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 지고 남는 것은 사진과 추억뿐 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진을 많이 찍나 보다.
항상 여행 준비하면서는 욕심을 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다가 막상 출발하기 며칠 전에는 이번에도 편안하게 쉬러 가는 거니까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자라고 식구들과 약속을 한다. 그래 야자수 그늘 아래서 편하게 누워 책도 읽고, 졸리면 자고, 열대 과일을 갈아서 만든 주스도 옆에 놓고 마시는 그런 휴가를 말이다.
이일라를 다녀왔으니 이 번에는 SM을 가봐야지. 이번에는 택시비를 후려친다. 미터요금 + 50페소 그래 승객이 5명 그럼 50페소 추가 OK





SM은 비교적 젊은 사람들 분위기다. 이일라는 좀 부유해 보이는데 여기는 그래도 좀 서민적이다. 여기 저기 기웃대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나 보다. 그런데 부동산 사무실에서 전단을 내민다. 나는 관광객이다. 이런거 줘 봐야 소용없다. 그래도 한번 보란다. 우리네 타운하우스 형태다. 호기심이 발동한다. 나는 외국인인데 이것을 소유할 수 있냐? 문제 없단다. 그럼 가격은 우리 돈으로 일억오천정도. 어떻게 내가 이것을 소유 할 수가 있냐? 그건 상담을 해야 한단다. 그래 그럼 바이바이다.
여기저기 기웃대다 보니 공주님들이 인터넷에서 찾은 사이사키는 다른 사람들도 많이 갈 테니까 우리가 외관을 보고 한번 찍어 보자 하고 찾아간 곳이 상해탄(上海灘-영어로는 shanghai bay)이라는 중국 음식점이다. 후루츠쥬스 피쳐, 카레볶음밥, 딤섬 몇 종류, 메뉴에 반가운 beef kimchi steamed rice가 있어 얼른 시켰다. 그런데 이 음식이 김치는 없고 엷은 소고기 편육을 간장소스와 굴 소스에 조린 것이 밥과 함께 나오네. 왜 메뉴에는 김치라고 하고 김치는 어디갔냐 하니까 대답이 걸작이다. 소고기를 김치와 같이 엷게 편육으로 만들어서 김치라는 명칭을 사용한 거란다. 그래 너 김치가 무었인지 아냐 그러니까 김치가 무었인지 잘 모른단다. 황당. 싱가폴에서 너무 맞있게 먹었던 번이라는 빵이 여기도 있네 그럼 먹어야지 그런데 이게 싱가폴에서 먹든 것과 완전히 다르다. 싱가폴 번은 기름에 살짝 튀겨서 갈색이 돌았는데, 허연 빵이 싱가폴 것 보다 4배는 커 보인다. 시켰으니까 먹어야지…. 이 놈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달콤하면서 부드럽다 이 식당에 들어 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시켜 먹고 860페소 정도 나왔다. 식사대를 계산하는데 너무 싸서 믿어지지 않는다. 물론 맛도 좋다. 음식 재료도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 것 같다.
cebu에서 먹은 번
세부에 가시는 분들 입맛이 없고 한국은 좀 그렇고 하시는 분들은 한 번 드셔 보십시요. 이렇게 쓰고 나니 꼭 그 식당에서 뇌물을 먹은 것 같다. 절대 어떠한 추가 무료 제공이 없었음. 한국 사람들이 거의 방문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은 종업원들이 우리 가족을 실끔실끔 쳐다 보며 신기해했으니까 말이다. SM에 있는 더바디샵에서 티트리오일을 하나 샀다. 여드름에 좋다나. 국내 보다는 조금 저렴한 것 같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택시 운전사와 흥정 미터 + 50페소 . 이젠 현지인이 다 된 느낌이다. 그런데 말을 붙여도 이 친구가 대답을 안하고 자꾸 다른 말을 한다. 그리고 또 대답을 하지 않는다. 출발해서 20분쯤 왔는데 자기는 CBC를 모른단다. 마리바고만 알고 이런 불상사가 있나. 기구한 팔자다. 차를 탓는데 그럼 어쩌란 말이냐. 그럼 코스타벨라는 아냐 그러니까 거기는 안단다. 그 옆에 있다. 그래도 모른단다. 그래 탐블리웨스트와 붙어 있다. 이건 완전히 코미디다. 어느 코미디언 대사처럼 “뭔 말인지 알아” 탐블리는 거기는 뭔 말 인지 안단다. 내리는데 기사 왈 영어가 서툴러서 대답을 안했다나 뭐라나…. 필리핀 사람들은 다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설사가 시작되었다. 먹는 대로 정직하게 배출을 한다. 정로환도 소용없다. 그래도 버텨야지 어쩔 수 있나. 왕비 마마와 공주님 왕자님은 참 잘도 먹는다. 나는 잘 못 먹는데 …. 얄밉다. 설사의 원인을 분석했다. 직업은 못 속인다. 그래 리조트에서 준 물이다. 이걸 미네랄 워터라고 생각하고 먹은 내가 잘못이지. 정수된 물을 보틀에 담아서 준 것을 미네랄 워터라고 먹었으니 가뜩이나 민감한 내 장이 견딜 수가 있었냐…. 서울시 수도물을 투명 용기에 넣어 보급하는 그런 형태의 물이다.
역시 외국에 나가면 검증된 물을 먹어야 하는데


수영장에서 노는 아들을 쫓아 다니느라 하루 종일 고생했다. 물에 들어가더니 나올 생각을 않는다. 왕비 마마는 선탠 하신다고 저 멀리 햇볕이 잘 드는 쪽으로 가서 누우신다. 오일 발라 드리고 주변에 물 뿌려 드리고 마당쇠가 따로 없다. 옆에 있는 이태리 아빠도 나와 똑같다. 하루 종일 아이 셋을 혼자 돌본다. 미국의 농담이 생각 난다. 미국에서 제일 대접을 받는 사람이 여자, 다음으로 아이, 장애인, 그 다음이 애완동물 남자는 ….. 개만도 못한 존재 슬프다. 아들 낳았다고 좋아해야 하나.
왕비 마마께서는 끊임없는 식욕을 자랑하신다. 그러고 나서는 한국가서 운동해서 빼야지 하신다. charcoal grill에서도 참 잘잡수신다. 세사님 필리핀에서 굴은 일년내내 드셔도 괜찬습니다. 여름이 있는 국가에서는 하절기에 패류가 독소가 있는 먹이를 먹어서 문제가 되는데 세부는 바닷물의 염도가 높아서 그런 염려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게맛살은 게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명태와 같은 흰살 어류로 만드니까 세부의 게값 안 올라 갈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요
첫댓글 가족여행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잼나게 놀아주면 것 또한 기쁨이지요...저도 이번 세부여행이 너무 좋았습니다.
고지완 선생님 후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행복한 가족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항상 부인을 챙겨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전 항상 제가 배불러야 우리집사람 신경쓴다고 매일 구박만 듣는데,,,ㅋㅋㅋ
우와... 간만에 보는 세부의 물고기와 산호들이네요... 보고싶어라.~~~~
영감님 세사님 금년 여름 휴가는 두분 덕분에 무척 즐거웠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고.. 잘다녀오셔서 저희도 너무 기분좋습니다^^
상해탄(上海灘-영어로는 shanghai bay)이라는 중국 음식점 체크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많이 올리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