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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님들의 기억을 더듬코져 영화 줄거리를 간추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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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곳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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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 묻혀 있는 소리를 찾아다니는 남자가 있다. 언젠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소리 담는 일을 하는 상우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젊은 시절 상처한 아버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상우는 강릉 라디오 방송국에서 아나운서 겸 프로듀서로 일하는 은수와 그녀의 프로그램을 위한 녹음여행을 하게 된다. 빨간 목도리를 한 유난히 하얀 얼굴의 은수와 만난 상우. 바람이 불고 있는 대나무 숲에서 조금 거리를 둔 채로 , 각자 마이크를 들고 있던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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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와 은수가 풍경소리를 담으러 간 산사에 밤이 찾아오고 눈이 내린다. 야심한 밤에 상우를 깨워서 그 순간을 담는 은수, 하얗고 포근하게 내리는 눈과 함께 그들 속에 있던 감정들이 소복이 쌓인다. 그러나 계절이 변하고 한적한 해변에서 파도소리를 담는 그들의 사랑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열병 같은 사랑에 빠진 상우와 달리 사랑이라는 감정에 거리를 두고 있던 은수는 시간이 갈수록 상우를 부담스러워 한다. 공기 중에 사라져 버리는 소리는 녹음기에 담아두면 되지만 사랑은 녹음기에 담아둘 수도 없는 노릇.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상우와 은수는 이별하고 재회하면서 점점 사랑하던 시간은 멀어져만 간다. 치매에 걸린 상우 할머니가 자신의 꽃다운 시절과 그 시절에 할아버지만 기억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겐 자신만의 소중하고 추억하고 싶은 시절이 있다.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봄날’이 있고 상우의‘봄날’은 그렇게 사랑하고 잊혀져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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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라디오의 PD로 일하는 은수(이영애)는 사랑을 이미 아는 현실적인 이혼녀, 그리고 녹음기사인 상우(유지태)는 차츰 사랑을 알아가는 연하의 남자로 나온 다. 그 누구와 있더라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듯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에 한발자국씩 다가간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다가온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은 너무나 달랐고,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가 겪었던 사랑의 모습을 느끼고 조금씩 놀래거나, 아파하게 된다. 가슴 깊은 곳으로 파고드는 진정한 일상성의 묘사와 설명하지 않지만 그 상황 그대로를 보여주는 대사는 영화 속에서 상우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가”라고 묻는다. 어린 소년같은, 더 이상은 묻지 않았으면 하는 질문.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모두 이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고, 그리고 어느덧 내 마음에서 떠나가는 사랑 앞에서는 “사랑은 변한다”라고 독하게 말한다. 인간와 인간 사이의 가장 근본적이고도 존재를 뒤흔드는 강한 힘, 그런 사랑이다. 남녀의 사랑은 거창한 논리나 치밀한 인과관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랑은 아주 사소한 이유에서 떠나가고, 잡으려고 몸부림칠수록 멀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허진호 감독은 이런 사랑의 모습을 담백하고 세심하게 그려냈다. 감정의 흐름과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진, 선이 고운 영화 <봄날은 간다>는 지난겨울에 시작해 여름이 절정에 달할 때까지 강원도 일대를 돌며 촬영했다. 자연의 소리를 담는 녹음 여행이 영화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인공의 세트보다는 실재하는 곳에서 영화를 찍어야한다고 결심했기에 영화는 많은 부분 로케이션으로 완성되었다. 허진호 감독은 이렇게 로케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빛도 다르고 공기도 다르기때문”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정성을 다한 작업은 결국 쉽게 찍어낸 영화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갖게 되었다. 감정이 무르익을 때까지, 특별한 NG가 없어도 계속 반복되던 예행연습들은 감독의 눈에만 보이는 공기의 흐름 속에 완벽한 타이밍이 되었을 때 화면에 포착되었다. 그렇게 잡아낸 것이 영화 속의 자연의 소리이다. 다른 영화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정서적인 안정감은 바로 자연의 소리가 연출해낸 촬영장 덕분이고, 어떤 다른 영화에서도 잘 담아내지 못했던 감정의 선이 곱게 담기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겨울날 동해의 항구를 배경으로 시작된 은수와 상우의 사랑은 봄날의 아름다움과 함께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사랑을 피워낸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동해바다를 뒤로 두고 감성과 이성이 적당히 공존하는 사랑, 그러나 그 사랑을 봄날이 가는 것처럼 조금씩 빠져나가 봄날이 갈 무렵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겨울대숲을 흔드는 바람소리, 얼음이 녹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물소리, 새벽 산사의 눈 내리는 바람소리, 풍경소리, 삼척 맹방해수욕장의 파도소리......... 그리고 사랑이 빠져나간 후 남도땅 전남 강진군 대구면 저두리 보리밭........ 모두가 사랑으로 시작되고, 사랑이 찾아오고, 나가는 소리다. 그래서 자연의 소리는‘사랑’이다. 조금은 천박할 것 같은 붉은 치마도 아니고, 바람에 흩날리지 못할 것 같은 파랑 치마도 아닌 연분홍 치마의 그 오묘함. <봄날은 간다>에는 그 오묘함이 여백으로 남아 많은 느낌을 주고 있다. 삼척과 강릉의 푸른 파도는 분명 사랑- 그 희망을~말하고 있으며 산사의 아침과 강원도 산골의 봄이 오는 소리는 애타게 갈구하는 애정 어린 그리움을 잉태시키고 있었다.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 한 곳인들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비경을 가지고 있지만 <봄날은 간다>에 드러난 곳곳의 아름다움은 은수와 상우의 소리채집과‘사랑’으로 더 많은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안개 낀 강릉 어디쯤 해안도로, 그 길에는 지금도 그 사랑이 놓여있을 것이고 남도땅 강진의 보리밭에는 봄을 기다리는 초록의 보리들이 긴 겨울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한번쯤,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현실을 뒤로하고 봄날이 가는 것처럼 떠나보는 일도 작은 행복일 수 있다. 실없는 현실의 기약들을 잠시 잊어버리고 연분홍치마 봄바람에 휘날리는 것처럼 여행을 다녀오는 일도 일상임에는 틀림없지만….
#.맹방해수욕장
맹방해수욕장은 삼척군 제 1의 해수욕장으로 공공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해변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고 해변에는 조개도 많이 묻혀 있어, 간단한 호미나 작은 삽이라도 준비해 간다면 재미있는 조개잡이도 할 수 있고, 해안의 뒤쪽으로는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어 시원한 그늘 밑에서 쉴 수도 있다. 따라서 어린이와 노약자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해수욕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으며 주변에는 초당유원지, 장호유원지 등 관광지들이 있어 잠시 들러 볼 곳도 있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마읍천이 있는 곳에서, 그 내로 흘러 들어오는 민물과 해안의 바닷물이 어우러져 있어 해수욕이 조금 부담스러울 경우 마읍천의 상류 쪽으로 자리를 옮겨 민물에서 시원하게 놀 수도 있다 삼척시의 신라고찰 신흥사 삼척시 근덕면 동막 6리에 있는 신라고찰 신흥사는 경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산사. 함박눈을 맞는 풍경소리를 채집한 곳으로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가 물씬 감돈다. 이 사찰은 통일신라 진성여왕 3년(889년)에 범일국사가 창건하여 지흥사라 한 것을 그 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조선 순조 21년(1821년)에 신흥사로 개칭하였다. 설선당 및 심검당은 사찰에서 현재 요사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로, 설선당은 조선 현종 15년(1674년)에 건립된 ㄴ자형의 목조 건물이며 심검당은 조선 영조 47년(1771년)에 건립된 ㅁ자형의 홑 처마 팔작지붕 양식의 전통 고(古) 가옥이다 회색으로 퇴색한 나무기둥으로 둘러싸인 두 채의 요사채가 세월을 느끼게 한다. 이곳은 고목나무가 우거진 100여 m의 진입로가 운치 있어 일주문 앞에서 걸어가면 더욱 정취가 살아난다. 사찰측은 “공부하는 스님들이 많다”며 여행객들에게 조용히 둘러보기를 당부했다. 신흥사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강화순 할머니 대숲은 영화 속 주인공(유지태,이영애)이 처음으로 소리를 채집한 곳으로 빼곡한 대나무들과 하늘을 가린 대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맑은 햇살,“싸아악~ 싸아악~” 거리는 대숲소리가 인상적이다. 이곳은 동막 6리 전하철(68), 강화순 씨(여ㆍ72) 부부의 집뒤 500여 평의 대숲으로 이들 노부부는 남녀 주인공에게 꽁보리밥을 제공하고 정선아리랑을 부르는 등 영화에 실제 출연, ‘동네스타’가 됐다. 전하철 할아버지는 대숲 소리는 봄과 가을이 평온한 반면 겨울엔 소리가 너무 커 심란하다고 말한다. 산촌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집은 올초 적벽돌 집으로 새 단장했다. 신흥사와 대숲 사이 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집집마다 감과 대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는 등 벌써 만추의 서정이 깃든다. 영화 제목처럼 짧은 만남 뒤 이별을 예고하는 ‘봄날이 가는’ 소리는 근덕면 맹방해수욕장에서 들을 수 있다. 상/하로 나눠져 있는 맹방해수욕장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명사십리 해변을 자랑하는 삼척 제 1의 해수욕장으로 해변에 우거진 송림 또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파도가 다소 세게 밀려들어 바닷물이 닿는 곳은 40~50cm의 모래층이 쌓여있을 정도. 삼척시에서 근덕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마루(한재)의 전망대에서 해수욕장을 바라보면 해변으로 밀려드는 거친 파도소리가 형상화돼 있다. 하얀 모래사장보다 더 흰 파도가 겹겹이 밀려드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의 소리 - 강화순 할머니댁 >
삼척시 근덕면 동막 양리에 있는 자그마한 대숲이다. 이곳에는 강화순 할머니(72 세)와 할아버지 내외가 살고 계신다. 원래는 대나무로 고기잡는 어구(漁具)를 만 들던 공장이 근처에 있어서 대나무를 팔려고 만든 숲이지만 이제는 겨울철이나 폭풍이 불 때 스산한 바람소리가 오히려 무섭다는 곳이 되었다고 하신다. 상우 와 은수는 첫여행으로 이곳 대숲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를 녹음한다. 짙은 녹색숲에 앉아 쏴아..하는 소리를 녹음하고, 할머니댁에서 식사를 할 때 강 화순 할머니는 엑스트라로 영화에 잠깐 출연하기 해, 관객들에게 때묻지 않은 웃 음을 선사한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숲에 앉아 있으면 어느덧 대숲소리에 취 해 자리를 뜰 수 없게 된다. 늦가을로 접어들수록 집 앞뒤의 5-6그루의 감나무 의 감들은 홍시가 되어 간다.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를 지나서 동해시, 삼척시내를 지 나 7번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근덕면 면사무소 소재지가 나온다. 그곳에서 계속 직진해 동막교를 건너서 300여 m 앞에서 427번 지방도(신흥사 4km 표지판)를 따라 우회전해서 3km 정도 가면 오른쪽에 양리교가 있고, 다리를 건너 앞으로 바라 보면 대숲이 있고, 오른쪽에 강화순 할머니댁이 있다.
#.< 산사의 눈내리는 새벽풍경 - 신흥사 >
흔히 신흥사라 하면, 속초시 설악동의 신흥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삼 척시 근덕면에서 촬영되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설선당과 심검당이 좌우로 있 고, 앞에 학소루가 있는 구조이다. 새벽 산사의 소리를 담기 위해 떠난 여행에 서 은수와 상우는 대웅전에서 삼배를 하고, 절 요사채에서 잠을 잔 뒤에 눈내리 는 산사의 새벽풍경을 녹음한다. 원래 신흥사는 동해시 북평동에 있었는데, 조 선 현종때 이곳으로 옮기고, 순조때 부사 이헌규가 중수한 절이다. 대웅전 왼쪽 마당에 백일홍 위에 소나무가 자라는 기이한 형태의 나무가 자라고 있고, 양리분 교에서 일주문을 지나 절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맑은 물소리와 아늑한 숲의 풍경 을 함께 볼 수 있어 좋은 곳이다.
#.찾아가는 길
: 7번 국도에서 427번 지방도로 우회전해서 4km 정도 가면, 오른쪽에 양평교라는 다리가 있고, 건너편에 양리분교가 있다. 그 왼쪽으로 돌아 서 5분 정도 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절이 있다.
#.< 강물소리를 녹음하러 떠나는 길에 듣는 관현악 연주 - 여량 아우라지 >
정선에는 고려말 조선이 들어서자 7명의 현자가 정선군 남면 거칠현동에 은거하 고부터 아리랑이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더불어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 어우러져 조양강을 이루는 여량리에는 아리랑에 얽힌 설화가 있는 처녀상이 있다. 뗏목을 타고 한양까지 갔던 결혼할 남자가 오지않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혹은 시집 가는 날 배로 강을 건너다가 배가 뒤집혀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을 담고 있으며, 오늘도 두 강이 만나 하나의 강이 되는 곳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은수와 상우가 강물소리를 녹음하려고 이곳에 올 때 여고 관현악단이 "사랑의 기 쁨"과 "남행열차"를 연주하던 장면이 여량리의 아우라지 강가이다. 지금은 작고 아름다운 나무다리가 처녀상까지 연결되어 있어 편하게 강을 건너게 되어 있고, 옆에는 돌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아 건너게 되어 있다. 반대편에는 아직도 줄 을 잡아당겨 움직이는 배를 직접 타볼 수도 있다. (왕복 1,000원)
#.찾아가는 길
: 동해시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백복령을 넘어 1시간 30분 정 도 달리면 정선군 북면 면소재지인 여량리에 도착한다. 여량 1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면 오른쪽 아우라지 표지판이 있다.
#.< 이별을 예감하고 떠나는 여행에서의 파도소리 - 맹방해변 >
삼척시내에서 남쪽으로 가는 7번 국도를 타고 한재를 넘자마자 시야에는 아름답 고 긴 해안선이 눈에 들어온다. 길이 약 4km의 맹방해수욕장이다. 바다의 소리 를 녹음하려고 떠나는 여행에서 잠시 영화에 등장한다. 높은 파도에 백사장 끝 은 약간의 경사를 이루는데 그 백사장에 누워 바라보는 푸른 하늘은 영화를 떠 나 여행의 여유와 한가로움에 젖게 한다. 해변뒤에는 해안선만큼 길게 늘어선 푸 른 소나무숲이 있어 여름철 해수욕장으로도 이름을 얻는 곳이지만, 다른 곳보다 는 개발이 덜된 한적한 곳이다. 아직은 철조망으로 가리워져 새벽녘에는 마음대 로 들어갈 수 없는 군사보호지역이기도 하다.
#. 찾아가는길:
삼척시내에서 7번 국도를 타고 한재를 넘어가면 왼쪽에 상맹 방 표지판이 있고, 조금 더 가면 하맹방으로 가는 길이 왼쪽으로 갈라진다. 그 끝으로 가면 마읍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주차장이 있고, 해안가에 자그마한 산 이 있고 백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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