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산 김장비닐에 옷가지며 물에 젖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쏟아 넣고 바람도 한 숨 불어넣고 입구를 동여 메고 베낭에 넣습니다 물에 빠지면 튜브 역할을 한다기에 숨 한번을 더 집어 넣었지요 다 챙겼나 생각해보며 자리에 눕습니다
잠 깰까봐 얄미운 모기도 그냥 놔두었는데... 늘 처럼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 알람을 깨우고 있습니다 잠을 설친 나 땜에 덩달아 잠을 못잔 어둠이 침대 모서리에서 졸고 있습니다
운 좋게 택시를 타고 다농앞으로 갑니다 신발까지 깔맞춤을 하신 둘다섯 부회장님이 반겨주십니다 하이디님은 살림 챙길꺼리 다 챙겼나 되 짚어보는 눈빛이 반짝 반짝...
제 옆자리만 빼고 만석입니다 옆 짝궁 야크님은 아침 먹는 휴게소에서 합류 하신다는 소식입니다 그때까진 허전해도 넉넉한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즐거운 아침 식사.. 정월대보름날 부럼으로나 먹어보던 호두가 이젠 멸치볶음이 되어 젓가락을 유혹합니다 근댄지 아욱인지 시금친지 잘모르겠는 맛있는 된장국에 휘리릭 ..
일년에 반이 지나간다는 말에 머리속에서는 멍때리는 소리가 울리고.. 종부세 인상으로 고민이 많으시다는 회장님 인사와 선거를 치루느라 고생 하셨다는 도련님... 그래도 수당은 짭잘 ... 가장 멋진 말... 더위 덕에 정상은 안 찍는 답니다
뒤풀이로 황태구이정식을 준비했는데 황태를 못 드시는분들은 손을 들랍니다 그 분들은 짝태나 먹태를 준다는 위원장님 말에 다들 넘어갑니다
정상을 못 갔던 축령산 산행 영상이 조바심속에 상영이되고 시푸드님의 아들 오담률군의 북이 흘러 나오고 사랑하기때문에 클라리넷 소리의 엔딩으로 파뿌리 레인보우 지리산 둘다섯 님들의 웃음이 화면 가득하게 퍼지면서 끝이 납니다
아직 두시간은 더 가야 덕산지 입구
오늘은 복면가왕에서 팝콘소녀의 "그대는 어디에"를 벌써 5번은 더 들으면서 갑니다 알리가 부르는 ... 가사 글자 하나하나의 표현의 기복 인트로에서 부터 목소리와 악기의 편성 절제된 감정이 점차 크레센도 되어가는 프로그래밍 같은 완벽한 시나리오 심장을 애리는 가창법에 더하는 편곡의 절묘함.. 들을때마다 눈이 뜨거워지는 곡.. 복면가왕 통틀어서 제일 잘된 곡으로 선정합니다
좌석 마다 충전포트의 고마움을 느끼며 영상으로 계속 감상하고있을 무렵 10분 뒤 덕산기에 도착 이랍니다
버스 창으로 얼핏 얼핏 보이는 깡마른 계곡.. 설마 설마 했지요 수삼일 무더위는 있었지만 오지의 계곡인데.. 그러리랴 했지요 근데 그럽니다
물 옷을 잃은 바위는 밑 바닥 치부를 내놓는 수모에 얼굴이 짜글짜글 피부 각질이 벗겨지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고
그래도 물이 차있다면 못 보았을 바위 밑 바닥을 본다는 위안도 해하며 돌맹이 위를 종종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버스에서 새로운 촬영법을 시험 해 보고 지금은 실습을 하며 걷고 있습니다 하이퍼랩스라는 기법 목 줄을 이용하여 배낭의 허리 벨트에 핸드폰을 잘 고정시키고 5초 마다 한번씩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손으로 촬영을 하는게 아니라 자동으로 5초에 한번씩 촬영을 해서 동영상으로 만들어지는 모드입니다. 이 모드는 건물은 가만히 서있는데 구름만 빠르게 흘러 간다던지 많은 사람들은 엄청 빨리 움직이는데 주인공만 그 인파 속에 가만히 서있다던지 그런 걸 많드는 기법입니다.
우리가 지나가는 코스를 모두 담을 거라는 기대에 열심히 뒤도 안돌아보고 앞만 보고 촬영을 하면서 갑니다 구비구비 멋진 계곡에 파란 하늘 하얀구름이 떠가는 모습을 그려가며.... 현실은~~ 돌맹이 위만 걷고 있지요 이제 조그만 집이 하나 나옵니다 한번 촬영 상태를 봅니다.. 으악... 벨트가 렌즈를 가리고 또 옆으로 흘러내려서 스틱 잡은 손만 연실 오르락 내리락.. 으겡 실패!!! 생각 같지는 않습니다
파란하늘에 구름이라도 흘러 간다면 참 좋은 그림인데.. 하며 그냥 물에나 들어가자 하면서 등산화도 빨겸 물로 텀벙텀벙...
물도 갈길을 잃어 마냥 햇빛을 따라 구름이 되었는지 계곡 물이라고 하기엔 녹조를 띤 맑은 연두 비취빛 기다란 웅덩이 였습니다
3킬로 쯤 내려오자 갑자기 차도를 만나내요 여기가 끝인가 했더니 다시 계곡으로 접어들어 이제 부터는 물이 조금씩 흐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 답니다 난 다시한번 하이퍼랩스를 기동 시키고 또 한바탕의 포트럭 파티는 시작이 됩니다
전라도 김장김치부터 즉석 골뱅이무침, 계란말이며 파김치 참외지무침 갖가지 반찬 음식들로 한상 차려 집니다 저는 치즈에 마시멜로에 멍개젓...모두 사온거라 쬠 미안.. 아침에 챙겨온 밥까지 싹 먹고나니... 움직이기가 싫치요... 미영님의 물장난에 옷은 이미 흠뻑 젖고 병기님이 달려들어가 복수를 한다는데 복수를 하는건지 더 당한건지는 잘... 아직 6킬로는 더가야 한답니다 잊어버리고 내려가야지요
파뿌리님은 제법 큰 물속에서 수영을 하네요 연두색 물감을 풀어 넣은 물위에 하얀머리가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흰머리에 연두물감 들을라....
민들레님은 다이빙을 해서 뭔가를 보여준다 하시는데 계곡이 기대에 부응하기를... 아직까지 다이빙 할 곳은 안보입니다
걸어 내려오는동안 이제 등산화를 빼곤 뽀송하게 다 말랐습니다 큰 다리아래에서는 레인보우님과 병기님이 제대로 수영을 하십니다 그~~ 아래까지... 이으구 몬 내려간다... 그냥갑니다
병기님은 역시 비밀병기 어디갔나? 하면 어느새 카메라대포를 들이대며 꼼짝말고 섯! 고개돌리고 !.. 앞뒤를 뛰어다니며 멋진곳에는 풍경에 "다음 다음"해가며 사람을 계속 갈아 끼우며 연실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