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 해운대의 수호신이 되길…
<해운대라이프 600호 발행 특집>
- 아픔을 통해 발견한 해운대라이프신문의 의미
모든 일에 있어서 의미를 알고 하는 행위와 알지 못하고 하는 행위는 차이가 크다. 해운대라이프신문 역시 발행의 의미를 알고 모르고는 많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짐작한다.
왜 신문을 발행하는지 진지한 통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신문과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아차린 후 만든 신문은 너무 다른 격을 보였다. 차이가 큰 만큼 알아차림의 과정도 요란한 편이었다. 아무런 아픔 없이 자체적으로 성숙해지면서 의미를 알아차림을 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지만 미련하게도 심한 육체적 아픔을 겪으면서 겨우 알아차림을 할 수 있었다.
아픔 속에서 만난 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고유 경전인 천부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천부경의 구절을 20대에 처음 접하고선 그 의미를 찾아 많이도 돌아다녔다. 이 수련단체 저 신앙 단체를 떠돌아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인터넷을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다들 천부경 풀이를 한답시고 설을 늘어놓았으나 역시 가슴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처럼 다가선 친구의 필연적 만남에서 소개받은 강의에서 드디어 천부경의 깨침 소리가 들렸다. 밤낮없이 천부경에 빠져 살다 점차 천부경의 풀이는 글이 아니라 숫자란 사실을 알았고, 10가지 숫자 속에 우주와 우주 이전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자 천부경은 냉혹하게 내면으로 파고들었다. 지금까지의 생을 모두 뒤집어 매 순간마다 부족했고 어리석었고 욕심만 가득했던 기억들이 눈물을 쏟을 만큼 부끄러웠다.
단 한 번이라도 진정 남을 위한 적이 있었던가? 남을 위한답시고 흉내 낸 적은 있어도 자신을 불태워 남을 위한 적이 없었다. 매 순간 떠오르는 부끄러운 순간들을 부여잡고 매달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주변의 여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련되어 있었다는 알아차림이 다가왔다. 다만 욕심이 눈앞을 가려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단 한 줄의 기사도 남을 위하고 이웃을 위해야 한다는 법을 알았다. 주변의 사람과 더불어 사물들이 새로이 보이고 확고한 목표가 머리를 가득 채웠다. 더불어 영원할 것 같았던 육체의 아픔도 물러나기 시작했다.
가끔 속으로 다짐을 한다. 지역의 근간이 되는 향토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자. 그래서 최소한 후배들이 해운대 향토사를 연구할 수 있는 발판이라도 만들자. 사차원에 가서도 해운대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자고.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지금의 순간에 늘 해운대라이프신문과 이를 만드는 성원들이 있어 기분이 좋기 한량없다.
해운대를 품을 수 있고 해운대를 담을 수 있는 지역신문이 될 수 있게 주민 여러분들의 동참을 이번 기회를 빌어 당부드린다.
예 성 탁
해운대라이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