금)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보고 고경남 팀장과 함께 연기군을 거쳐 광양 포철수련관으로 갔다. 내년 사업 계획을 중간 점검하기 위하여 영업팀들과 6시에 만나 1박 2일로 워크샾을 하기로 했다. 염준호이사가 제일 먼저 도착하고 하나 둘씩 6시를 전후하여 모두 모였다. 사실 좀 일찍 모여 2시간쯤 이야기를 하다 저녁을 하려고 했는데 일들이 있어 그렇게 진행할 수 없었다.
20일 새벽 일어나 밖을 보니 마치 외국에 온 느낌이다. 햇살을 받은 백운산과 포철수련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나말고는 모두 백운산이 처음이라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수련관의 아침식대가 4,000원인데 반찬이 진수성찬이다. 역시 큰 기업의 수련관이라 다르다는 느낌이다. 직원들이 우리도 사업 잘 해서 이런 수련관 하나 만들자고 하여 모두들 웃었다.
식사 후 분임토의실을 빌려 두 시간 내년 사업에 대해 토의하고 선암사로 옮겨 조계산 등산을 했다. 선암굴목재를 거쳐 보리밥집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하산하니 벌써 3시 반이다. 모두들 서둘러서 서울로 향한다.
나 역시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만 하고 사학과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축사하고 전주언 전 서구청장 부친상 조문하고 저녁약속 장소로 갔다. 11시가 다되어 집에 귀가하니 늦둥이 진영이가 아직 자지않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어 측은한 마음이다. 일요일은 진영이를 위해 시간을 보내야 겠다고 다짐하며 몸을 눕혔다.
일요일 아침 8시 석민이와 탁구를 한 시간 반쯤 치고 진영이를 데리고 삼각산을 올랐다. 2시간 여 등산을 하고 내려오니 벌써 1시 반이다. 집에서 국수를 삶아 짜장을 부어 비벼주니 맛있게 먹는다. 이제 제법 의젓해 지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 업고 다니기에는 버겁다. 키만 조금 크면 내년에는 에버랜드에서 못타는 것이 없어질 것이다. 밝고 명랑하게 그리고 튼튼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토요일 석산이가 성대 수시에 합격하여 논술시험이 있다고 하여 집 사람과 큰 애 석인이는 서울에서 석산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느라 고생했다. 좁은 오피스텔에 석산 친구들 네 명이 와서 함께 자고 밥 먹고하였으니 그 뒤치닥거리 하느리 집사람이 고생했을 거다.
오늘 서울에서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님의 미수 기념 모임이 있는데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다. 중학 시절 적십자 온동에 처음 참여했을 때 본사에서 청소년부장을 하셨을 때부터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이다. 한국의 간디라고 우리는 그 분을 불렀다. 아름다운 생을 살고 계신 분이다. 나의 책에 축하의 글을 써주셔서 늘 마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욱 건강하시게 사셨으면 좋겠다.
저녁 11시 서울 집에 도착했다. 집사람에게 따뜻한 감사의 말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백운산과 포스코수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