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지압봉
임병식 rbs1144@daum>net
노점에서 청국장에 넣을 표고버섯을 흥정하다가 옥으로 만든 삼각 지압 봉을 발견했다. 표고값을 치르고 나서 보았더니 쌓아놓은 그 옆에 사슴뿔 모양으로 생긴 지압 봉이 보였다. 그걸 함께 팔고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우선은 낯이 익어서 가격을 물었더니 오천 원이라고 한다.
“그것도 하나 주세요.”
바로 남은 거스름돈으로 값을 치렀다. 내가 잡화상에서나 팜직한 것을 표고버섯과 함께 팔는 것이 이색적이기는 했지만, 그것의 용도를 금방 알아낸 것은 어떤 이유가 있었다.
바로 몇 달 전, 남원으로 문학기행을 갔다가 그곳 광한루 기념상품 가게에서 똑같이 생긴 지압봉을 구입했던 것이다. 보기에 앙증맞아서 눈길을 사로잡아 값을 치르고는 한 두 번 만지다가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여 확인하니 그게 없었다. 다른 곳은 들은 적이 없는데 아마도 버스 안에서 흘려버린 것 같았다. 허망했다. 비록 가격은 얼마 나가지 않는 거지만 필요에 의해서 샀고, 기념품이기에 잃어버리고 나니 여간 섭섭한 것이 아니었다.
한동안 그것이 눈에 어른거렸다. 그래선지 노점상이 늘어선 거리를 지날 때면 혹시 그게 있나 하고 고개를 들여 쳐다봐 졌다. 그러나 보이지 않았다.
한데, 표고버섯장수가 그것을 함께 두고 팔고 있다니. 그것을 보자 마치 잃어버린 것을 찾아내기라도 한 듯 반가웠다.
나는 평소에 지압기구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이것은 무슨 건강에 진력을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어떤 일이 계기가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나는 장조카로부터 호두 한 쌍을 선물 받았다. 장흥산 귀족호두였다. 이것은 고가로 여느 호두와는 다르게 크기가 크고 골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조카는 나의 환갑을 기념하여 선물했다. 그것은 지금도 가지고 있는데 세월이 흐른 만큼 구년이 먹어서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그런데 이태 전에 또 조카가 다른 호두 한 쌍을 구해다 주었다. 이것은 전에 것과 크기는 비슷한데 골이 훨씬 깊게 파인 것이었다. 이것은 얼핏 보아서는 호두로 보이나 호두가 아니고 가리나무 열매가 아닌가 싶다.
이밖에도 나는 의료기구용으로 제작한 지압기구를 가지고 있다. 이것도 선물 받은 것인데 도자기 쑥뜸요법을 개발한 지인이 선물한 것이다. 이것을 나는 평소에 몸에 지니고 다니지는 않고 거점에다 두고 있다.
즉, 서재와 거실, 침실에 하나씩 놔두고 있다. 그러면서 생각나면 한번씩 사용한다. 그런데 이 옥으로 만든 기구는 침실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잠들기 전 이것을 쥐고 있다가 손을 놓아버려도 굴러 내리지 않고 몸에 배기지 않을 것 같아서다.
이것은 관절운동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손 관절을 풀어주고 마찰로써 피를 돌게 해준다. 전에 이 호두는 선비의 품위를 드높여 주기도 했다. 길을 걷거나 어디에 앉아서 이것을 굴리고 있는 걸 보면 보기가 좋았다. 한껏 멋으로도 비쳐졌다.
생각하면 호두는 가장 사람과 친화적인 존재가 아닌가 한다. 이것의 내용물을 보면 마치 인체의 뇌를 닮아 있어 그 구조가 신묘하기 때문이다.
이즘 나는 아우를 통하여 인체의 신비를 많이 배운다. 인체를 구성하는 100조개의 세포 속에는 각 세포마다 10만개의 섬모가 있는데, 이것이 상호 소통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체는 세포가 지속적으로 사멸과 생성을 지속하는데, 이런 건 아직도 일부만 파악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우는 지금 머물고 있는 나라의 의과대학총장에서 다음의 질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의사가 사람의 인체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약 1%”라고 말하더란다. 그만큼 알아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말일 것이다.
흔히 듣는 말로 보이는 것은 다른 보이는 것과 연결됨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과도 연결 있고, 그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끈에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사람의 몸도 또한 지구나 우주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는가 한다.
그것은 지구의 오대양 육대주가 인체의 구조와 비슷하며 , 여자의 월경주기가 정확히 달의 운행질서에 따르고 있는 것도 범상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몸은 피가 주기적으로 순행하고 흐르면서 거기다가 기와 림프가 작동을 한다고 한다. 그것이 원활하지 못하면 건강은 부조화를 일으켜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것을 돕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지압기구이다. 나는 이것을 앞으로 많이 이용할 것 같다. 우선 옥은 인체에 전혀 무해하며 단순하게 생긴 구조가 여러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쥐어서 지압효과를 높임은 물론, 쑤시거나 저린 곳을 지긋이 누를 수도 있고, 몸을 훑어 내려 마사지도 시킬 수 있어서다.
실로 다양한 용법의 건강보조기구가 아닌가 한다. 이것을 지긋이 손아귀에 쥐어본다. 그러면서 예전에 멋스러워 보이던 그 모습대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서서히 굴리면서 한껏 그 정취를 흉내 내 본다. (2022)
첫댓글 삼각지압봉이 마치 뭍에 오른 돌고래가 머리를 쳐들고있는 형상이군요 그러고보니 선생님께서 그걸 구입하시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노점에서 옥 지압봉을 득하셨으니 전화위복입니다 한때 호두알 부시는 소리가 공해 문제가 되기도 했지요 중학생 시절에 존경하던 국어선생님이 검은밫이 감도는 호두알을 늘 손에 지니고 다니시던 모습도 눈에 선하군요
삼각지압봉을 일어버리고 한동안 서운해 했는데 마침내 다시 그것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노점상이 그걸 팔고 있더군요.
이것은 아이디어 상품인것 같습니다. 아무렇게나 손에 쥐어도 지압이 되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