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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10.12일 이 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올린 논평입니다. 충격적인 강서구 구청장 선거 결과를 가지고 국힘당과 윤통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의미있게 분석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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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의 향방을 짐작할 수 있는 선거라며 여야가 구청장 선거답지 않게 총력전을 펼친 선거에서 여당은 무려 17%의 차이로 대패했다.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했던 김태우 후보가 지난 5월에 2.6% 포인트 차이로 이겼던 것과 비교하면 여당 지지에서 야당 지지로 1년 5개월 사이에 근 20%가 야당 지지로 옮겨 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대통령은 지금 긍정과 부정의 지지율 격차가 20~30%로 부정이 긍정보다 높다. 이 현상은 윤 대통령의 집권 1개월만에 부정이 긍정 지지를 추월한 이후, 2달부터는 지금의 부정이 긍정의 20~30%보다 높은 현상이 큰 변화없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정이 긍정을 지금의 윤 대통령과 같이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 집권 4년차의 말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비교할 때 커다란 차이가 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2년차까지 긍정이 부정을 크게 앞서는 지지율을 유지했었다. 그 상태에서 총선을 치루었기에 지난 총선에서 당시의 여당이 압승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정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데 여권과 대통령은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격차가 정권, 즉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으로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은 이전의 보수, 진보의 맞대결에서 특이한 현상이 몇 개 있었다. 하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서울의 민심이 이반해서 윤 대통령이 서울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부동산 관련 부패 및 권력 남용의 범죄 혐의로 등장한 대장동 사건이 맞물리면서 한몫 크게 한 것이다.
둘째 특이한 점은 20대에서 이전 선거들과 달리 보수당 후보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위 '이대남'들이 6:4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여성들이 4:6으로 반대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서 전체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20대가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6:4로 진보 진영을 후보를 지지했었다는 점에서 '이대남'들의 대규모 반란이 있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한 점이다.
부동산의 실정으로 민심을 잃었어도, 보수권 지지자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말의 부정과 긍정의 차이는 5% 부근에서 유지되었다. 이 5%는 '정권 심판론'의 강도를 말한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 마이너스 20~30%는 현재 정권 심판론의 강도가 얼마나 강한지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이 큰 지지율 격차 상태가 집권 2개월부터 지금까지 큰 변동없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정 쇄신의 조짐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디에도 없다. 선거과정에서 여당의 안일하고 전략 부재는 여러 곳에서 드러났다.
우선 내부 여론 조사가 결과처럼 참패가 예상되었다면 구청장 선거를 야당과 여당의 중앙정치 대결로 끌고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일개 구청장 선거를 여야의 '진검승부'로 만든 것은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다. 김태우 후보는 보궐 선거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였고 대통령의 사면 복권이 없었다면 후보로 나설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점에서 왜 보궐선거의 책임이 있는 후보가 다시 나서야 하는지, 그것도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사면 복권을 통해 나서야 하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정권에 대한 심판의 강도가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명백이 드러나고 있는데, '힘있는 여당 후보', '대통령과 뜻을 같이할 수 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틀에 박힌 구호로 일관했다.
서울 민심은 전국의 민심 보다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더 높은 지역이다. 마이너스 20%가 넘는 부정의 강도는 대통령이 힘이 있거나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기대를 접고 있다는 현실을 여권은 직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니면 내부 여론조사나 현실 파악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여당 지도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여실히 보여 주었다. 언론에 비친 김기현 대표의 연설 솜씨는 가히 낙제점이다. 그렇게 대중에게 호소력이 없는 대표와 지도부가 길거리를 나서서 무슨 도움이 될지 의아하게 만드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어왔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의 지지연설 중 욕설 논란까지 불거지며 '대통령의 X맨'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반면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지금 여권의 메가폰이 되었던 대중성 있는 특히 20, 30대 청년들과 수도권에서 대중성이 있던 여권 정치인들은 반윤석열, 반국힘당 스피커들이 되어 야당과 중도 지지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어왔다. 정치를 다루는 유튜브 방송에서 이들은 야당을 대변하는 사람들보다 더 강하고 매서운 윤석열과 여당 비판에 나서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고 그런 방송들이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보수 세력은 이런 흡인력 있는 유튜브 방송도 없다.
여가부 폐지의 공약은 '이대남'들의 반란을 이끈 대표적 공약이다. 하지만 최근 여가부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행태는 이미 이 정부가 이대남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제 '총선의 예고편'이라는 강서구청장 선거의 심판은 내려졌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권의 대참패다. 원래 불리한 선거구라는 변명은 그런 선거를 전국 선거로 판을 키웠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그저 대통령과 여권의 정치와 전략 부재만을 더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결과는 '이재명 심판론'으로는 총선을 치룰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고 이제 심판 대상은 집권당이고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다. 권력을 잡은 쪽은 언제나 심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야당 국회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으려면 국회에서 국힘당은 더 분명하고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여당에는 매서운 그 어떤 투사도 없고 대통령과 윤핵권의 공천권이 무서워서 주목받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도 없다. 그런 대중성 있는 홍준표 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은 이제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
여당은 선거에서 대통령(정권) 지지율의 회복 없이는 백약이 무효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지금의 국민과 소통 능력도 없이 인기도 없는 대통령 눈치나 보는 지도부로는 수도권 싸움에서 필패할 것이다.
문제는 거대한 지지율 파탄의 현상이 집권 2개월부터 1년 반이나 지속되고 있는데 정권이 대책도 인물도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왜 내각은 관료들과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을 리싸이클 하는지, 윤 대통령은 권력을 잡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국민들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지만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 정치만큼 역동적인 것도 없다. 앞으로 5개월의 정치 드라마 속에서 어떤 변화가 만들어질지 모르겠지만 어제 강서구의 선거 결과는 여권에 온통 먹구름이다. 그런데 그 먹구름은 어제 오늘이 아니라 집권 초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못 본 척하고 있거나, 그 상황을 타개할 정치력이나 세력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보수 지지자들은 매우 우울하고 답답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나는 또 총선에 지고 대통령의 정당이 선거부정에서 졌다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같은 음모론의 정신 승리를 보수 일각에서 반복할까 두렵다. 지난 번 총선에서 정치 문외한 황교안 대표의 대패 이후에 불거진 부정선거 음모론의 한심한 모습을 다시 경험할까 두려워서 나는 이 부정적 전망의 글을 미리 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데, 힘있는 여당 의원을 뽑아야 한다는 오래된 식상한 레파토리를 다시 트는 것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힘 있는 대통령이 있어야 힘 있는 여당 의원이나 지자체장이 될 수 있다. 그 힘은 검찰 권력이 아니라 국민 지지에서 나온다.
지금 국민은 정권을 지지할 이유를 달라는 것이다. 그 이유가 '이재명이 꼴 보기 싫어서' 라는 것은 지난 대선에서 유효기간이 끝났다. 그러한 부정적인 것만으로는 안 통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국민이 '열광'은 아니더라도 '희망'을 가질 이유를 갈망하고 있다. 그게 집권 2년차로 줄달음치는 지금까지 안 보인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분명한 메시지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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