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눈물과 통곡을 기념합니다 -
11월 17일 오전 11시 국가보훈처는‘제78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순국선열의 정신이 깃든 성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거행했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이란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위훈을 기리는 행사로 대한민국 기념일이다.
기온이 뚝 떨어진 17일 두툼한 외투를 입고 서대문 형무소로 모여든 시민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독립운동가 유족, 독립운동 관련 단체장, 정부 각계 주요 인사 등 1,500여 명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기념식 전 먼저 순국선열추념탑을 참배하고 사형장과 통곡의 미루나무를 돌며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있었다.
참배행사에는 서대문형무소 최초의 사형수인 왕산 허위 선생의 손자 허경성(90)님 및 이강년 의병장의 증손자 이순규(61)님 등 서대문형무소에 수감 되거나 사형 당한 순국선열의 후손이 함께했다. 기념식에서 연설도중 이낙연 국무총리의 목메인 음성이
나오자 시민들도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훔쳤다.
기념식은 태극기 입장과 순국선열의 날 역사 보고가 있었다. 독립유공자 정부포상과 기념사, 기념공연, 순국선열의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독립유공자 66명에 대한 서훈(敍勳)도 추서되었다. 서훈 추서자 5명의 유족에게도 훈장이 전수되었다.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은 1939년 11월 21일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청천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1905년 11월 17일)로 실질적인 망국일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하여 추모해왔다. 다른 기념일과 달리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광복회와 민간단체 주관으로 추모행사가 이뤄지다가 지난 1997년 5월 9일 ‘순국선열의 날’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뒤 국가보훈처 주관의 정부기념행사로 거행되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광복 이후 포상된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는 총 1만 4,830명 이라 했다.
이후 8.15광복까지는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가 거행되었고,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1970년부터 1996년까지는 다시 민간단체 주관으로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하여 거행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되어 1997년 11월 17일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실시되고 있다. 11월 17일을 망국일로 잡아 순국선열의 날로 지정한 이유는 사실상 주권 상실이 일어난 1905년 11월 17일의 을사늑약 일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이와 비슷한 6월 6일 현충일은 대한민국 국토방위에 목숨 바친 이들의 넋을 기리는 날이다. 특히 6.25전쟁 때 순국하신 국군 장병뿐 아니라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 바친 선열들을 기리는 날이다. 현충일이 있는 6월은 호국(護國)의 달이다. 현충일과 순국선열의 날은 그 의미에 따라 차이가 있다.
김종렬(76·종로구)씨는 서대문형무소에서의 기념식이 특별하고
의미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퇴색되고 잊혀지는 역사의 증인을 찾고 기리는
일을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자라나는 후 세대에게 바르게 전수되어야
한다고 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기념식을 거행하는 17일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무료입장을 시행했다.
2017년 78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영상
https://youtu.be/TcuDjoipTuY 클릭 하시면 영상을 볼수있습니다.
2017. 11/17. 이복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