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제 손으로 만들지 않고
한꺼번에 싸게 사서
마구 쓰다가
망가지면 내다 버리는
플라스틱 물건처럼 느껴질 때
나는 당장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다]
현대 아파트가 들어서며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을 찾아가고 싶다
풀무질로 이글거리는 불 속에
시우쇠처럼 나를 달구고 / 모루 위에서 벼리고
숫돌에 갈아 / 시퍼런 무쇠낫으로 바꾸고 싶다
[B][땀흘리며 두들겨 하나씩 만들어 낸
꼬부랑 호미가 되어
소나무 자루에서 송진을 흘리면서
대장간 벽에 걸리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온통 부끄러워지고
직지사 해우소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내리는
똥덩이처럼 느껴질 때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문득
어딘가 걸려 있고 싶다
어휘 풀이
*시우쇠: 무쇠를 불에 달구어 단단하게 만든 쇠붙이의 하나.
*모루: 대장간에서 불린 쇠를 올려 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
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특정 시어를 반복하여 주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② 음성 상징어를 통해 구체적인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다.
③ 영탄법을 활용하여 화자의 고조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④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여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⑤ 구체적인 청자를 설정하여 말을 건네는 어투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2. <보기>는 시인과 독자의 가상 인터뷰 중 일부이다.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독자: 이 작품을 감상할 때 어떤 점에 주목을 해야 할까요?
시인: 시를 감상할 때는 다양한 소재에 부여된 의미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시인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작품의 경우에는 버스, 아파트, 사거리, 대장간 등이 소재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작품을 읽을 때, ‘화자는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까?’, ‘주거지의 여러 형태 중에 아파트라는 공간이 설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거리나 대장간이라는 공간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작품을 감상할 때, 제가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① ‘달구고’, ‘벼리고’, ‘갈아’ 내는 과정이 있는 대장간은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는 공간이로군.
② 아파트는 건설 회사에서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물건을 하나하나 따로 만드는 대장간과 상반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군.
③ 모든 집이 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개성이 없다는 점에서 비슷한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의 삶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겠군.
④ 대장간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선 ‘홍은동 사거리’는 전통적 가치관과 현대적 가치관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나타내는 공간이로군.
⑤ 버스는 정해진 경로로만 운행하는 교통수단으로 이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겠군.
3. [A]와 [B]를 설명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A]의 ‘플라스틱 물건’은 [B]의 ‘똥덩이’와 마찬가지로 가치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② [A]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것은 [B]의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내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③ [B]에서 화자가 느끼는 부끄러움은 [A]에서 화자가 스스로를 ‘플라스틱 물건’처럼 느끼는 것과 관련된다.
④ [A]의 ‘망가지면 내다 버리는’과 [B]의 ‘가던 길을 멈추고’는 화자가 부정적으로 인식 하는 삶의 모습에 해당한다.
⑤ [B]에서 ‘송진을 흘리’는 ‘소나무 자루’는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A]의 ‘플라스틱 물건’과 대조되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