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2일(현지시간) 쿠릴열도에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도중,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깜짝' 우크라이나 방문을 단행한 후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
[모스크=AP/뉴시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크렘린궁에 도착하고 있다. 2023.03.23.© 뉴시스 스카이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파라무시르 섬에 바스티온 해안 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파라무시르 섬은 일본과 영토 분쟁 지역인 쿠릴 열도의 일부다. 일본은 '북방영토'로 부르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미사일 배치로 쿠릴 열도 주변의 러시아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동맹국들과의 정치적·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이 지역에 새로운 미국 안보 구조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북방영토'로 부르는 쿠릴 4개섬은 러시아 사할린과 일본 홋카이도 사이에 늘어선 쿠릴열도 중 남단 4개 섬이다.
일본이 1854년부터 영유해오다 2차 대전 패전 후 강화조약을 통해 옛 소련에 넘어가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쿠릴 4개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쿠릴4도가 종전 후 국제법 합의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반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양국 간에는 아직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못한 상태다. 2018년 11월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56년 소일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와 함께 쿠릴열도 반환을 꾀했다. 그러나 양국 협상은 지지부진하며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사실상 양국의 평화조약 협상도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