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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히11:13-16)
* 지난 몇 주 동안 조금 무거운 주제로 설교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추석을 앞둔 주일이기도 하니 조금 가볍게 말씀을 전하겠다. 흔히 추석 때가 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자주 한다. 1년에 설을 비롯해 많은 명절이 있지만 한가위를 맞는 마음이 가장 풍요롭고 여유롭다는 마음을 담은 말일 것이다. 추석은 한가위 또는 중추절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이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 그래서 아무리 가난한 벽촌의 집안에도 예를 따라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을 만들었으며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먹고 살기 힘든 시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평소에도 이날처럼 풍성하게 먹거리를 장만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해마다 맞는 추석이지만 올해는 평소보다 더욱 더 풍성하고 여유로운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 특히 올해는 형편에 따라 10일 이상 연휴를 보낼 수도 있어 국내외로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교회도 여러분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되 출석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지난 설처럼 너무 썰렁하게 예배드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고향이 순천이신 분들, 연휴 때 어디 안 가시는 분들은 필히 예배에 참석해 빈자리를 채워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 추석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런 풍요로움, 여유로움과 더불어 귀향이라는 이미지이다. 귀향은 태어나 자란 고향을 떠남을 전제로 한다. 인구 이동이 거의 없던 농경사회에서 귀향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일어났던 일이다. 그런데 산업화 사회가 되면서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났고 명절 때면 귀향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했다. 한때 귀성전쟁이라는 말이 사용되기도 했을 정도다. (나는 서울이 고향이라 그런 경험이 없다. 한가한 서울 거리)
* 다시 시대가 바뀌어 명절 때 귀향 인파는 예전 같지 않지만 이웃나라인 중국에서는 아직 우리의 예전 모습처럼 대이동이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의 설날에 해당하는 중국의 춘절에는 2017년의 경우 1월 13일에 시작해 2월 21일에 끝나 약 40일 정도 계속되었다고 한다. 당시 유동인구는 29억 7800만 명(도로 25억 이상, 기차 3.56억, 배 4350만)이었다. 중국 인구가 14억이 조금 안 되니 거의 전원이 이동한 셈이다.
*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는 조금씩 명절 모습이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명절이면 바라바리 싸들고 시골 고향을 찾던 사람들이 이제는 늙은 부모들이 자식 사는 도시에 모여 가난히 차례를 지내고 각자 볼일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페북을 보니 주말 저녁뉴스에 긴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인파로 인천공항이 붐빈다고 보도됐다고 한다. 제주 가는 비행기표도 구하기가 어려워 20여만 원을 지불해야 한단다.
* 반면 설이나 추석 때 지방 출신 학생들을 고향으로 실어 나르던 대학 귀향 버스는 서서히 사라지는 추세다. 1990년대 서울권 대학 총학생회나 학생복지위원회에서 시작한 귀향 버스 사업은 버스 회사와 공동 구매 형식으로 계약을 맺어 학교에서 각 지방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대절하고 차액은 총학생회 예산에서 부담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차비가 싼데다가 터미널까지 갈 필요 없이 학교에서 출발해 학교 주변 자취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 휴게소에서 인원을 확인하는 '차장' 역할을 맡는 학생은 공짜로 차를 타기도 했고 신청자가 몰릴 때는 선착순으로 표가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때 귀향 버스를 운행했던 서울시내 대학 10곳 중 4곳이 올해 귀향 버스를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연세대와 서강대는 작년 추석에 귀향 버스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사라졌다. 이화여대는 2~3년 전부터 귀향 버스 신청을 받지 않아 사실상 폐지 길로 들어섰다.
* 고려대의 경우 1998년 추석 귀향 버스 탑승자는 3,488명이었고, 2013년 추석까지만 해도 700명 정도가 귀향 버스를 이용했는데 올해는 293명(작년보다 100여명 감소)만 신청을 했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연휴를 취업 준비 기간으로 생각하는 대학가 풍토가 귀향 버스 이용자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학생들이 고향 찾을 여유도 없이 취업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 명절이 되면 더 외롭고 힘든 사람들이 있다. 사회적 약자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아 힘들고 어려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최근 경비원들에게 추석 선물로 컵라면 4개와 사과 1개를 지급됐다고 주장하는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29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이날 오전 경비원으로 일하는 자신의 아버지가 경비업체로 받은 추석 선물이라며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 해당 사진에는 컵라면 4개와 사과 1개 세트로 사물함 앞에 각각 쌓여있었다. 사진을 올린 트위터 이용자는 “사과 하나, 컵라면 4개. 아버지(가 일하는) 경비업체 추석 선물이란다”며 “보자마자 화가 나서 안 남길 수가 없다. 떡값은 어느 선에서 다 해 먹고, 이런 걸 추석 선물이라고 나눠주는 거지”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추석 때 용돈 싸 들고 가야겠다. 아버지 기운 없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 29일에는 장애인들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승객들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읍소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귀향길 승객들에게 “1분 뒤면 4시45분 천안행 버스가 떠납니다. 저희에게는 버스표 2장이 있고, 저희도 여러분과 함께 고향에 가고 싶지만, 저희는 이 버스를 탈 수가 없습니다”라고 외치면서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에 단 한 대의 저상버스도 도입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여행할 수 없는 현실에 항의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2년 전에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도 이동할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됐지만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단 한 대도 저상버스를 도입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지난해 시내버스 저상버스 도입률 목표는 41.5%인 반면, 실제 시행률은 19%에 불과했고 고속·시외·마을버스는 저상버스가 도입되지 않고 있다.
* 이외에도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을 함께 기뻐하지 못하고 알게 모르게 눈물 흘리며 고통당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하늘씨앗들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산다고 만족하며 감사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예수를 믿지 않거나 제대로 믿지 않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 오늘 설교 제목은 <본향(本鄕)>이다. 본향은 본디의 고향이라는 의미다. 본향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다. 명절 때 고향을 지키는 사람은 귀향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고향을 떠나 나그네가 된 사람만이 귀향을 할 수 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요즘 귀향 풍속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사람이나 동물에게는 귀소 본능이나 회귀 본능이 있다. 이는 귀향 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 연어나 비둘기, 벌, 개 등의 회귀 본능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런데 동물학자 E. 마레이즈가 아프리카 개미로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그는 개미집 둘레에 둥그렇게 홈을 파 물을 대놓음으로써 개미집과 외부를 차단시켰다. 물론 개미집에는 개미가 들어있었고 그 일부는 먹이를 찾으러 밖에 나가기도 했다. 마레이즈는 그 차단한 홈의 한 군데에 가느다란 짚으로 외다리를 걸어 놓은 뒤 관찰을 했다.
* 실험 결과 집에 있던 개미는 밖에 나가기 위해 외다리를 건널 생각을 않고 예외 없이 되돌아갔다. 외다리라는 위험부담을 안고 밖에 나갈 필요를 느끼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먹이를 마련해 갖고 돌아온 밖의 개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서 집으로 찾아 들었다. 이미 집에서 나갔던 개미는 집에 있던 개미에게는 찾아볼 수 없던 용기와 모험을 서슴없이 발휘했던 것이다.
* 마레이즈의 실험 결과는 동물이 귀소 본능이 얼마나 큰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예들이 있지만 결론은 비슷하니 소개하지 않겠다. 결론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신이 태어난 곳이나 자란 곳,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이 있고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 그런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때가 바로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다. 그런데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명절이 즐거울 수가 없다.
* 그리고 돌아갈 곳이 있어도 돌아가고 싶지 않거나 돌아가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지방 학생들의 경우처럼 취업 준비 때문에 학교에서 공급하는 저렴한 교통수단을 외면하기도 하지만, 결혼이나 취업 등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고향 친척들 간섭이 싫어 귀향을 꺼리는 젊은이들도 많다고 한다.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일가친척들이 서로를 걱정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나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걱정은 때로 상처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경향신문에 <오래전 이날>이라는 코너가 있다. 1957년부터 2007년까지 매 10년마다 같은 날 경향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며칠 전 기사에는 한국 최고의 MC 자리를 오래 동안 지키고 있는 유재석의 무명시절에 대한 기사가 소개됐다. 20년 전 이날 경향신문이 유재석을 인터뷰한 기사인데 제목이 ‘백수 연기로 7년 백수 청산’이었다. 당시 무명으로 백수와 다름없는 생활을 오래 했던 유재석은 ‘백수’ 연기로 이름을 알리기 됐다.
* 기사 내용 중 무명 시절 유재석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언급된다. 바로 ‘남들과의 비교’였다. 기사에서 유재석은 “저도 명절 때면 될 수 있는 한 친척들 집에 안가고 친구들 만나기도 꺼려하고 그랬죠. 나름대로 조그만 역이지만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너 요즘 뭐하니’하고 물어보잖아요”라고 대답했다. 혹시 여러분 친척 중에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한답시고 자존심 긁는 말은 삼가시기 바란다.
* 작년 설날 전에 명절 때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면 남과 비교하지 말라, 걱정을 빙자해 자존심을 긁지 말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이번 추석에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도 은행 다니는 손위 동서들 명절 때나 만나는 사이인데 오랜만에 만나자마자 대뜸 “최서방 배가 많이 나왔네. 살 좀 빼야겠어”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게 된다. 우리 선조들은 명절 때 덕담을 했는데 덕담은 상대가 듣기에도 좋은 말이어야 한다.
* 명절이 다가오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명절을 준비해야 하는 며느리들만이 아니라 무명 시절 유재석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다. ‘누구는 ○○에 다니면서 연봉이 얼마라던데…’ ‘누구는 결혼해서 벌써 애가 둘이던데…’. 이런 말들은 ‘걱정’과 ‘관심’이란 이름 아래 행해지는 일종의 ‘폭력’이다. 무심코 뱉은 말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며 진정으로 소통하는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 오늘 본문의 앞부분을 보면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바탕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라는 유명한 구절에 이어 아벨, 에녹, 노아, 아브라함, 사라 등 믿음의 조상들의 예를 든다. 그런데 이런 믿음의 조상들, 특히 아브라함과 사라는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음에도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것을 멀리 바라보고 즐거워하였으며, 땅 위에서는 손과 나그네로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고 설명한다.
* 아브라함과 사라가 받은 약속은 무엇인가?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창세기 12장부터 나온다. 12장 1절에서 하나님은 불현듯 아브람에게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 성경은 하나님이 왜 아브람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창세기 12장은 히브리어 '워'라는 단어로 시작하는데 이는 '그리고'에 해당하는 접속사이다. 이 '워' 앞에는 아브람이 자신의 마음을 응시하며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수련한 무수한 시간이 생략되어 있다. 우리는 그 무수한 시간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만 상상을 통해 그 행간에 숨어 있을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음성을 처음 들었을 때 나이가 75세였다. 그때까지 아무 일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경이 그에 대해 기록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아무튼 75세가 된 아브람에게 하나님이 내린 명령은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라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수천 년 전 고대인에게 삶의 터전을 떠나라는 것은 모든 기반을 포기하리라는 명령이었다.
* 아시는 대로 그 말을 들은 아브람은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길을 떠났다. 아내 사라와 조카 롯이 동행했다. 그리고 가나안을 거쳐 세겜, 베델, 네겝, 이집트, 헤브론 등을 떠돌았다. 그리고 100세에 이삭을 낳고 하갈 등 여러 첩들을 통해 이스마엘 등 여러 자식들을 낳았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약속은 그보다 더 큰 것이었다. 하나님은 어느 날 아브라함에게 그의 자손이 하늘의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 아브라함과 사라는 그 약속이 이뤄지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이뤄질 것을 알았기에 멀리 바라보고 즐거워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땅 위에서는 손과 나그네로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 말이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본향을 찾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고 해석한다. 히브리서 기자의 말대로 그들이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 히브리서 기자는 그들이 떠나온 고향보다 더 좋은 것, 더 복된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고 해석하면서 그것이 하늘 나라였다고 설명한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고향을 떠나면서까지 찾으려 했던 본향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가볍게 설교한다고 약속했으니 본향의 본질적 의미를 더 깊게 말씀드리지 않고 다만 그들이 생존보다 더 중요한 뭔가를 위해 고향을 떠났다는 사실만 강조하도록 하겠다.
* 우리 하늘씨앗들 중에는 순천이 고향인 분들도 계시고 다른 곳에서 태어나 자란 후 순천에 정착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젊은 시절 순천을 떠나 살다가 돌아오신 분들도 계시고 평생 순천에서만 사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고향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나 고향을 떠난 사람이나 다 나름대로의 사정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는 고향이나 떠난 고향이 우리의 본향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명절 추석을 맞아 귀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 본문처럼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돌아가게 될 진정한 본향이 어디인지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히브리서 기자의 말처럼 우리가 찾는 고향보다 더 나은 본향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 믿음의 조상, 선배들은 육신의 고향보다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며 살았다는 사실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생각보시기 바란다.
* 추석 연휴 동안 찾은 고향이 마음 푸근하고 편한 곳이라면 그보다 더 좋은 본향을 사모하시기 바란다. 혹시라도 앞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에 고향을 찾는 것이 불편하거나 주저되는 분들이 계시다면 우리가 사모해야 할 더 복된 본향이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시기 바란다. 고향을 찾던 찾지 않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즐겁고 유쾌한 추석을 보내시기 바란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휴를 보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