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 고교 동창 윤영호를 만났다."
친구 윤영호는 보성군 득량에서 참다래(골드키위) 농사를 짓는 농사꾼인데
그는 약 3만평의 농장을 가진
국내에서 손꼽히는 참다래 대농민(大農民)이고 경영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일기에 더 기술하겠다.
- 걸었던 날 : 2026년 5월 5일(화요일)
- 걸었던 길 : 보성벌교~고흥구간 63코스 (부용교~벌교역~벌교대교~죽암방조제~팔영농협 망주지소)
- 걸었던 거리 : 21km.(32,000보.5시간)
- 누계거리 : 947.1km
- 글을 쓴 날 : 2026년 5월 6일.(수요일)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되는 벌교 꼬막거리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오늘은 이곳에서 고흥군 팔영농협 망주지소까지 21km를 걸었다.
이른 아침 벌교읍 꼬막거리는 한가했다.
그리고 벌교천 소화다리 부용교로 갔다.
벌교천은 썰물시간이어서 물이 빠져 실개천 모습이고 갯벌의 진흙이 드러나 있엇다.
부용교옆 안내 현판에 은어가 올라 온다는 현판 설명이 있으나
1급수에서 사는 은어가 지금도 올라올까 의문스러웠다.
소화다리 입구에서 시비(詩碑)의 글을 읽는다.
흘러가는 구름도 스쳐가는 바람도
차마 볼 수 없었으리라
이유없이 도륙당한
몸 서리친 죽음앞에
하늘도 땅도 통곡해 버린 그 날
난간없는 다리에서
뻥 똟린 가슴으로 토 해낸
네 애비들의 단발마도
듣지 못했으리라.
~~생략
(훗날 벌교 읍장으로 근무하신 김수송님의 시(詩)
금융조합 건물
목공소의 노(老) 장인은 지금도 작품을 만들고 있었고
보성여관 건물
벌교역
홍교다리를 건너 태백산맥 문학길을 따라 보성여관과 금융조합,목공소 그리고 벌교역을 지났다.
100여년전의 근대 도시 건물이 그대로 있어 소설속의 마을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벌교읍 골목길은 소설 태백산맥의 문학 기행길이다.
벌교는 다리가 세워지기전 땟목을 엮어 만든 다리로 마을 앞 하천을 건너 다녔는데
이 다리에서 벌교(筏橋)라는 지명이 유래했다.(현판글 참조)
갯벌위 갈대 밭 생태 탐방로는 여러 갈래로 설치되어 있었고
우리는 벌교대교 방향으로 한참 동안 걸엇다.
5월의 햇살은 부드러웠고 바람은 잔잔했으며 하늘은 맑았다.
나는 이런 길이라면 한 없이 걸을 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나 앞서 걷는 한 부부님 외에 걷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그래서 생태 갈대숲 탐방로가 아까웠고 신선한 이 자연을 우리만 걷고 자유를 느끼기에 미안했다.
그렇게 벌교 갯벌 탐방로까지 5km쯤을 걷고 아내 일행은 부용교로 되돌아 갔으며
나는 벌교 대교 방향으로 계속 걸엇다.
갯벌은 어느새 바닷물이 스며들듯 시나브로 서서히 밀려 들어 오고 있다.
밖으로 드러난 갯벌은 햇살에 마르다가
밀려 오는 바닷물에 잠기면 다시 갯벌의 생명체들이 활기를 띨것이며
바다와 갯벌의 온갓 생명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칠게와 농게도 생태계 사슬속에서 한 주역으로 살아 갈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짱뚱어가 팔딱거리는 갯벌지역을 지난다.
일광욕 하러 나온 짱둥어는 나의 발자국 소리에 재빠르게 갯뻘속으로 숨는다.
짱뚱어를 잡는 전문가는 후려치기 낚시로 짱뚱어를 잡는 다는데
저렇게 빨리 숨는 짱뚱어를 어떻게 잡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보성 벌교 갯벌은 생태계을 보호하는 전라남도 도립공원 지역이엇다(현판 참조)
해안가 죽암리 415카페에 들어 갔다.
3시간째 걸엇으니 다리도 뻐근하고 허기도 있었다.
배낭에 찐 감자가 있엇고 간식거리 빵도 있엇는데 먹지 않고 걸었다가 이제는 쉬어 가고 싶엇다.
카페는 낮은 한옥인데 내부의 나무 기둥만 남기고 모두 털어 내어 지붕만 남은 한옥 카페이다.
어떤 여사님이 좋아하는 한옥 내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스 아메리카 한잔을 주문해서 배낭의 찐감자 두개를 먹으며
핸드폰의 카톡이나 문자들을 정리했다.
30여분 쉬었다가 나서면서 카페 사장님에게 근처의 맛집 식당을 묻고
수문식당을 추천 안내 받았다.
수문식당은 카페에서 2km 정도 떨어진 해물요리 전문식당인데
수년전 식객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 맛집 프로에 나온 식당이다.
백반기행 프로는 허름한 동내나 시골의 진솔한 밥상을 찾아가는 프로이고
오래된 전통적인 식당이 대부분이며 나름 음식맛과 음식의 멋이 있는 노포들이 많은데
오늘 수문식당이 딱 그렇다.
식당에 들어서니 모든 식탁에 사람들이 자리를 하고 있어 빈자리가 없다.
잠시 기다렸다가 음식 빈그릇을 치우기도 전에 자리를 잡았고
낚지 탕탕이와 생선구이를 주문하고 행복한 점심과 막걸리 한병을 비웠다.
특별한 반찬과 음식은 아니지만 농촌 현지에서 생산한 밑반찬과
이곳 바다에서 잡아낸 낚지와 생선구이여서 더 맛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음식은 뮈니뮈니 해도 신토불이(身土不二)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암튼 맛난 점심이엇다.
수문식당에서 점심을 먹은후 남은 3km 구간를 더 걸어
고흥 팔영농협 망주지소에 도착하여 남파랑길63코스를 마쳤다.
오늘처럼 가벼운 컨디션이면 오후 시간에 64번코스 12km를
더 걸을 수 있을것 같았으나 무리하게 긴 거리의 진행은 자제하기로 했었기에
여기에서 오늘의 트래킹을 마친다.
귀가를 서두르면서 보성군 득량면에서 참다래(골드키위) 농사를 짓고 사는
친구 윤영호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그는 여수 낭도에 바람쐬러 나갔다고 했고 나는 보성 다향축제장에 들렀다가 광주로 간다고 했다.
그런데 30여분후 득량면 마을에서 만나자고 한다.
나는 서둘러 득량면 소제지로 향했고 잠시후 우르릉 소리를 내며
멋진 바이크(대형 오토바이) 한대가 내차 옆에 멈춘다.
친구 윤영호였다.
그는 3만평 정도의 참다래 과수원을 경영하며 취미로 시작한 바이크 타기를
십년 넘게 즐기고 있다고 했다.
자기 중심의 열정을 가진 멋진 중년이다.
나는 단 몇평의 텃밭 농사도 힘이 들엇다.
그런데 3만평의 다래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것도 놀라웠는데
평범하지 않은 바이크타기를 타는 모습은 충격이고 흥미로웠다.
이 친구의 참다래농장 규모는 국내에서 손에 꼽는 규모라고 했다.
그는 젊은 시절 축산업도 했고 도시로 나가 건설업도 했었지만
시골이 좋아서 다시 고향으로 귀농을 했고 마침내 지금의 농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간 걸어 왔던 길은 고난과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이지만
이제는 모든것을 극복하고 더 큰 농장을 꿈꾸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우리는 중식당에 들어가서 소주 두병을 마시며 이야기 했고
보성군 득량만 해안을 걸을 때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나의 책 "백두대간 산행일기"를 주고 헤어졌다.
그는 내가 걷는것에 놀라워하기도 했었지만
고향을 지키며 대농(大農)을 이루고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취미를 즐기고 사는 모습은 휠씬 좋아 보였다.
영호 친구야!
바이크타기는 늘 조심하시고
두어달후 또 만나면 보성탁주 마시면서
더 이야기 나누어 보세!
2026년 5월 5일 걷고
2026년 5월 6일 저녁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