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에서 무르익은 미주학당의 인연
저는 일 년에 한번 정도 고향 진주를 성묘차 찾는 길에 시간이 있으면 진주 남강변에 자리한 인연(因緣)이란 비석을 찾습니다. 이 비는 서부경남의 명필 은초 정명수선생의 글씨로서 글씨 자체의 감상도 있지만 이곳에 앉아 조용히 흐르는 남강으로 보노라면 인생만사가 인(因)과 연(緣)의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기독교나 불교의 신앙인은 아니지만 인간이나 만물 전부가 인(因)이라는 원인을 제공하고 연(緣)이라는 결과에 따라서 즐거움과 슬픔 행복과 불행의 소산(所産)으로 희비(喜悲)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기는 좋은 인연되기를 바라지만 그 속에는 좋은 인연도 나쁜 만남도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의 섭리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보통 임종 때 후회하는 것이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인간관계를 게을리 하여 부부 가족 친구 사회의 모든 만남의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아쉬움을 눈물로 후회 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노력과 선택으로만 이루어 질수 없이 나도 모르는 어떤 힘에 의하여 이루어진 만남으로 여러 갈래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역사 속에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여러 모습으로 바라 볼수 있습니다.
아테네의 귀족 청년 플라톤은 심하게 못생기고 가난한 소크라테스를 만난후로 그에 반해 문학의 길로 인생을 바꾼 만남,
단테가 9살 때 8살이었던 베아트리체를 보고 사랑에 빠져 “그때부터 내 사랑이 내 영혼을 완전히 압도했네”라고 표현했던 만남,
무언(無言) 속에서 인생의 진실을 말하는 부처님의 마음을 전하는 염화미소(捻華微笑)를 알아차린 가섭이 부처님의 제 1제자가 된 가섭과 부처님 만남,
갈릴리 호수에서 어부노릇을 하며 부자가 된 베드로가 “ 물고기를 잡지 말고 사람을 낚으라. 는 예수님의 말 한마디에 인생을 바꾼 예수님과 베드로의 만남,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한신장군이 건국후 오히려 유방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유명한 말의 근원인
토끼를 잡고 나니 필요 없는 개를 삶고(狡兎死走狗烹-교토사주구팽)
나는 새가 없어지니 활은 창고에 들어가고(飛鳥盡良弓藏-비조진양궁장)
적국이 없어지니 충신도 망한다(敵國破謀臣亡-적국파모신망)
는 말을 남긴 한신과 유방의 만남,
그리스 신화에 트로이 전장으로 가면서 영웅 오딧세이가 자기의 아들을 친구 멘토에게 부탁하고 멘토는 오딧세이 아들을 훌륭히 키워 영원한 친구의 표상이 된 오딧세이와 멘토,
중국 제(齊)나라에서, 포숙은 자본을 대고 관중은 경영을 담당하여 동업하였으나, 관중이 이익금을 혼자 독차지하였는데도, 포숙은 관중의 집안이 가난한 탓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하였고, 함께 전쟁에 나아가서는 관중이 3번이나 도망을 하였는데도, 포숙은 그를 비겁자라 생각하지 않고 그에게는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그를 변명하여
친구의 대명 사가된 관중과 포숙의 만남,
장개석과 손문, 이성계와 정도전, 유성룡과 이순신,
가까이로는 박정희와 김종필의 만남이 있습니다.
지식은 없으면서 오직 조국 독립을 위해 열변을 토하는 남강 이승훈 선생에 감동하여 남쪽 통영의 한 청년이 평양 오산학교에 입학하여 한국근대 기독교의 한 지평을 이룬 주기철 목사와 남강 이승훈의 만남,
삼고초려(三顧草廬)로 촉나라를 건국한 의리의 표본인 유비와 제갈공명의 만남,
학문적으로 공자와 안회, 퇴계와 율곡,
사랑으로 인연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황진이와 서화담,
홍랑과 최경창의 만남,
에로이카로 유명한 나폴레옹과 베토벤의 우정의 만남,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애국의 잔 다르크와 샤를 7세의 만남,
요즘 SBS에서 절찬리에 방송되는 “왕과나” 는 내시(內侍) 김처선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주연은 아니지만 여기서 청상과부로 한이 맺힌 성종의 어머니 인수대비와 훗날 연산군의 어머니가된 페비 윤씨가 만납니다. 역사는 폐비 윤씨의 원한으로 갑자사화가 일어 낫다고 기록되고 있지만 실제 원인은 시어머니 인수대비와 며느리 폐비 윤씨의 갈등으로 여기에 당파가 개재되어 일어난 비극입니다. 인수대비와 폐비 윤씨의 만남 !
만남의 인연은 이처럼 영웅이나 학문 사랑과 종교를 범인과 귀인을 막론하고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 미주학당이 “미주학교”를 매개로 친구가 된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인연의 소산입니다. 그 많은 서울의 사람들 중에서 500여명의 미주학교 학생들 중에서 20여명의 411-2 교실 학생들 중에서 “미주학당”의 만남은 의미 있고 또 소중합니다.
이제 남은 일은 우리의 만남의 인(因)을 좋은 친구로서의 연(緣)으로 꽃을 피워 2007년의 가을 결실(結實)이 미주학당의 머리위에 영원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입니다.
미주학당이 가장 좋은 모임이라고 정성을 모으면 개개인의 또 다른 모임도 모두 아름다운 모임이 되어 우리의 남은 세월이 더 풍요로워 질것입니다.
-농월-
첫댓글 육남씨 정말 오랜만에 얼굴보내,,반가우이 서울 모임은 참석 못해도 여러분의 사진과 소식은 접해요..건강들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