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호 Vol. 411
리투아니아여, 노래하라
맺다 / 세계무대
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
리투아니아여, 노래하라!
오랜 역사를 지닌 축제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이 있다.
그 너머에 우리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Lithuanian Song Celebration 2024
Lithuanian Song Celebration 2024 (youtube.com)
국가
Lithuanian National Anthem - Tautiška giesmė
Lithuanian National Anthem - Tautiška giesmė (youtube.com)
악기
Mažosios Lietuvos instrumentinio muzikavimo tradicija
Mažosios Lietuvos instrumentinio muzikavimo tradicija (youtube.com)
Būgnijimas kūlele Rytų Aukštaitijoje | Garsonų ir Streikų šeimos, mokiniai
Būgnijimas kūlele Rytų Aukštaitijoje | Garsonų ir Streikų šeimos, mokiniai (youtube.com)
<Lithuanian Song Celebration>
Sing, Lithuania!
A festival with a long history brings you a special experience.
It has something that fills you with enthusiasm.
합창으로 하나 되는 리투아니아
발트해를 품은 리투아니아에서는 4년에 한 번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Lietuvos dain? ?vent?)>이 열린다. 약 4만 명의 공연자와 30만 명의 관중이 참여하는 웅장하고 화려한 축제는 그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압도적이지만, 민족의 역사를 품은 축제의 의미를 알고 나면 그 감동이 더욱 커진다.
지난 7월 6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를 7일간 뜨겁게 달군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이 끝을 향하고 있었다. 축제의 마지막에는 ‘노래의 날’ 행사가 있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춤의 날’ ‘민속의 날’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한 공연자와 창작자들이 각양각색 전통의상과 장식을 한 채 성당 광장에서부터 대규모 행진을 시작했다. 긴 행렬은 빌뉴스 중심을 가로지르는 게디미나스 대로, 푸른 잔디가 드넓게 펼쳐진 타우라스 언덕, 조그마한 마을의 정겨움을 간직한 치우를리오니스 거리를 거쳐 갔다. 행진이 계속되는 동안 노래와 춤은 끊이지 않는다. 공연자와 관객은 서로 가슴 벅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그때, 올해의 축제를 상징하는 거대한 초록색 리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로는 그간 축제에 쓰인 리본이 줄을 이었다. 인파는 마침내 빙기스 공원에 모여들었다. 약 400개의 합창단을 한자리에 모은, 1만 2천여 명의 연합 합창단이 공원을 가득 메웠다.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이 강렬한 대미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리투아니아의 정체성이 된 축제
웅장한 합창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 축제는 리투아니아인에게 즐길 거리 이상의 각별한 의미가 있다. 축제의 작은 불씨는 19세기 말 제정러시아의 지배 시기에 피어올랐다. 당시 제정러시아로부터 문화생활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가운데, 리투아니아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비밀 공연을 조직했다. 리투아니아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고자 합창과 연극, 문학 낭독을 종합해 열린 이 문화 행사의 이름은 <리투아니아 저녁(Lietuvi?ki vakarai)>. 공연은 1904년 언론 금지령 해제와 함께 탄력을 받기 시작해, 10년간 약 5천 회를 개최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합창의 눈부신 발전과 민족 부흥의 움직임에 힘입은 리투아니아인들은 <리투아니아 저녁>을 기반으로 대규모 합창 공연을 꿈꾼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탄생한 리투아니아 제1공화국은 1924년 비로소 그 꿈을 실현했으니, 그게 바로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이다.
오래 지나지 않아 1940년 소련이 리투아니아를 점령했지만, 이 합창 축제는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오히려 소련의 이념적 억압에 저항하기 위한 수단이자, 민족을 하나로 통합하는 중심축이 되어 리투아니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갔다. 마침내 1990년, 리투아니아공화국은 다시금 독립을 쟁취했다.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은 리투아니아의 정체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 2008년에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
100년의 역사 그리고 합창
<리투아니아 노래 축전>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오랜 세월을 지나왔지만, 축제를 통해 결속하고 불의에 맞서는 이들의 외침은 여전히 계속된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푸른 숲이 자라기를(Kad giria ?aliuot?)’이다. 문화라는 씨앗을 심은 민족의 끝없는 활력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번 축제는 리투아니아와 역사적 아픔을 공유하면서도 현재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웃 국가 우크라이나와도 연대했다.
어느덧 빌뉴스에 주홍빛 노을 조명이 켜졌다. 긴 행렬을 따라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빙기스 공원에 모이자, 모두가 ‘리에투바(Lietuva)’(리투아니아)를 동시에 외친다. <리투아니아 저녁> 시절부터 그러했듯, 리투아니아 국가가 울려 퍼졌다. 리투아니아어를 알지 못해도 세계 곳곳에서 모인 이들은 여기서 전율을 느낀다. 뒤이어 합창단은 민요와 창작곡을 교차로 불렀다. 1만 2천 명의 무리는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이거나 손을 흔들며 거대한 물결을 만들었고, 관중도 합창에 동참했다. 공원의 모든 이들은 서로 공감하며 점차 한 호흡을 이루어 갔다. 100년을 지속해 온 합창의 역사. 리투아니아는 오늘도 노래로 저항한다. “리에투바, 리에투바, 리에투바!”
글. 허준석 주폴란드한국문화원 인턴
사진제공. 리투아니아국립문화센터, 작가 AHOY
국립극장 - 월간미르 > 2024년 10월호 (nto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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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 박칼린 찬란한 리투아니아, 빛나는 오스트리아 (7일~10일 저녁 8시 40분, EBS1)
2024.10.07 08:53
EBS '세계테마기행'
이번 주 방송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리투아니아인 어머니, 한국인 아버지를 둔 공연 연출가 박칼린이 유럽의 두 나라를 찾는다.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동화 같은 나라 리투아니아와 알프스의 압도적 풍경을 품은 오스트리아이다.
●제1부. 리투아니아, 어머니의 나라 - 10월 7일 (월)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나라, 리투아니아(Lithuania). 리투아니아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공연 연출가 박칼린과 함께 즐거운 여정을 떠난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27년 만에 방문한 빌뉴스(Vilnius)에서 시작하는 여행. 중세 시대의 도시 풍경을 그대로 품은 빌뉴스 역사 지구(Vilnius Historic Centre)의 새벽의 문(The Gate of Dawn)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다양한 역사적 건축물들로 가득한 빌뉴스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인 듯한 모습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축물로 손꼽히는 것은 빌뉴스 대성당(Vilnius Cathedral). 호기심을 안고 들어간 카시미르 예배당(Chapel of Saint Casimir)에서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뒤이어 향한 곳은 발트의 길 발자국 기념물(Baltic Way Footprint Monument), 그리고 ‘KGB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점령과 자유 투쟁 박물관(Museum of Occupations and Freedom Fights)이다. 기념물 앞에서 평화적 정치 시위 ‘발트의 길’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박칼린. 그 후 박물관에 도착해 리투아니아의 슬픈 근현대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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