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갯티길 4코스 '장봉해안길'을 걷다
- 무려 100만여 평 규모의 '풀등' 장관
어제(7/6), 계획없이 갑자기 홀로 장봉도에 다녀왔다. 장봉도는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섬 중 하나이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운서역에서 하차, 버스로 10분 정도 거리인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40분만 가면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삼목선착장은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갈 경우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다(강남 기준). 어딘가 조용한 곳, 파도가, 바람이 그리워질 때 훌쩍 떠나기 쉬운 섬이다.
갑자기 장봉도가 생각난 것은 7월 6일이 간조 최저라서 장봉도 풀등을 제대로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장봉도 앞바다에는 간조 때 무려 100만 평(주민의 말, 혹자는 60-70만 평으로 추측하기도 함)에 이르는 거대한 '풀등'이 생긴다. '풀등'은 만조에는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모래섬이다. 하루에 두번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하는 '바다의 신기루'. 우리나라에서 풀등 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대이작도, 장봉도, 전남 송이도, 청산도 신흥리 해변 등이 있으며, 필자가 1주전에 '발견의 기쁨'으로 소개한 문갑도도 추가된다.
장봉4리 윤옥골에서 북서쪽 끝단 가막머리전망대에 이르는 왕복 5.6km구간은 해안에 기기묘묘한 암석이 많기로 유명할 뿐 아니라, 장봉도 풀등을 볼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이다. (장봉해안길 트레킹은 http://cafe.daum.net/seoripulphoto/IqO7/372 참조)
7월 6일의 간조시각은 12시10분. 11시 조금 넘어 윤옥골에 도착해보니 역시 기대대로 장봉도와 동,서만도 사이에는 거대한 풀등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마치 빨래줄을 드리운 듯 일자형으로 바다 위에 솟아 있는 모래섬. 실로 장관이다.
풀등은 대이작도 풀등이 제일 유명하다. 대이작도 풀등은 모래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접안이 용이하고 모래가 단단하여 일찍부터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는데 비해, 장봉도 풀등은 규모가 대이작도 풀등보다 헐씬 큰데도 불구하고 모래와 펄이 섞인 갯벌형태이고 접안이 어려워서 관광지로서 거의 알려지지않은 것 같다. 대신 이곳 풀등은 주민들에게는 참으로 보배로운 섬이다. 장봉도 주민들은 풀등에서 백합, 소라 등 해산물을 채취, 생계의 젓줄로 삼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캐는 백합은 그 질이 좋아 '상합'이라고 부르며, 강화도 볼음도 백합과 함께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또, 해양생태학적으로도 풀등은 매우 소중한 자연이다. 동만도, 서만도 등 풀등 주변 무인도에는 천연기념물 제 301호인 노랑부리백로가 매년 200쌍 이상 둥지를 틀고, 멸종위기 1급 저어새와 매, 멸종위기 2급인 물수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또, 멸종위기의 괭이갈매기도 만여 마리 이상 집단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장봉도 풀등은 이들 해양생물들의 서식지이며, 먹이터, 놀이터이다.
동만도, 서만도 앞 풀등 근접 경관(필자 촬영)
동만도, 서만도 우측 풀등(필자 촬영)
서만도 우측 풀등 근접경관(필자 촬영)
동만도 좌측 풀등(필자 촬영)
OBS '그리우니 섬이다-장봉도 편' 동영상에서 캡쳐
https://www.youtube.com/watch?v=nFi7e0X7FxU
OBS 동영상에서 캡쳐
OBS동영상에서 캡쳐
장봉도 풀등 구역-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바다타임 물때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