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은 짧았다
박통이 서거하고 5.18을 거쳐 전두환 제5공화국이 시작하기 전
짧은 시간이지만 유신통치로 움츠렸던 국민들이
자유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하던 시간이었다
어제 <12.12서울의 봄 >이 개봉 되었다
여러 장르에서 단편적으로 알려진 12.12 하루동안 일어난
군부 쿠테타 현장을 픽션과 사실을 버무려 만들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문민정부 때 우리는 12.12 승자들을 반란자로 규정
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고 신한국을 창조한 나라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건 12.12 그 날 실제적인 현장에서
벌어진 긴박감과 각 개인의 실제 역할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나름의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일부 인물들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기에 나중에
펼쳐진 논공행상에서 그런 대접을 받았을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노태우는 단순히 전두환의 친구이기에 대통령까지 물려
받았을까?
아니다
12.12 당일 예상과 달리 진압군 병력이 출동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경복궁에 모인
쿠테타군 지휘관들은 당황하고 혼란에 빠진다
서로가 실패시 실병력출동의 책임을 면하고자 몸을 사릴 때
가장 먼저 노태우가 9사단 2개 연대 전방병력을 빼내서 경복궁으로 출동시켜 공수단들도 동참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성사의 갈림길의 한 분수령에서 노태우가 물꼬를
여는 것이다
왜? 육사 12기 쓰리박 중 한 명인 박희도가 쿠테타 성공 후
사진촬영 때 전두환,노태우 옆에 앉게 되었을까?
또 다른 성사의 갈림길에서 결정적으로 박희도의 1공수가
교묘히 출동에 성공해서 육본과 국방부를 접수하고 숨어있던 노재현 국방장관을 찾아내서 최규하 대통령의
사후재가를 받게 만든 공신이 된다
논공행상 결과 5공 때 박희도는 육군참모 총장을 지낸다
또 궁금했던 한 인물이 있다
당시, 육군 참모차장 윤성민이다
이 분은 정성화 참모총장의 유고로 육본에서 진압군을 지휘하던 쿠테타군의 반대측 인물이다
5공 때 국방장관 등 요직을 지냈다
윤성민 차장은 본인이 의도했든, 아니든 본인의 의사결정으로 결과는 쿠테타 측의 1공수가 육본과 국방부의 접근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의도했다면 상황판단이 아주 빠른 기회주의적 처신을 아주 잘 한 인물이고, 의도치 않았다면 아주 무능한 지휘관이다
또, 영화에서는 안내상 배우가 맡은 황영시 1군단장의 역할이다
5공 때 감사원장을 역임하고 90세 넘게 장수한 인물이다
이 양반은 전두환이 보안사령관을 맡기 전 1사단장을 할 때
직속상관인 1군단장으로 전두환도 약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쿠테타군 측 중장 3명 황영시,차규헌, 유학성 중 황영시는
12.12이전에 전두환이 사전에 상의를 한 사람이라고 한다
영화에서도 차규헌,유학성에 비해서 위기 때 당황하는 쿠테군 지휘관들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역사는 패배자의 변명을 기록하지 않는다
진압군측 정성화, 정병주, 장태완, 김진기 등 수도권 주요 지휘관들은 12.12패배 이후 보안사
서빙고로 붙들여 가서 40~50일 동안 감금 당하고 고문과 폭행 등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페함을 겪는다
나중에 그 후유증으로 장태완 장군외 다른 분들은 가슴에 한을
품고 일찍 작고한다
특히
안타깝게도 정병주 장군(특전사령관)은 송추 인근에서 자살이 의심되는 정황으로
주검이 발견된다
나는 확실히 알았다
전두환의 능력과 배짱을 ,
전두환을 누가 머리 나쁘다고 하나?
결정적 순간의 남자의 머리는 두뇌가 아니고
배짱이란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