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현대의학이 줄기세포에 매달리나?] 줄기세포 연구 7대 쟁점
오일환,박세필,정형민 최고의 전문가 3인에게 듣는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파문이 사회 전체를 패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논문 조작은 이미 황 교수 개인의 위선과 부도덕성의 차원을 넘어선 양상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향후 세계 의료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등장한 줄기세포
연구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다. <월간중앙>은 국내 줄기세포의 최고 전문가 3인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줄기세포 연구의 미래를 긴급 진단했다.
<월간중앙>의 인터뷰에 응한 3인의 전문가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분야의 가톨릭의대 오일환(46)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 수정란 배아줄기세포 연구분야 박세필(46)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 배아와 성체줄기세포의 통합 연구를 수행하는 차병원 정형민(42)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연구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보여준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권위자다. <월간중앙>이 제기한 줄기세포 연구의 쟁점은 모두 7가지다. 이들은 총 9시간에 걸친 <월간중앙>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쟁점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소상히 밝혔다.
릴레이 인터뷰에 응한 세 사람의 전문가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논문의 제1저자이며 연구의 총괄책임자였던 황우석 교수가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서울대조사위의 결론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인식차이는 존재했다. 소위 ‘바꿔치기’ 의혹에 대한 논란이 논문 공동저자들의 추악한 이전투구로 발전하면서, 아무래도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태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핵심 이슈에 대해 가장 단호한 의견을 밝힌 사람은 가톨릭의대 오일환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이다. 그는 서울대조사위 결과에 대해 황 교수가 제기한 반론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경청할 필요가 전혀 없는 발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황우석 파문의 본질을 “한 과학자의 연구가 대중에게 장밋빛 환상을 안겨주는 정치적 도구의 역할을 했고, 그 과학적 성과마저 진실이 아니었다는 사실”임을 지적했다. 서울대조사위가 이미 그 사실을 밝혔고 차후에 누가 얼마나 덜 거짓말을 했느냐를 가리는 일은 소모적 논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조사위의 결론이 ‘최종적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황 교수가 지난 1월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무균돼지의 체세포 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연구 성과가 있었다면 논문을 발표하면 되는데, 이제 그 논문을 누가 믿어주겠느냐는 것이 오 소장의 ‘탄식’이다. 테라토마 시험도 끝나지 않은 ‘미확인’ 성과를 전 국민에게 ‘말로 설명하는 행위’에 대해 그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우리 집에 금송아지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오 소장의 생각이다.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은 “기술이 아깝다”는 말로 이번 파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논문 조작 행위에 대한 황 교수의 책임은 막중하나 그 행위가 연구 성과 자체를 사장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커다란 손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황 교수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이렇게 말했다.
“줄기세포 확립은 크게 두 단계로 이뤄진다. 황 교수팀이 수행한 배반포까지의 단계, 그리고 미즈메디팀이 수행한 줄기세포 수립 단계다. 황 교수는 미즈메디팀이 두 번째 단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을 속였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다만 황 교수와 같은 과학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력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적어도 그가 가진 기술은 제대로 평가하고 온전하게 전수돼야 한다.”
정형민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도 박 소장과 비슷한 견해를 밝히면서 실용적이면서도 현실주의적 접근법을 제안했다. 그 역시 “서울대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수용해야 하지만 황 교수 연구팀이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황 교수에 대한 ‘책임추궁’과 ‘연구 성과의 계승’을 분리해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는 “황 교수가 논문 조작을 통해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려고 했다는 것이 가증스럽다고 해도 그 책임을 실무진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무한경쟁체제에 들어간 세계 의료계의 동향 속에서 황 교수팀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대조사위는 황 교수팀에는 ‘원천기술’이라고 할 만한 창의적이고 독보적 기술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터뷰에 응한 3인의 전문가 역시 모두 황 교수팀의 기술을 ‘원천기술’로 표현하지 않았다. 오일환 소장은 “임상적용에 필요한 장벽을 제거하는 기술이 원천기술”이라는 정의를 근거로 황 교수팀의 기술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장 적극적인 평가를 내린 사람은 박세필 소장이다. 그는 “배반포 형성까지의 기술을 보유한 연구진은 황 교수팀이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유일하다”는 말로 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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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환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은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보다 더 안전하고 실용적인 분야며, 궁극적으로 성체줄기세포가 세포 치료의 중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인환 교수와 연구원. | |
정형민 소장은 “황 교수팀을 비롯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과업은 전 세계 의료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단계별로 성취된 작은 성과 하나하나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확립에 실패했더라도 배반포 형성까지 전진한 황 교수팀의 기술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 소장은 설사 황 교수가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체로 ‘원천기술’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확립된 줄기세포가 치료에 활용되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데 ‘원천기술’이란 바로 이 난관을 극복하는 기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확립 자체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그것이 치료에 이르는 난관의 해결이 아닌 한 의미 있는 기술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오 소장의 논리다. 예컨대 인공심장을 수십 년 연구했다고 해도 그 결과가 ‘집채만한 크기의 인공심장’이라면 그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영국 뉴캐슬대학의 미오드라그 스토이코비치의 배반포 기술과 황 교수의 배반포 기술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토이코비치가 최근 스스로 밝힌 것처럼 “황 교수가 체세포를 이용해 10% 수준의 핵치환 배반포를 얻은 것은 인간 핵치환 연구분야에서 매우 탁월한 업적”이라는 것이다. 뉴캐슬팀은 체세포 대신 일반 수정란 줄기세포의 DNA를 핵이 제거된 36개의 난자에 넣어 융합(복제)해 3개의 배아를 만들었으며, 그중 하나는 5일 동안 생존해 배반포기까지 길러냈다.
박 소장은 “이미 분화되고 있는 줄기세포를 난자에 주입하는 것과 체세포 복제 배반포를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줄기세포는 체세포보다 분화능력이 훨씬 탁월하다. 황 교수팀이 뉴캐슬대팀보다 훨씬 어려운 실험을 성공했다는 말이다. 박 소장은 외국에서도 인정하는 기술을 국내에서 애써 폄하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 기술을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 논문 조작 파문으로 체세포 유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성공 가능성을 논하기에 앞서 윤리적 문제, 다량의 난자 확보 문제, 천문학적 비용,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황 교수처럼 범국가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후속 연구자가 나오기 힘들다는 점도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연구를 지속할 필연성이 과연 있는 것인가?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오일환 소장은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함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생명공학계 내부에서조차 간과하는 함정이 있다. 복제된 세포가 완벽할 것이라는 환상이 그것이다. 복제양 돌리는 여러 가지 질병을 앓다 정상적인 양보다 일찍 죽었다. 복제된 세포에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가 만능이라는 환상으로부터 이제는 깨어나야 한다.”
오 소장은 ‘유전자 변형’이라는 문제 외에도 배아줄기세포가 현 단계에서 임상에 전혀 활용될 수 없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뇌에 주입된 배아줄기세포가 췌장세포로 분화될 경우 그것은 심각한 종양의 발생을 의미한다. 이 같은 위험성을 배제하고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메커니즘을 소상히 밝혀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박 소장은 오 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자신이 지금은 비록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만 연구하고 있지만 여건만 허락되면 황 교수가 시도했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뛰어들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초기 연구단계의 산적한 문제에도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그간 연구된 모든 줄기세포 중에서 가장 탁월한 세포 치료 수단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미래 의학 연구의 ‘희망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세포 줄기세포 연구를 포기할 경우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거센 추격을 받아 결국 이 분야의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체세포 줄기세포 연구의 또 다른 차원을 이렇게 제시했다.
“대중이 가장 오해하는 것은 체세포 줄기세포의 광범위한 효용이다. 그 효용은 난치병 환자의 직접적 치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만일 당뇨병 환자의 체세포 줄기세포를 수립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것은 당뇨병에 걸린 줄기세포를 수립했다는 의미이고, 이렇게 수립된 줄기세포를 통해 우리는 신약 실험, 질병의 발전 과정 등 엄청나게 유용한 의학적 정보를 알 수 있다. 연구 목적을 위해서라도 체세포 줄기세포 확립은 포기할 수 없는 한국 의학계의 소명이다.”
정 소장은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 의료시장의 미래에서 한국이 또 한번 종속국가로 전락할 위기를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의료장비, 신약개발, 기타 로열티 분야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우리나라 의료계가 미래 세계 의료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1년 인간배아 복제에 가장 먼저 성공한 미국의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사가 황 교수 파문 이후 다시 이 분야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번 추월당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붕괴가 일어나는 것이 생명공학분야다. 황 교수 연구의 후속 과제는 즉시 계승돼야 한다.”
미국의 ACT사는 2001년 이 회사의 호세 시벨리 박사가 황 교수팀과 마찬가지로 핵을 제거한 사람의 난자에 난구세포를 삽입해 배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배아는 8세포기까지 분열하다 죽어버렸다. 이후의 다른 연구도 ‘마의 8세포기’를 넘기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황 교수팀은 이 ‘마의 장벽’을 넘어 배반포기까지 진전했다는 것이 정 소장의 지적이다.
줄기세포 연구 3인의 전문가들은 줄기세포가 하나의 의학적 혁명이며, 향후 난치병 치료의 가장 핵심적인 방법론으로 정착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줄기세포가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그것도 ‘혁명적 패러다임’이라는 점에 대해 3인의 견해는 일치했다. 오 소장은 지난 100년간의 세계 의학의 발전을 이렇게 규정했다.
“지난 100년간 세계의 의학은 질적 비약이라기보다 양적 발전에 그친 측면이 있다. 솔직히 당뇨병 하나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것이 의학 연구의 현 수준이다. 인간게놈지도가 완성돼 ‘내 몸에 꼭 맞는 신약’ 개발이 목전에 온 것처럼 생각했지만 거의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제품도 대부분 임상시험 단계에서 99%의 신약이 폐기처분됐다. 결과적으로 한 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갔다. 결국 ‘세포 자체가 치유 능력을 발휘하는’ 재생의학분야의 혁명은 줄기세포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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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2003년 3월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은 사람 체세포에서 핵을 축출해 소의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간 핵치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03년 1월에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생쥐 배반포에 주입한 뒤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켜 ‘키메라 쥐’를 탄생시켰다. | |
박 소장은 하나의 줄기세포가 여러 장기의 세포로 분화되는 ‘원 소스 멀티 유스’의 혁명성을 지적했다. 특정한 질병 하나에 대해 특정한 약물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대신 하나의 줄기세포가 손상된 각종 장기의 세포로 분화돼 손상된 세포를 재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손상된 기관을 치유하기 위해 면역거부반응의 위험을 무릅쓰고 장기를 이식하는 대신 세포 스스로 재생하도록 하는 것이 세포 치료의 혁명성이라는 지적이다.
정 소장은 근대의학이 예방의학·약물치료·외과수술 등을 근간으로 발전했다고 규정했다. 이 같은 발전을 토대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높아졌고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노인성 질환이 의학계의 새로운 과제로 부각됐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새로운 난치병의 대두, 노인성 질환의 빈발이 결국 줄기세포 혁명을 불렀다는 것이 정 소장의 견해다.
“인간의 모든 질병이 세포의 파괴·손상·사망에서 비롯된다고 볼 때 세포치료가 가장 근원적 치유책임은 자명하다. 인간게놈지도의 완성으로 유전병 치료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이제는 사라졌고, 장기 이식도 결국 한계에 봉착했다. 줄기세포를 통한 세포치료가 가장 근원적이면서도 높은 수준의 의료라는 점을 세계 의학계가 인식하게 된 것이다. 세계 의료시장은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혁명적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오 소장은 줄기세포가 혁명적 발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치료법 자체가 하루아침에,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패러다임 자체는 분명 혁명적이지만 치료법의 완성을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논문과 실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과 수년간의 줄기세포 연구가 가져온 변화는 지난 100년간의 성과와 필적한다는 것이 오 소장의 지적이다.
“줄기세포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불과 5~6년밖에 안 되지만 그 성과가 보여준 가능성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미 임상에 들어간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세포 주입 후 일단 5~10%의 치료율이 보고되는 상황이다. 이 치료율은 작은 성과로 보일 수 있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희망의 발견이다.
이런 점진적 발전의 힘을 믿지 않으면 줄기세포 연구는 성립될 수 없다. 황 교수 파문의 가장 씁쓸한 교훈은 스타 과학자 한 사람이 결코 난치병 치료의 난관을 일거에 열 수 없다는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이었다. 혁명적 패러다임, 그러나 느리고 점진적 발전을 줄기세포 분야의 본령으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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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민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 정형민 교수팀은 2003년 11월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살아있는 쥐의 뇌에 이식, 손상된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신경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 |
성체줄기세포는 의학적으로 안전한 치료제로 꼽힌다. 인체에 이식해도 주변 조직의 특성에 맞춰 분화하는 조직 특이적 분화능력까지 인정받는다. 예컨대 골수로 들어가 혈액을 만들고, 뼈로 간 세포는 뼈를, 신경으로 간 세포는 신경조직으로 분화하는 식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이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성체줄기세포보다 그 연구 단계가 더 초보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임상 결과가 보고된 사례가 전혀 없다. 성체줄기세포보다 발생학적으로 더 어린 세포이기 때문에 각종 장기의 세포로 분화 가능성은 크지만 암 발생 등 여러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확립된 줄기세포를 특정 장기의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도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성체냐 배아냐를 둘러싼 논란은 종교적·윤리적 측면도 개입돼 있지만 과학계 내부에서도 치료 적합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성체줄기세포 전문가인 오 소장은 그 함의를 이렇게 정의했다.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오해는 그것이 효용성이 떨어짐에도 윤리적 이유만으로 연구되고 있다는 주장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지적이 아니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윤리적 문제는 제1의 고려사항은 아니다. 성체든 배아든 과학자의 연구에는 일단 성역이 없다. 다만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는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과학의 숙명이다. 나는 과학과 의학의 논리에서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효용성을 주장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하는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전 임상시험’은 100건이 넘는다. 하지만 전 임상시험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난치병 등의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임상시험 관련 인프라가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 차원으로 보면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훨씬 더 활발하다. 골수나 제대혈에서 채취한 성체줄기세포가 혈액뿐 아니라 다른 장기의 세포로도 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임상에 적용해도 안전하다는 점이 배아줄기세포보다 경쟁력이 있다. 연구의 장래가 불투명한 배아줄기세포분야보다 훨씬 ‘점진적 발전’이 가능한 분야다.
박 소장은 배아줄기세포만 연구해 왔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성체줄기세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질병과 환자의 특성에 따라 성체와 배아줄기세포가 각각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두 분야 모두 상대 분야를 배제하고는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정 소장은 그 시너지 효과를 훨씬 더 적극적으로 주장해온 연구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배아줄기세포만 연구했지만 여러 차례 성체줄기세포가 갖는 설명할 수 없는 효능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노인들에게 제대혈(성체줄기세포가 포함된)을 주입하면 피부가 엄청나게 좋아지고 몸 상태도 호전된다. 성체줄기세포가 혈액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나 피부에도 작용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모른다.
성체나 줄기세포는 현 단계에서 정확한 프로토콜이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내 연구의 초점 중 하나는 줄기세포의 어떤 단계에서는 양쪽의 특성을 고루 갖춘 ‘만능줄기세포’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차병원팀은 이 연구 성과 중 하나를 이미 논문으로 완성했다.”
두 분야 모두 장벽은 견고하다. 생명공학계의 연구자들은 현 단계에서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는 고착상태의 괴로움을 서로 잘 알고 있다. 성체줄기세포 연구분야가 처한 장벽은 수많은 일반세포 중에서 순수한 줄기세포를 찾는 일이다. 줄기세포를 찾았다고 해도 그 양이 턱없이 적은 것이 문제다. 순수한 줄기세포를 찾아 많은 양으로 증식하는 일이 난관으로 남아 있다. 오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순수한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증식하는 일이 아직 허물지 못한 높은 장벽이다. 그러나 그 일이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하고 배양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후 단계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물론 많다. 성체줄기세포는 어느 정도 증식하고 나면 줄기세포로서의 특징을 잃어버린다.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다 오래지 않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몇 가지 결정적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체줄기세포 연구도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다.”
배아줄기세포는 거의 모든 장기로 분화가 가능하고 증식을 거듭해도 줄기세포로서의 특징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물론 수정된 배아나 냉동 배아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는 환자에게 이식시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그러나 더 본질적 어려움이 있다. 박 소장은 그 어려움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확립된 줄기세포를 특정한 장기의 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장벽이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는 줄기세포를 수없이 확립한다고 해도 환자 치료에 이용할 수 없다. 주입시 암 발생 가능성도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특정 세포로 분화되기 전의 세포이므로 주입된 줄기세포가 어떤 세포로 분화할지 알 수 없다. 이 메커니즘을 제대로 밝혀 각종 종양과 부작용의 위험성을 제거해야 비로소 임상에 들어갈 수 있다.”
박 소장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생명공학계와 의학계의 철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줄기세포를 확립하고 배양한다고 해도 이를 환자에 적용하는 일은 의학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생명공학에 관심 있는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줄기세포의 특정 세포로의 분화 같은 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본다.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나머지 분야는 생명공학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는 것이 박 소장의 진단이다.
정 소장이 파악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의 장벽 역시 대동소이하다. 그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이 같은 난관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세포의 미세운동을 관찰할 수 있는 특수 기자재를 동원해 줄기세포가 어떤 과정을 통해 특정 세포로 분화되는지를 관찰하고 있다. 관찰한 데이터를 종합해 일정한 규칙과, 그 규칙을 만족시키는 조건들을 찾아내야 한다. 그는 타 과학 분야와의 ‘학제적 연구’를 강조한다.
“얼마 전 전자통신연구원에 가서 반도체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다 몇 가지 영감이 떠오르기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집적 기술이나 센싱 기술을 이용해 지금 줄기세포 연구가 처해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나노기술도 마찬가지다. 타 학문에서 이미 성취한 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생명공학 연구의 ‘클러스터화’를 주장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줄기세포 연구의 높은 장벽은 개인이 뛰어넘을 수 없다. 학문공동체의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자 확보가 필수적이다. 난자 제공은 그 자체의 본질적 윤리문제 외에도 난자 공여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한다.
과배란을 통한 난자 추출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처녀막을 파괴한다. 미혼 여성은 일단 대상에서 배제해야 마땅하다. 기혼자라고 할지라도 앞으로 아기를 더 가질 계획이 있는 여성은 선뜻 대상이 되기 어렵다. 자녀를 더 이상 둘 계획이 없는 기혼자라도 30대 후반 이상의 여성은 난자의 건강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또한 대상이 되기 어렵다. 한마디로 난자 추출은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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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연구실. 정형민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은 난자 공급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임 시술 환자 잉여 난자로 난자은행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 |
오 소장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계속할 경우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난자 공급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공급하는 반면 세포 분화와 치료에 엄청난 기술력을 축적한 선진국은 엄청난 수익을 챙기는 불평등 구조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난자 문제의 심각성에도 이 연구는 지속돼야 한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박 소장의 경우 불임 시술 후 남은 수정란 배아를 이용하기 때문에 난자 공급에 심각한 문제를 겪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박 소장은 그러나 핵을 제거한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를 주입해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이종간 체세포 배아줄기세포)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황 교수팀이 시도했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의 경우는 수정란 줄기세포의 경우와는 또 다르다. 수정되지 않은 난자는 그 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불과 10시간 정도밖에 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소장은 이 같은 난자 공급 상의 문제에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우선 냉동 난자를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차병원은 냉동 난자를 해동하더라도 싱싱한 난자와 거의 같은 수준의 건강성을 유지하게 하는 특허 기술이 있다. 치료제로 쓰일 줄기세포는 에이즈 등 여러 가지 질병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 시간을 벌기 위한 난자 냉동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난자 수급을 ‘선의의 순수 공여자’에게만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불임 시술 환자의 잉여 난자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불임 여성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통상 10개 정도의 난자가 필요하지만 그 이상 배란되는 여성도 종종 있다. 이 잉여 난자를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획득하는 방법이 가장 안정적인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들의 난자를 모아 국가적 차원의 ‘난자은행’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난자를 줄기세포 연구에 활용하는 한편, 난자를 구하지 못해 시술받지 못하는 불임여성에게도 제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일환 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 |
체 게바라에 매료됐던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국제적 권위자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에서 분자생물학분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암센터, 테리 팍스 연구소 등에서 암과 줄기세포를 연구했다. 의사 출신으로 기초과학을 연구한 보기 드문 인재로 세포 연구와 임상 연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7년 미국에서 최우수 암 연구자 상을 받았고 2000년 세계혈액학회 기조강연을 맡은 바 있으며 미국 혈액학회와 세계 실험혈액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현재 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으로 성체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국제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의과대학 재학 시절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삶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졸업 후 지방을 전전하며 무의촌 의사로서의 삶을 꿈꾸기도 했다. “수련의 생활을 1년만 해 보라”는 부친의 간곡한 권유가 학문의 길로 다시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 그의 회고다.
그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길보다 암이라는 질환의 실체를 밝히는 연구자의 길이 인간의 행복에 대한 더 소중한 기여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가 의사의 길을 잠시 접고 미 템플대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하게 된 것도 그러한 문제의식의 소산이다.
그는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보다 더 안전하고 실용적인 분야이며, 궁극적으로 성체줄기세포가 세포 치료의 중심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 신념은 그가 몸담고 있는 가톨릭대의 종교적 영향 때문이 아니라 ‘과학자로서의 분석적 통찰’의 결과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연구가 지니는 ‘근원적 한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
정형민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 |
배아·성체줄기세포의 통합 연구 시도하는 불임 전문가
건국대 축산학과에서 발생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연구부장, 포천 중문의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불임 연구에 몰두했다. 미성숙 난자를 채취해 키워 사용하는 시험관아기 시술법을 보편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또 동결에 아주 약한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섭씨 영하 196도에서도 난자가 얼지 않고 젤과 같은 상태로 보관되도록 하는 특수한 동결법이다. 이를 이용해 시험한 결과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30%대에서 45%로 높아졌다.
그는 전 세계에서 인공수정란을 가장 많이 다뤄본 최고의 불임 시술 전문가다. 이 같은 경험이 줄기세포 연구에도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2001년 설립된 포천 중문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으로 취임,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했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한 난자 배양과 동결, 줄기세포 연구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 개발에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를 동시에 연구하며, 두 분야의 분화 능력을 비교연구 중이다. 유산된 태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주를 이용한 세포대체요법과 인공장기 개발도 그의 중요 연구 분야다.
그의 최근 관심사는 만능 분화 가능성이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찾아내는 일이다. 그는 냉동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해 신경세포와 뼈·치아·혈액으로 분화를 유도했다. 10주가량 자란 태아의 조직에서 그가 발견한 세포 ‘맵시’는 배아줄기세포의 장점을 지녔으면서도 분화를 조절하는 것이 쉽다.
맵시에서 분화시킨 췌장세포를 개에 적용하는 실험을 했으며, 이미 누드 마우스 실험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맵시를 이용해 당뇨병을 치료하려는 그는 “우리가 모르는 만능세포가 인체에 있다”고 믿는다. 매일 밤 11시30분 연구원들과 마무리 미팅을 갖고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수년째 계속하고 있다. |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 |
냉동 수정란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 달인
1983년 제주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축산학과에서 생식세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생명공학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으면서 1994년 세계 최초로 배아세포 유래 소 복제동물을 생산했다. 1994년부터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와 기초의학연구소의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현재 생명과학과 배아줄기세포 관련 국책과제의 연구 책임을 지고 있다.
그는 2005년 7월 불임치료를 위해 쓰다 남아 폐기처분 예정이던 ‘냉동 잔여 배반포기 배아’를 이용해 세포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로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미국 특허 획득은 2001년 108국에 전 세계 특허를 출원한 이후 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하나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기초연구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다. 특허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현재의 연구풍토에서는 무엇보다 원천기술이 요구되는데,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자들이 푸대접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생명공학 수준에서는 임상보다 연구가 더 절실하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그는 자신이 속한 마리아병원의 연구 가이드라인 때문에 황우석 교수가 시도한 ‘체세포 유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병원의 입장을 존중해야 하지만, 여건이 허락되면 그 연구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생명공학계 내부에서는 ‘포스트 황우석’의 대표주자로 그를 꼽는 학자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황우석 이후의 줄기세포 연구는 수많은 생명공학자와 의사들의 다양한 성과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줄기세포 연구는 한 개인이 넘기에는 너무 거대한 빙벽이라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