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역벽화응웅가용진교유운(僮陽驛壁畵鷹熊歌用陳敎諭韻)-정몽주(鄭夢周)
동양역 벽에 그린 송골매 양태를 진교유의 운을 빌어 노래하다-정몽주(鄭夢周)
波濤龍騰凌碧虛(파도용등릉벽허) : 물결은 용 승천하듯 하늘에 사무치고 紅旌渡淮風卷舒(홍정도회풍권서) : 붉은 깃발은 회수 건너 바람에 펄럭인다 人言大將受節鉞(인언대장수절월) : 사람들 말하네, 임금의 임명 받은 대장은 許國不復思全軀(허국불복사전구) : 나라 위해 제 몸 생각 않는 법이라 했다 車騎徐驅臨楚岸(차기서구림초안) : 수레와 말 천천히 몰아 초나라 언덕으로 가고 雷霆已殷齊東隅(뇌정이은제동우) : 천둥은 이미 제동에까지 울리는구나 猛士股栗聽指揮(맹사고률청지휘) : 용맹하던 군사들도 다리 떨며 지휘를 받고 縣尹首縮爭來趨(현윤수축쟁래추) : 고을 원님들은 목 움츠려 다투어 와 항복한다 君不見鳥中有鷹兮(군불견조중유응혜) : 그대는 모르는가, 새 중에 매가 있어 衆鳥翶翔莫能及(중조고상막능급) : 뭇 새들 높이 날아도 미칠 수 없는 것을. 又不見獸中有熊兮(우불견수중유웅혜) : 또 모르는가, 짐승 중에 곰이 있어 百獸懾伏不敢立(백수섭복불감립) : 온갖 짐승 두려워서 감히 서있지도 못하는 것을 將軍本是萬人敵(장군본시만인적) : 장군이란 원래가 만 사람과 맞서는 것 氣味吾知與之協(기미오지여지협) : 그 기세와 멋이 매와 곰에 어울리는 것을 나는 아노라 撫劍思從沙漠游(무검사종사막유) : 칼 어루만지며 생각은 사막에 노닐고 撚箭志在陰山獵(연전지재음산렵) : 화살 부비며 음산의 사냥에 뜻을 두노라 僮陽驛中住半月(동양역중주반월) : 동양역에 반달 동안 머물다가 適見畵工精所業(적견화공정소업) : 마침 정한 화공을 만났도다 高堂大壁(고당대벽) : 높다란 집 큰 벽에 使之揮筆展其才(사지휘필전기재) : 그림 그리게 하여 그 재주를 펴 보게 하니 郭熙韓幹眞輿臺(곽희한간진여대) : 곽 희와 한 간은 참으로 그 하수이로다 維熊昂頭兮鷹奮翼(유웅앙두혜응분익) : 곰은 머리 쳐들고 매는 날개 떨치는데 精神妙處不在矩與規(정신묘처부재구여규) : 정신의 오묘함은 법도 넘어선 곳에 있도다 政逢盛代修武備(정봉성대수무비) : 정히 성세에 서로 만나 무비를 닦음에 我亦獻馬過海陲(아역헌마과해수) : 나 또한 말을 바치고 이 해변을 지나노라 日長公館綠陰合(일장공관록음합) : 해 긴 공관에는 녹음이 어우러졌는데 閉門看畵仍低佪(폐문간화잉저회) : 문 닫고 그림 보며 오락가락 거니는구나 盤飛須臾灑毛血(반비수유쇄모혈) : 빙빙 날아도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새의 털에 피 뿌린다 顧盻髣髴生風威(고혜방불생풍위) : 힐끗이 돌아보는 모습에 위풍이 생동하도다 鷹兮熊兮(응혜웅혜) : 매여, 곰이여 我當效汝於丹靑之外兮(아당효여어단청지외혜) : 내 마땅히 그림 밖에서 너를 본받아 決吾之勇兮起吾衰(결오지용혜기오쇠) : 나의 용기 끊어내어 나의 쇠약함을 떨리로다 又安得壯士如汝二物之神俊者(우안득장사여여이물지신준자) : 어찌하면, 너희 두 무리같이 빼어난 장사 얻어 死生終始莫相違(사생종시막상위) : 생사간에 끝내는 서로 어김없이 되어서 繫頸匈奴之頑黠(계경흉노지완힐) : 완악하고 교활한 흉노의 목 홀쳐 끌고와 勒銘燕然之崔巍(륵명연연지최외) : 연연산 높은 곳에 빗돌 세워 기록하리라 功成歸來報天子(공성귀래보천자) : 공 이루고 돌아와 천자에게 아뢴 뒤에 乞身試向山中回(걸신시향산중회) : 산속으로 돌아가 쉬겠다고 이몸 한 번 청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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