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고생대 문(蚊)씨
10여년전 한창 산악회 활동을 할때 중국 운남성 지역을 거쳐가다 서산용문에서 드넓은 운남호를 내려다 보며 그 웅장함에 감탄했다.
그런데 놀란건 또 한가지가 더 있었다. 그 아름다운 호수가에는 호화스러운 별장들이 즐비하게 서있었다.
우리들은 저런 곳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부러워 하였는데,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호수물이 고여있어 수 많은 모기떼 때문에 사람이 도저히 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모기가 많으면...부자들의 집이겠지만 많은 돈이 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안타깝고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여름이 되면 제일 귀찮은게 태풍과 모기다. 태풍은 너무 큰 재앙이어서 원망만 할뿐이고, 작은 모기에게 당하면 정말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기는 중생대때부터 생존했고, 파리, 바퀴벌레와 같이 3총사 천하무적이다.
한자 표기는 모기 문(蚊)자이다. 바다의 문어(文魚)와 함께 유일하게 이름에 문(文)자 들어간 동물이란다.
지가 뭔 양반이라고 감히 글월 문(文)을...그런데 모기는 양반이라 하였다. 창문밖에 점잔게 있다가 조용히 들어와 낮에는 쉬고, 밤에 그것도 앵~하고 예고하며 접근해서 그렇다나...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모기 종류는 57종이고, 대표적인 것이 '빨간집 모기'인데, 겨울엔 알의 상태로 유지되다가 따뜻해지면 부화되어 9도 이상이 되면 날고, 13도 이상이 되면 흡혈이 가능해진다는게 전문가의 말이다.
모기로 사망하는 사람 수는 세계적으로 연간 70만명이고, 그중 50만명이 말라리아, 나머지가 댕기열 등이다.
인간에 가장 많은 피해를 저지른 모기, 장차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사망피해 지역이 확산될 것 같다.
올해들어 벌써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 수가 없다.
수컷 모기는 식물의 즙, 암컷은 꿀과 이슬을 주로 먹는데, 산란기 암컷이 단백질 섭취가 모자라면 사람들이나 동물의 피를 빤다고 한다.
모기는 후각이 뛰어나 20m 밖까지 감지하여 발냄새, 땀냄새 등을 잘맡고, 호흡양이 많거나 분비물이 많은 어린이의 얼굴을 우선 공격한다.
모기가 선호하는 색상은 검정, 빨강, 초록색이고, 싫어하는 색은 흰색과 노랑색이다. 향수, 화장품 냄새도 좋아한다.
음파에 의한 퇴치효과는 거의 없고, 술을 마시거나 벽쪽에 붙어자면 더 잘 물리는 편이다.
아파트에도 엘리베이트나 계단을 따라 20층 가까이 높게 올라오고, 배수관, 망충망 틈새, 목욕탕 환풍기, 세면대 등도 그들의 통로다. 그걸 범죄로 따지자면 주거침입에 재물손괴죄라고나 할까?
모치퇴치법에 대한 썰들이 많으나 모기만 30년 넘게 연구한 학자도 별수 없더란다. 인간보다 많은 역사를 가진 모기 가라사대 "국가에는 평생 고혈을 빨리면서 그깟 피한모금 쬐끔 빤걸갖고..."
문(蚊)씨가 싫어하는 식물로는 구문초, 야래향, 라번더향(허브), 박하, 쑥, 마늘과 양파의 향이 있고, 맥주 + 구강청정제, 식초 + 계피 등으로 퇴취제를 만드는 방법도 있으나 일시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 편이다.
참! 모기 소리날때 갑자기 불을 켜면 시력이 어두워 도망을 못가고 가까운 벽에 앉으니 현행범으로 체포하면 된다.
옛말엔 '처서가 지나면 모기의 입이 삐툴어진다'는데, 요즘은 연중 건재하다.
그래도 보다 확실한 방법은 에어컨과 선풍기에 의한 퇴치이고, 잠잘때엔 모기장을 치고 자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이 많이 물려본 경험자의 생각이다.
'지겨운 모기, 에프킬라 맞고 고이 잠드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