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지 않는 자연, 슬로시티의 섬 완도 청산도.
(전남 완도군에 속한 섬이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다.)
다음 불 로그:-kims1192@
인천-제주 간 여객 화물선 세월號 침몰사건이 발생한지도 벌써 열흘째다.
476명의 탑승자 중 174명만 구조 된 채 사망자수가 182명에 이르며,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 수가 120명이나 된다는 보도다.
“부디 살아와 줘 기다릴 깨”라는 온 국민들의 마음은 간절하지만 현실적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답답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것은 어찌 할 수가 없다.
피해자 중에는 아직 피어 보지도 못한 어린 꽃들인 안산 단원高 수학여행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니 애통하고 먹먹한 마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TV에서도 웃음이 사라졌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고 뉴스특보와 웃음기 없는 프로로 편성하고 있다.
교육부가 안전 문제로 1학기 각 급 학교 수학여행을 전면 중지시켰다한다.
차가운 바닷물에 갇혀 있을 단원高 학생과 고통 받는 가족을 생각한 조치이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 그걸 하늘로 알고 /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 쇠 항아리. / 그걸 하늘로 알고 /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 네 마음속 구름 / 찢어라, 사람들아 /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중략)-
연민을 / 알리라 / 차마 삼가서 / 발걸음도 조심 /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 아, 엄숙한 세상을 / 서럽게 / 눈물 흘려 / 살아가리라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詩人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에서)
최근 날이 따뜻해지면서 자전거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전거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행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나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을 하나씩 버려
자유를 얻어 가는 여정(旅程)이라고 하는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여행은 버리기 위해 떠나는 것, 이질적 공간서 자유를 느끼는 것이라는 뜻이다.
여행이 꼭 신나고 좋아야만 한다는 기대도 버리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오늘은 외로움에 사무쳐 더욱 처연해 보인다는 아름다운 섬.
청산도(靑山島)를 여행하기로 했다.
날씨는 맑고 좋았지만 예상 했던 데로 양동매씨들이 전원 불참했다.
고맙게도 나봉금씨 혼자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
총무가 대기회원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참여를 권고했고 예약대기 중이던
회원들이 자리를 메꿔 줘 오늘도 43명의 회원들이 청산도 여행에 참여했다.
완도港에서 11시에 출발하는 배편을 맞추기 위해 산행버스는 완도를 향해 떠났다.
완도는 4월 11일-5월 11일까지 한 달간 해조류박람회가 열리고 있기에 교통이
혼잡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유로웠다.
세월호사건 여파로 완도여객선터미널의 매표와 출입자 통제가 강화되고 있었다.
신안패리 5호 여객화물선에도 구명용 간이 보트가 새것으로 준비되었고,
차량 적재 칸에도 도선차량들이 바퀴고정용 고일 목을 하고 있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지만 많은 개선점이 눈에 띈다.
회원들은 모두 3층 선상으로 올라가 “골프소녀”가 사비(私費)로 준비해 온
광어회에다 포도주를 곁들여 푸른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낭만을 느끼기도 했다.
고맙습니다. “골프소녀”님!
오전 11시 45분 쯤 청산도 도청港에 배가 도착했다.
청산도(靑山島)는
전남 완도군에 속한 섬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며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에 지정되었다.
섬의 최고봉은 남쪽에 있는 매봉산(384m)이며 북쪽의 대봉산(379m)은
두 번째로 높다.
완도에서는 남쪽으로 19km 떨어져 있으며 뱃길로는 45분이 소요된다.
공기가 맑고 산과 바다가 푸르러서 청산(靑山)이라고 불렀으며
한때는 신선이 살고 있는 섬이라고 하여 선산(仙山)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고인돌이 남아 있어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것으로 추측되나
남해안에 왜구의 출몰이 잦아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남아 있는 기록으로는,
선조 41년 조선시대 처음으로 사람들이 청산島에 정착했으며
숙종 7년에는 수군만호진(水軍萬戶鎭)이 설치되어 군사적 요충지로 역할을 하였다.
고종 3년에는 청산島에 당리진(堂里鎭)이 설치되어
강진, 해남, 완도 일대를 관장하기도 했다.
1981년 12월 23일에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60년대 청산도 일대에서 고등어와 삼치가 많이 잡혀 파시(波市)가 열렸으며
어업전진기지 역할을 하였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관광명소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KBS 드라마 “봄의 왈츠”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4월이 되면 섬의 들판을 뒤덮는 유채꽃과 청 보리로 유명하다.
옛 조상들의 문화와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음을 인정받아
담양 창평, 장흥 유치, 신안 증도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에 지정되었다.
때 묻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맑은 물과 푸른 바다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느림을 통해 행복을 일깨워 주는 섬, 슬로시티 청산도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대청港에서 출발:-
권덕里 -말 탄 바위 -범 바위 -보적山 -고성山 -대선山 -도청港으로 돌아오는
코스였지만 회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기 취향에 맞는 길을 걸어갔다.
청산島는 슬로 길과 등산路로 구분되어있다.
슬로 길은 1코스에서 11코스까지 있으며 등산로는 1코스에서 3코스까지 있다.
등산로 제1코스인 도청里에서 선음약수터 -대선산 -고성山 -동부재 -보적산
-범 바위 -권덕里 길이 총9km (4시간 30분소요)로 제일 먼 코스다.
산행1진은 산행코스대로 떠났고,
청산도 투어버스를 타고 떠나는 회원들도 있고,
슬로 길을 따라 해안 길을 걷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었다.
청산島를 떠나는 배 시간이 오후 4시여서 산행하는데 시간이 촉박하기도 했다.
나는 걸어서 도락里에 들려 서편제영화촬영지, 봄의 왈츠촬영장, 여인의 향기
촬영지를 구경했고 투어버스를 타고 관광을 하기로 했다.
푸른 바다, 푸른 산, 구돌 장 논, 돌담장, 슬로길 등 느림의 풍경이 가득한 섬이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청산도 역사문화자료가 가장 많이 모여 고인돌 길은 당리를 감싸 안은 청산진성,
고인돌, 하마비, 초분 등 청산도의 오랜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구들장을 놓듯 쌓아 바닥을 만든 뒤, 그 위에 다시 흙을 부어 논을 일군
구들장 논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되었고,
세계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상서里와 동촌里를 지나는 길로 마을 전체가 돌담으로 이루어져있는 돌담마을
청산島는 어디를 보아도 돌 뿐이다.
신흥里 풀등해수욕장, 진산里갯돌해수욕장을 지나 해송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지리청송해변도 보았다.
청산중학교에서 도청港까지 이르는 골목길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어 붙여진
“미로길”은 길을 찾는 재미와 소소한 일상을 만날 수 있었다.
미로길 사진전시관에 들려 작품을 감상하기도 했다.
“보리피리 불며 / 봄 언덕 / 고향 그리워 / 필-ㄹ 닐니리.”
노란 유채꽃과 청 보리밭이 시골 정취를 더해준다.
범 바위와 보적산 산행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처음 가본 청산島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섬이며 소박하고 정감 있는 공간에 머물 수 있어 좋았다.
속도에 짓눌린 현대인에게 “느림”이란 화두(話頭)를 던진 곳이었다.
오후 3시 30분에 산행 겸 걷기운동을 끝내고 도청港 부두에 도착했다.
오늘 하산 주는 신지대교 옆 빈터에서 찰밥과 생두부로 술 한 잔씩을 했다.
모처럼만에 참여해 준 서방 미녀5인방 너무너무 고맙고,
이제 산행에 맛 들인 막내 “샤방샤방” 좋은 일만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어려운 마음으로 산행에 참여해주신 43명의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2014넌 4월 25일)
첫댓글 느림의 미학, 때 묻지 않은 섬, 새색시 얼굴처럼 해맑은 마을,
하늘도,바다도, 산도, 내 마음도 온통 푸른빛깔, 청산에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