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산악회 카페 게시글
이래, 저래 핑계대며
산행을 피해가니
늘어나는 건 몸무게요.
게으름은 점점 더 동반자가 된다.
여러 이유를 대어
차디찬 날씨를 피하고 싶고
힘든 산행도 회피하게 된다.
산행보다는 나무가 더 다가온다.
그래도
치악산둘레길은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월드컵의 산행코스가 도와준다.
원 코스야 정상다녀오는 것이지만
난, 둘레길 1, 2코스다.
한파경보까지 내려진 날,
어제는 제법 많은 눈이 온 날이다.
언뜻 언뜻 보이는 치악의 능선은
아찔한 눈 세상이다.
멀리서 봐도 환상적, 몽환적이다.
6시간여의 트레킹중
딱 한 분의 마주오는 산객만 뵙고
무수한 여러개체의 짐승발자욱과
박새, 직바구리, 참새, 까치,
까마귀 등의 날렵한 몸놀림과
쉴새없는 지저귐이 다가온다.
나뭇잎은 다 떨어뜨린
앙상한 나무가 대세였으나
겨우내 늘푸른 여러 중류의 개체도
늘푸른 활엽수는 추위를 건디려
잎을 둥글게 말기도 하고
푸석푸석한 잎을 끝까지
안 떨군 나무들도 있다.
오늘 트레킹한
1, 2구간중
마지막의 지그재그한
전나무숲길은 황홀한 느낌이다.
전나무를 알고나니
이런 기쁨을 선사받을 줄은...
나무와 풀과 새는
계속, 계속 공부해야징...
☆☆☆☆☆☆☆☆☆☆☆☆☆
* 페이스북 게시글
집을 나서기도 싫은 엄청 추운 날,
제법의 적설이 있는 날,
능선의 눈꽃이 치명적인 날,
그래서인지 둘레길엔
산객들도 없는 날,
그런 날에 원주의 치악산으로...
홀로이,
바람과 적설과 눈길의 들짐승자취와
여러새들의 계속되는 지저귐과
나뭇잎 떨군 앙상한 나무와
또한 늘푸른 나무들과 더불어...
조금 길기도 하지만,
조금 힘겹기도 하지만,
민가주변의 경사 있는 도로길은
조금 미끄럽기도 하지만,
가끔은 쌩한 바람이 야속도 하지만..
올곧히
몇번을 가보려했던
치악산의 둘레길 1, 2코스를 걷는다.
거진 20k 가까이
6시간을 쉼없이
때론 천천히, 때론 뛰듯이 그렇게...
마지막 길엔
선물처럼 전나무숲길을 걷는다.
상원사, 내소사도 걸어봤지만
치악산이, 눈길이 더 좋았으려나
지그재그의 산길 전나무숲길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덜덜덜
떨기도 한 트레킹길이었지만
기억의 한편에는
오랫동안 싸여있을
그런 행복트레킹으로 남겨둔다.
☆☆☆☆☆☆☆☆☆☆☆☆
* 사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