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
4월 5일 경기도 시흥시 성바오로 피정의 집에서 고운 성가 소리가 감미롭게 번진다. 철산성당의 성가정성가대(단장 : 유상수 모니카)와 하안성당 끄레도성가대(단장 : 정동수 블라시오) 단원들이 합동으로 피정을 하면서 부르는 감미로운 찬양이다.
두 성가대는 1996년 2월, 하안성당이 철산성당에서 분가한 이후에도 10년이 넘게 끈끈한 정을 나누며, 주기적으로 합동 피정, 지구 행사의 연합성가, 친선체육대회를 여는 등 끊임없이 상호 교류하며 서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주변 신자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날 피정은 두 성당의 지휘자를 역임한 하안성당 지휘자 이숙경(도로테아) 씨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는데, '우정'을 주제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참 우정과 성가대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자신의 심연으로 들어가 하느님과 만나는 깊은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주제 강의에서 이숙경 씨는 "인간이 영혼에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사랑만이 아니라 우정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순수한 우정을 이루기 위한 모든 인간적인 전제 조건을 두루 갖추었더라도, 서로 만나게 된 것은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고 하느님의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우정을 통해서, 자연을 통해서, 신앙 속에서 서로의 우정을 체험한 성가대원들은 파견미사 중에 성체성사와 성가로서 하나가 되고, 하느님을 소리 높여 찬미하는 자들임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고 모두 환한 모습으로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정동수(블라시오) 하안성당 끄레도 성가대 단장은 "언제나 누구든지 들어와도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다들 불규칙한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평일에 2~3시간을 연습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말하고, "성가는 두 배의 기도이기에 하느님 축복도 더 받을 것이라고 믿고, 오롯이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해 모인 우리 성가대는 다른 프로 합창단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라고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냈다.
친구 권유로 세례를 받은 지 얼마 안되어 성가단에 들어온 정춘근(바오로, 하안성당)씨는 "또 다른 가족이 생긴 것 같아 너무 행복하고 성가대 연습이 있는 날만 기다려진다"며 "이번 피정을 통해 제 믿음이 빨리 더 커졌으면 좋겠다"며 피정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효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