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철에 적었던 내용을 옮깁니다.....
두어달전에 (주)펑미인/빙빙투기술주식회사/(사단)아세아-태평양 자연의과학 연구재단이 있는 길동 사무실에서 리후렛을 봤다. 재단이사장님과 커피 한잔 마시며 민중의술살리기 연합에서 발행하는 '민중인술'지에 무우침이야기를 썼다고 보여주며 무우침을 시술하고 있는 괜찮은 한의원을 소개 해 달라고 했더니 진열되어있는 리후렛을 한장 주시기에 받아보니 배세한의원이었다. 리후렛을 훓어보며 시선을 끌었던 것이 있다. 곧 배꼽 주위에 침 30여개를 꽂아 독소를 빼는 것이었다. 나는 의술인들 가운데 배꼽에서 독소를 뺀다는 사람이 있으면 반갑다. 의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반기는 것이다.
10여년전에 중국 도교의 진수를 모아 현대화하여 전세계에 보급하고 있는 만탁치아 부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장기 기 마사지'라는 책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마음 속 깊이 박혀있음을 알고 있다. 힐링타오의 이여명회장이 그것을 강의하고 있다. 어쨌든 배꼽에서 독소를 뺀다는 것은 참 좋은 의술이다. 아직껏 배꼽을 중심으로 독소를 뺀다는 사람들은 여럿 만나보았지만 깊은 맛을 보기 어려웠었기에 이런 사람들을 보면 시선이 끌린다. 엄마 뱃속에 있을때에는 배꼽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다.
배꼽이 참 중요한 것이다. 환자의 몸을 살필때 꼬리뼈,배꼽이 시커먼 사람은 건강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또 배꼽이 짓물러져 고름이 나오는 사람은 몸 속 전체에 상당히 많은 농이 번져있는 사람이다. 명의들은 배꼽을 보고 몸속의 상태를 가늠하기도 한다. 배꼽 마사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힐링타오에서 출판한 '장기 기 마사지' 등 관련된 책을 한두권쯤 보면 알게된다. 배꼽을 중심으로 여덟방향으로 마사지를 하면 좋겠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배꼽을 중심으로 왼쪽,오른쪽으로 돌리며 마사지를 하면 좋다. 백옥이 좋지만 굳이 백옥이 아니더라도 넓적한 돌을 따뜻하게 달궈 배꼽위에 올려두거나 배꼽을 중심으로 위아래에 올려만 두어도 좋다. 재단 이사장님으로부터 배세한의원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는 말을 몇차례 들었었고 오늘 오후에 다녀왔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 2번출구로 나와 5분쯤 직진을 하면 트리지움이 왼쪽에 있다. 길 건넌 후 왼쪽으로 쭉 올라가면 기업은행이 나온다. 거기에서 조금 더 가면 오른쪽 건물 1층에 꽤 깔끔한 영어로 크게 씌어진 커피집이 나타나는데 그 건물 5층이다. 항상 그렇듯이 처음 찾아가기에 전화로 위치를 물었다. 전화를 받는 간호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포근함을 느꼈다. 어떤 의원,한의원의 경우 원장보다 더 육중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여기는 친절했다. 보통 박사학위를 갖은 원장이며 전직 교수생활을 했던 의술인이 원장으로 있는 경우 간호사들의 무거운 목소리가 있다. 두어번 위치를 묻는 전화를 한 후 찾았다.
내가 길눈이 어두워서다. 입구에서부터 아주 산뜻한 느낌이 온다. 원장님과 통화를 했기에 알고 있었겠지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친절하게 원장실을 곧장 안내한다. 박사님이 계시는 병원에서 가끔 느꼈던 분위기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원장과 선약이 된 사람인줄 뻔히 알면서도 입구에서 폼을 잔뜩 잡아보는 곳이 있는데 그런 경우 아주 불쾌하기에 전체의 이미지가 흐려진다. 입구에서 따뜻한 미소를 만나면 전체의 이미지가 좋아진다. 원장실에 들어서니 회화나무가 먼저 반긴다. 창밖으로 보이는 배경도 좋았다. 대화를 하다보니 배꼽에서 독소를 뽑는 의술이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쑥 등 9가지 약재를 혼합하여 만든 뜸은 독특하다는 느낌이다. 쑥뜸을 잘 이용하면 상당히 깊은 병의 뿌리도 뽑아낸다는 것은 상식이다.
뜸은 의료보험에 해당하지 않기에 1회에 5천원을 받는데 보통 40분 정도라고 한다. 물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10~20분에 타 버리는데 어떤 사람은 2시간동안 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광광자 초 역시 환경이 나쁘면 금새 타 버리고 좋은 환경이면 훨씬 오래동안 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뜸자리를 물었다. 곧장 치골과 꼬리뼈라 대답한다. 여기에서 또 한번 감탄했다. 보통의 한의사들은 곧장 대답하지 않고 뜸을 많이 들이기도 한다. 뜸이니 뜸을 들이는지.....꼬리뼈에 대한 신비감을 처음 갖은 것은 70년대 후반이었는지 80년대 초반이었는지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책을 읽으면서였다. '구도자 요가난다' '나는 히말라야의 요기였다'는 두권의 책이다. 성경의 어떤 귀절을 인용 해석했는데 감탄했다. 성경의 귀절을 직설하면 뱀이 사람을 꼬셔 타락시킨것으로 된다. 그런데 요가난다는 인체의 신비를 풀었다. 즉 꼬리뼈에 엄청난 비밀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기 수련을 많이 한 사람들은 뱀처럼 꿈틀거리며 올라가는 에너지를 느낀다. 성경을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푼 사람이 요가난다라며 감탄했었다.
꼬리뼈를 바로 잡아 건강을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다. 시골에서 사람들 자율진동을 시키며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손바닥이 허리 아래의 한뼘쯤 되는 그 뼈로 향한다. 살짝만 때려도 엄청 아프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원함을 느낀다. 회음에서부터 올라오는 기운이 꼬리뼈를 거쳐야만 한다. 이희복원장은 그 비밀을 알고 있을까? 치골은 생식기가 시작되는 지점의 음모가 나기 시작하는 그 부위의 뼈다. 이 두 부위에 주로 뜸을 한다는 말을 듣고 내심 놀랐다. 허리가 많이 아픈 사람들도 결국 독소,노폐물,탁기라 불리우는 그런 것들이 꼬리뼈를 바로 잡아주며 통로를 열어주면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굳이 허리 아픈 사람이라 할 필요도 없다.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니까.
나는 예나 지금이나 근골격,혈 등 이름을 잘 모른다. 뼈가 몇개가 있는지 간혹 책자에 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돌아서면 잊는다. 몇년전에 명상을 하다 꼬리뼈 위로 8개의 작은 구멍을 봤는데 기수련을 많이 한 친구한테 '뼈에 구멍이 뚫린 것을 봤는데 맞냐?'며 물었더니 모른다 했다. 나중에 해부도를 보니 있었다. 그것을 '팔료혈'이라 하는데 그 팔료혈을 중요시하며 침 치료로 잘 다스린다는 한의사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기뻐했던 적이 있다.
한시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환자들의 쾌유를 위해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기가 모시는 스승,교수 등 가르침을 주는 사람만을 절대적으로 숭상하는 의술인들이 많다. 그들의 의술이 세계 최고인 것처럼 착각하는 의술인들도 많다. 그들은 절대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기에 환자들의 병이 고쳐지지 않으면 인연,업,복 등 미신같은 환상으로 스스로를 위안삼기도 한다. 그런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객관적이며 진실한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환자들의 밝은 미소를 만들어내는 보람있는 의술인이 될 것이다. 배세한의원 이희복원장에게서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우리나라의 한방의 미래를 보는 듯 했다. 한약을 잘 조제만 하면 세상 그 어떤 병도 다 고칠 수 있다는 확신을 나는 갖고 있다.
그런 의술을 가르쳐줄 훌륭한 분이 우리나라에 계신 것도 어쩌면 우리의 축복이다. 최고의 한약을 만드는 법에 대해 의술인인 샘바다 회원님들에게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어쩌면 그것도 내가 해야할 일 가운데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7시에 역삼동에서 선배를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촉박하기에 일어나야할 시간이 되었다. 일어나려할 즈음에 간호사가 찾아와 퇴근시간을 알려준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원장님 명함을 달라고 했더니 간호사가 챙기겠다고 말하는데 원장님이 직접 주신다. 나오면서 카운터의 명함을 슬쩍 보니 원장님 명함이 아니라 한의원 명함이다. 원장님 명함을 직접 받기 어려운 사람으로 봤는가 싶어 조금 서운함이 남는다. 정시에 퇴근하는 한의원인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