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윤연모
아버지의 이름
윤연모
‘아버지의 이름’의 노랫말은 어린 시절에 나의 우상이었으며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표현한, 돌아가신 아버지께 바치는 헌시이다. 아버지는 당신의 장녀로 태어난 나를 ‘연모씨’ 혹은 ‘큰 공주’라고 부르며 유독 예뻐하셨다. 내가 태어났을 때에 할아버지는 장관감이 태어났다며 손녀딸이 태어난 기쁨을 친척과 친구들과 함께 나누었다고 어머니께서 옛날을 추억하시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는 아버지가 가시는 곳마다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아버지와 같은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 교실에 가서 아버지의 점심도시락을 옆에서 새 모이 받아먹듯이 먹고 집에 돌아올 때도 있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세월이 지나서 생각해 보니 돌아가신 아버님이 새록새록 그립다. 아버님의 기일이나 설날, 추석 명절에 더욱 안타깝고 슬프다. 그래서 아버님을 그리는 노래를 하나 만들어 돌아가신 아버지께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의 그 깊고 깊은 사랑을 어떻게 몇 마디의 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작은 위로는 될 것이다.
‘아버지의 이름’이란 시에 정덕기 선생님이 멜로디 옷을 입혀 ‘아버지의 이름’이란 가곡이 탄생하였다. 국립극장에서 서울바로크싱어즈 합창단에 의해 초연이 되었을 때에 나는 그저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고 있었다. 감격과 감흥이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당신을 이리도 그리워하는 것을 하늘에서 아실까? 하늘에서 나의 이 간절한 사랑의 노래를 들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는 없더라도 자식들에게 주신 고귀한 사랑을 생각하며 감사할 때에 더욱 인간다워지고 마음도 예뻐지는 것 같다. 오월을 맞이하여 이 노래가 세상에 많이 울려 퍼지면 좋겠다. 이 노래가 아버지의 덕을 기리는 세상의 마음의 꽃이 되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세상의 많은 아들과 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
<윤연모 시인 소개>
1959년 전주 출생. 시인, 수필가, 서라벌고등학교 교사(현)
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과, 동 대학원 일본어교육학과, 영어교육학과 석사과정 졸업.
황희문화예술상, 황금마패문화상, 시예술상, 서울시교육감상 등 수상.
시집 : <세상을 여는 출구> <하얀 사랑꽃> <물고기춤>
수필집: <아버지와 피아노 교본> <내 노래는 아무도 모를 거예요> <갠지스 강의 여명>
번역서 : <리고베르타 멘츄> 음반시집: 윤연모 시가곡 제1집 <구름 향기>
첫댓글 이 가곡이야기는 윤연모 시인에게 부탁하여 시인이 직접 써서 보내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