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핸드볼이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위한 길목에서 ‘동구의 강호’ 헝가리와 맞붙는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핸드볼 A조 예선리그 5차전에서 슬로베니아에 23-26으로 패하며 2승3패를 기록,A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이로써 한국은 그리스를 26-22로 꺾고 B조 2위(4승1패)에 오른 헝가리와 준결승 길목에서 한판승부를 벌이게 됐다.
헝가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6위에 오른 강팀으로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맞대결한 적은 없다.전통적으로 힘의 핸드볼을 구사하는 팀으로,스피드와 기교를 겸비해 주요 대회 때마다 6위권 내에 진입하는 유럽의 상위랭커다.B조에서 8강 토너먼트에 올라온 프랑스 헝가리 독일 그리스 중 그리스의 전력이 다소 처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다소 껄끄러운 헝가리를 만나게 된 것이다.크로아티아와 러시아 스페인 등 최강팀과 함께 A조에 속한 한국으로서는 조 1위로 8강에 진출해 B조 4위가 예상되는 그리스와 맞붙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그 때문에 한국은 당초 B조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 프랑스를 8강 상대로 원했다.
그러나 세계최강으로 평가되는 크로아티아와의 예선전에서 대등한 경기(26-29 패)를 펼쳐 어느 때보다 사기가 고조된 한국팀은 어느 팀과 붙어도 자신 있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고병훈 핸드볼협회 사무국장은 “B조의 예선순위가 예상과 크게 빗나갔다.이는 모든 팀의 실력이 평준화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어차피 어느 팀과 붙든지 상관없다”고 말했다.코칭스태프 역시 “장신 선수가 많고 파워가 뛰어난 반면 기동력이 떨어지는 헝가리의 약점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88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의 쾌거를 이룩한 뒤 92바르셀로나 6위,96애틀랜타 본선진출 실패,2000시드니 9위 등 서울올림픽 이후 부진을 거듭하던 남자핸드볼 팀. 그들이 2004년 아테네에서 ‘제2의 중흥기’를 열며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