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보조국사 지눌
譯 김원각<시인·역경위원>
수심결(修心訣)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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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고통 마치 불난집과 같은데
어찌 그대로 참고 머물러 있는가
三界熱惱 猶如火宅
其忍淹留 甘受長苦
欲免輪廻 莫若求佛
若欲求佛 佛卽是心 心何遠覓
삼계(三界:욕계·색계·무색계)를
윤회하는 고통은
마치 불난 집과 같은데,
어찌
그대로 참고 머물면서
그 오랜 고통을 받으려 하는가.
그 윤회를 벗어나려면
부처를 찾는 길밖에 없다.
만약 부처를 찾으려면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니,
마음을
어찌 멀리서 찾을 것인가.
不離身中
色身是假 有生有滅
眞心如空 不斷不變
故云
百骸潰散 歸火歸風
一物長靈 蓋天蓋地
바로 이 몸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몸은 무상하여
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지만
이 진심(眞心)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육체는 죽으면 흩어져
불이나 바람의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마음)은
영원히 신령하여
하늘과 땅을 덮는다.’하였다.
嗟
夫今之人 迷來久矣
不識自心是眞佛
不識自性是眞法
欲求法而遠推諸聖
欲求佛而不觀己心
슬프다,
요즘 사람들은 미혹된 지가 오래되어
자기 마음이 참부처인줄 알지 못하고,
자기의 성품이
참 진리인줄 알지 못해서
진리를 구하려고 하면
멀리 성인들만 추앙하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의 마음을
관조(觀照)하지 않는다.
若言心外有佛 性外有法
堅執此情 欲求佛道者
縱經塵劫 燒身燃臂
敲骨出髓 刺血寫經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런 뜻에 집착하여
불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아무리 오랜 세월동안
몸을 불사르고 팔을 태우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고,
피를 내어 경전을 베끼며,
長坐不臥 一食卯齋
乃至轉讀一大藏敎
修種種苦行
如蒸沙作飯
只益自勞爾
但識自心
恒沙法門 無量妙義 不求而得
눕지 않고 오래 앉아 참선만 하며,
아침 한 끼만 먹으며
나아가 모든 대장경을 다 읽고,
온갖 고행을 닦는다 해도
이는 모래를 삶아 밥을 짓는 것과 같아서
다만 스스로 수고로움만 더할 뿐이다.
그러나
자기의 마음을 알면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법문과
한량없는 묘한 이치를
찾지 않아도 절로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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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결(修心訣) 01.
삼계(三界:욕계·색계·무색계)를
윤회하는 고통은
마치 불난 집과 같은데,
어찌
그대로 참고 머물면서
그 오랜 고통을 받으려 하는가.
그 윤회를 벗어나려면
부처를 찾는 길밖에 없다.
만약 부처를 찾으려면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니,
마음을
어찌 멀리서 찾을 것인가.
바로 이 몸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몸은 무상하여
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지만
이 진심(眞心)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육체는 죽으면 흩어져
불이나 바람의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마음)은
영원히 신령하여
하늘과 땅을 덮는다.’하였다.
슬프다,
요즘 사람들은 미혹된 지가 오래되어
자기 마음이 참부처인줄 알지 못하고,
자기의 성품이
참 진리인줄 알지 못해서
진리를 구하려고 하면
멀리 성인들만 추앙하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의 마음을
관조(觀照)하지 않는다.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런 뜻에 집착하여
불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아무리 오랜 세월동안
몸을 불사르고 팔을 태우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고,
피를 내어 경전을 베끼며,
눕지 않고 오래 앉아 참선만 하며,
아침 한 끼만 먹으며
나아가 모든 대장경을 다 읽고,
온갖 고행을 닦는다 해도
이는 모래를 삶아 밥을 짓는 것과 같아서
다만 스스로 수고로움만 더할 뿐이다.
그러나
자기의 마음을 알면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법문과
한량없는 묘한 이치를
찾지 않아도 절로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