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이 관청닭 눈 빼먹는다
옛날 사서삼경을 통달한 선비 하나가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다.
하루는 첩첩 산중에 시골 촌에 가니까 해가 넘어가 그대로 주막집에서 눌러 자게 되었다.
헌데, 이 선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낙담천만해 앉아만 있었다.
이에 주인 여자가 괴이하게 여겨 물어보았다.
'아니 손님, 아침부터 왜 그렇게 힘없이 앉아만 계시는 거예요?"
아침 먹을 때가 되어 다른 손님들은 모두 밥상에 둘러 앉건만 이 선비는 도무지 밥먹을 생각을 않아서 또 한번 보다 못해서 주인여자가 캐물었다.
"여보시오, 선비님. 오늘따라 과거보러 올라가는 선비들을 위해 없는 반찬이지만 한껏 더해 올렸는데, 어디 못 마땅한 점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허, 글쎄 그런 게 아니올시다,.."
"그러지 말고 속시원하게 말씀을 해 주시지요."
"사실은 내 간밤에 죽을 꿈을 꾸었기로 몹시 낙망해서 그러는 것이올시다."
"그래, 무슨 꿈을 꾸셨기로 그리 낙담을 하시나요?"
"내 간밤 꿈에 입이 뚝 떨어져 나가는 꿈을 꾸었소. 사람이 입이 떨어져 나가면 밥을 못먹어서, 결국엔 죽는다는 게 아니겠습니까?
과거보러 가는 중도에 이런 흉몽을 꾸었는데, 이제 상경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그 말을 들은 깡촌 주막집 주인이 얼른 물었다.
"선비님의 성씨는 어떻게 쓰십니까?"
"예, 제 성은 길할 길(吉) 자올시다."
그러자 주인 여자가 무릎을 탁 쳤다.
"여보시오, 선비님. 일이 잘됐습니다."
"일이 잘되다니,그게 뭔말입니까?"
"길할 길 자에서 입구(口)자가 떨어져 나가면 남은 글자는 선비(士) 사 자 밖에 더 있습니까?
그러니 이번 걸음에 진사벼슬 하나는 분명하오니 어서 기운 차리시고 아침밥을 드시고 올라가시오."
여자의 말을 듣고 보니, 과연 일리가 있는지라, 선비는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달게 먹고 서울로 잽싸게 올라갔다.
과연, 그 결과가 좋아, 과거에 합격이 되고 진사 벼슬을 제수받게 되었다.
이에 그 선비는 무릎을 채며,
"오!~ 과연 촌닭이 관청닭 눈 빼먹게 총명했구나!~"라고 탄복했다.
이로부터 이 속담이 널리 류전되게 된 것이다.
이 일을 두고 혹자는 꿈은 해석할 탓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