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돈 되는 장사만 투자 ‘눈살’
- 김해관광유통단지 아울렛ㆍ워터파크 집중… 호텔ㆍ콘도 등 외면
김해관광유통단지가 당초 목적과 달리 체류형 시설 건립은 하세월이다.
경남도와 롯데는 유통환경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996년부터 공동투자사업으로 김해시 신문동에 87만 8천㎡(26만 5천평) 규모의 관광유통단지를 조성했다.
양측이 사업 시행협약을 체결한 지 17년만인 지난해 7월 투자비 지분 정산까지 마무리했지만 호텔과 콘도미니엄, 스포츠센터 등 체류형 시설의 건립은 아직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롯데는 아웃렛과 워터파크 등 소위 ‘돈되는’ 상업시설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모양세여서 지역여론이 곱지 않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의 경우 증축 이전이나 이후나 업계 매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워터파크는 지난 5월 30일 개장 이후 45일간 누계 이용객이 15만 명에 달했으며 올여름 성수기 평일 이용객 1만 명, 휴일 2만 명에 육박했다.
통계청(2012년)과 김해시(2013년) 자료는 롯데가 관광유통단지를 조성하면서 상업시설을 과다하게 배정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전국의 상업지역 비율이 7.6%, 김해가 7.7%이지만 장유지역은 15.8%로 2배에 달한다. 물류단지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물론 관광유통단지 조성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유통시장의 선진화, 제품가격의 인하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부인할 수 없다.
관광유통단지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현재 가동 중인 아웃렛(9만 8천㎡), 워터파크(12만 2천㎡), 물류센터(5만 7천㎡), 농수산물센터(6만 7천㎡) 외에도 호텔(4만 8천㎡)을 비롯해 콘도미니엄 및 교육문화시설(2만 9천㎡), 테마파크(12만 1천㎡), 스포츠센터(2만㎡)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1조 2천707억 원이다. 기반 조성에 2천926억 원(경남도 811억 원, 롯데 2천115억 원), 롯데가 부담하는 상업시설 조성에 9천781억 원 등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경남도와 롯데는 1996년 10월 협약을 체결하고 1998년 1월 착공했다. 이후 8년 뒤인 2005년 12월 농산물종합유통센터가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이어 2008년 12월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물류센터가 개장했다. 2010년 12월부터 양측의 평지부 지분정산 협의가 계속됐고 2013년 7월 총 감정가액 7천819억 원 중 경남도가 38%인 2천883억 원, 롯데가 62%인 4천936억 원으로 나눴다.
그 사이 롯데는 아웃렛을 대폭 증축해 2013년 6월 재개장했으며 올 5월 국내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를 개장했다.
이처럼 롯데가 호텔, 스포츠센터 등 지원시설보다는 아웃렛, 워터파크 등 상업시설 건립에 치중하면서 이용객들조차 체류형 시설의 건립을 요구할 정도다.
울산에 사는 주부 오모(42ㆍ명촌동) 씨는 “가족들과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고 아웃렛에서 쇼핑도 할 겸 부근의 숙박시설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며 “이동거리 등을 감안할 때 당일 코스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도민들 역시 이러한 지적들을 하고 있다.
하모(39ㆍ진주시) 씨는 “김해관광유통단지하면 물놀이와 쇼핑이 주인데 이곳으로 올여름 휴가계획을 세우려다 숙박이 마땅찮아 다른 곳으로 정했다”며 “부대시설이 아직 부족해 타 지역 관광객들이 머물다 가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장유 등 김해시민들 역시 단지 내 나머지 시설의 조속한 개장을 바라고 있다.
박모(41ㆍ장유2동) 씨는 “인구 13만 명이 넘는 장유권 주민들도 호텔과 스포츠센터 등 제대로 된 편의시설을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많다”며 “(롯데가) 이윤만 추구할게 아니라 먼 미래를 보고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허모(43ㆍ장유1동) 씨는 “관광유통단지가 제대로 개발되면 이용객들이 장유권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권역 내 상권들도 덩달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유권은 주민들 입장에서 관광유통단지 조성으로 인한 교통체증 등의 불편을 감내해야 해 관광유통단지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물류법상 유통단지 조성 이후 3년 이내 상부시설을 착공하도록 돼 있다”며 “현재 콘도미니엄이나 종업원 숙소 등을 짓는 설계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유통단지 부지 조성이 지난해 9월 완료됐으므로 2016년 8월까지는 나머지 시설 건립에 착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롯데 측은 테마파크, 호텔 등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자체 분석한 시설은 용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매일신문 2014년 08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