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들이 늘고 있다 ---------
사내로 태어난 것을 위세하면서 우리는 오줌 가지고 못된 장난을 많이 했다. 여름철 저수지에서 멱감을 때면 멀리 쏘아 보
내기, 높이 쏘아올리기를 겨루었는가 하면, 겨울철 눈덮인 논밭을 지날 때면 오줌발로 눈 위에다 낙서도 했다. 그러나 그런
우리에게도 딱 한 가지 금기가 있었다. 흐르는 물에는, 설사 그것이 타관의 시내라 하더라도 절대로 오줌을 누어서는 안 된
다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시냇물에다 오줌을 누면 고자(鼓子)가 된다고 했다. 고자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우리
는 고자가 되는 것을 무서워했다. 그래서 한사코 흐르는 물에만은 오줌을 누지 않으려 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그 맑은 물 길어다 허드렛물로 쓰는 것은 물론이고 마시기까지 했던 것이다. 흐르는 물에 오줌을 누면 고자
가 된다는 말의 참 뜻, 작은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큰것을 더럽히면 어떻게 되는가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것은 먼 훗날의
일이다.
요즘 사람들은, 시냇물에 오줌을 누면 고자가 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시냇물에서는 물론이고 심지
어 스위밍풀에서까지 가만히 오줌을 누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요즘 어른들은 시냇물에 제 자동차 닦는 것을 서슴지 않는
다. 단언하거니와 그렇게 하면 고자가 된다. 작은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큰 것 더럽혀 제 발 밑을 허물면 고자가 된다. 뒤
늦게 알게 되었거니와 고자가 되는 것은 오줌을 누는 아이, 자동차를 닦는 차 주인이 아니다. 순후하던 시절의 시냇물과 강
물이 이 금기 없는 시대에 고자가 되는 것이다. 둘러보라. 이 나라에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생산할 수 없게 된 고자 강물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삼가는 것이 없는 시대, 금기 없는 시대의 비극이다. 하지만 고자가 되어 버린 것이 어찌 강뿐일
까...
첫댓글 명심할께 .... 만고의 진리같다 .... *.*
의미심장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