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 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 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 이 순간, 피천득 -- *********************************** 며칠전 오후 한나절 여행을 했습니다. 말은 그럴듯하게 여행이지만 한마디로 콧구멍에 바람넣기(?)이지요. 혼자 나서긴 그렇고.. 친구를 불렀습니다. 점심을 송정리 장터 국밥으로 순대(?)를 든든하게 채우고 함평쪽으로 방향을 잡고 떠납니다. 가던길 가스 충전소에서 가스요금도 싼데 무료세차 서비스까지 받으니 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친구도 제 덕인양 신나합니다. 나산을 지나 함평 입구에 가니 나비의 도시답게 반겨주는 각종 나비와 곤충들이 모형이지만 정교하고 사실감 있게 만들어져 돋보입니다. 봄에 있을 세계 나비곤충 엑스포를 준비한다고 이곳 저곳 공사가 한창입니다. 순조롭게 큰 행사가 잘 치루어지면 좋겠습니다. 함평을 지나 무안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길은 벌써 봄 기운이 나타납니다. 도로변 양지맡엔 푸른싹이 아이들 소풍 길처럼 길고 앙증맞게 피어있습니다. 옆으로 있는 너른 양파밭 푸른잎들로 넘실거립니다. 작년에 이 곳을 지나다 양파 한자루 얻어간 기억에 행복합니다. 가다가 길 옆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밀물때라 바다가 풍성해 보입니다. 바다위로 비치는 햇살이 반짝이는 비취빛에 봄냄새까지 가득차 싱그러움이 더합니다. 오랜만에 나온 친구는 연실 " 바다다 !! "하며 즐거워합니다. 조금 더가니 길 양쪽으로 바다입니다. 차 창으로 바다내음이 물씬 풍겨납니다. 한참을 달려 지도읍에 들어서니 장날입니다. 시골 오일장은 먹거리도 풍성하고 볼거리가 많습니다. 이 곳 지도는 병치(병어)가 유명한 곳인데 아직 철이 아니라 병치는 볼 수 없고 생선 좌판과 매생이 파는 할머니들만 많이 있네요. 매생이는 미운 사위오면 일부러 내놓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특별한 맛이 있지요. 그리고 드문드문 시골집에서 가져나온 고사리, 호박말림, 봄동 들이 시골장터의 정겨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바퀴 돌다가 붕어빵만 한 봉지 사곤 다시 차를 몰아 솔섬을 지나고 연륙교를 넘어 사옥도로 들어갑니다. 가던 길에 연륙교 위에서 주변의 작은 섬이 어우러진 풍광을 한참 즐깁니다. 이 곳도 남해보단 못하지만 그런대로 평화로운 섬 풍경이 아름답지요. 사옥도에 들어서면 맨 처음 보이는것이 염전입니다. 곳곳에 염전과 소금 창고들이 있으나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고 자꾸 TV에서나 보던 도시에서 붙들려와 강제 노역하는 사람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에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이 곳에서 배로 10여분만 가면 증도가 나옵니다. 작년에 TV 드라마 [ 고맙습니다 ]찰영지라서 한참이나 신문,방송에서 소개되던 곳이지요.그 곳에는 이 곳보다 훨씬 크게 염전이 형성 돼 있고 소금박물관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들리는 이야기지만 중국산소금을 푸대갈이 해서 국산소금으로 낸다는 이야기에 누구를 믿고 먹거리를 구해야 할 지 걱정입니다. 증도는 작년에 고사리 여행으로 몇차례 왔었지요. 올때마다 굵고 실한 고사리를 한자루씩해서 아주 마음에드는 곳입니다. 올해도 며칠은 이 곳을 찾아 올 생각이지요. 얼추 저녁시간, 차를 돌려 오던 길에 배낭을 메고 걷는 청년을 보았습니다. 지나쳐 가다 생각하니 혼자서 걸을 길이 아닌데 하는생각에 한참을 후진해서 말을 걸어 태웠습니다. 3박4일동안 무전여행을 한답니다. 28세 된 청년이 대전근처 신대리(금산 복수쪽) 에 있는 교회 훈련원에서 100일과정으로 생활훈련을 받는 중 한 과정이라 합니다. 종교적 교육보다 인성교육과 사회성 훈련에 중심을 둔 듯하여 괜찮아 보이기도 합니다. 30여분간 같이 오면서 신앙문제, 사회생활, 진학, 취업 등 젊은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등학교만 나와 여러가지 일도 하고, 진학 하려고 공부도 했다는 청년이 매사에 긍정적인 것 같고 반듯해 보여 보기좋았습니다. 도중에 내려주며 차에 있던 간식거리를 주니 고마워하며 한마디 합니다. " 고맙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이야기 하는 동안 정말 가슴이 따듯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하는 말에 내 마음도 한참이나 따듯했습니다. 젊은친구가 말하는 품세가 상대방 기분좋게 해주면서 너무 반듯하여 부럽기도 합니다. 그날은 날이 따듯했던만큼 사람 만나는 행운도 따르는 모양입니다. 오던 길에 함평 장터에들러 육회 비빔밤으로 저녁을 하고 출발하니 날은 어두어 하늘에 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늘이 맑아 별이 아주 가까이 있고 커보여 주변이 환한 느낌입니다. 이 맑은 날 별을 실컷 보고가자 하고 영광 길로 접어들어 용천사 저수지에 차를 대고 한참이나 별을 세어봅니다. 참 많기도 합니다. 산속에서 보는 별은 유난히 다정하기도 합니다.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은 이럴때 쓰겠지요.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배 부르고 마음이 따듯한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내가 글을 올리면 왜 이렇게 되는질 모르겠네~~~ 영식아 보게되면 고쳐서 다시 올려주시게나 부탁한다!!
다음부터는 글쓰기 좌측 바로위에보면 에디터, HTML, 로 되어있는데 그것을 에디터로 바꾼뒤에 글을 올리면 돼 다 지우고 한번 다시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