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서 이어지는 낙동강 남쪽의 낙남정맥.
지리산 영신봉에서 경남 김해시 분성산(盆城山)으로 200km의 맥(脈)을 이어가던 도중 진주시 내동 유수리에서 인간에 의해 뼈가 훤하게 드러남은 물론이요 그 위로 물이 지나가는 완전히 골병든 정맥길이다.
하지만, 산줄기 하나 절하(切下)하고 진주시와 함안군, 의령군의 남강주변으로 약 8천정보(1정보는 약 3천 평)의 땅을 얻은 귀하디 귀한 정맥길이다
낙남정맥이 진주시와 함안군, 의령군의 드넓은 땅의 홍수를 방지하고자 산줄기를 절하(切下)했다면,
남한의 9 정맥 중 비슷하게 산줄기가 절하된 또 하나의 정맥이 바로 땅값 비싸기로 9정맥 중 제일인 한남정맥이 있고
산꾼에게 있어 산줄기가 끊어진 건 가슴 아픈 일이나 한여름 장마철에 홍수를 방지하고 비옥한 농토를 지켜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렇게 끊어진 산줄기를 유수교 하나로 이어온 정맥길은 진주와 창원시를 이어주는 기점인 발산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창원 가고파 "조망이 여항에서 용지봉까지 이어진다
오늘 이어가는 영오천은 진주시로 흐르는 영천강의 지류로서 낙남정맥길 고성군 대가면 성지산 북쪽계곡에서 발원해 고성군 영오면에서 영천강에 합류하는 15km가량 짧지만 맑은 하천이다
대구에서 첫 차로 이짝 저짝으로 경유해서 고성으로 오니 시간이 많이 지났고
하루종일 비 소식이 있더니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고성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고성군 대가면과 영오면을 이어주는 장밭고개에 도착해서 모처럼 우중산행이라 흠뻑 젖어보는 산행 모드로 준비한다.
예전에 두번 지난 길이건만 기억에 날듯하면서 기억에 나지 않고 그저 머릿속에 "말표 빨래 비누"처럼 "잘 지워진다"표 지우개 하나 넣어 다니는 건 아닌지...
장밭고개에서 새로 임도길을 내는지 임도길은 성지산 산허리로 돌아가는데 질퍽질퍽한 임도길을 버리고 산 길로 잠시 오르면
조망 없는 성지산이 잡목 속에서 고개를 빼꼼 내미는데 성지산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배치고개-신고개-담티고개-남성재 -발산재 까지 경남 고성땅과 진주땅을 오롯이 지나면 본격적인 조망 산행이 기다리는 창원 땅이다.
성지산에서 100m가량 더 진행하면 450m봉이다.
축축한 나뭇가지와 빗물에 젖은 낙엽 잠시 망설이다가 곧바로 북쪽 계곡 절골로 마빡부터 들이밀어보니 축축한 계곡길로 접어들자니 잡목이 배낭부터 붙잡고 늘어진다.
하천 193개 누적거리 1만 0,556km
너도 가을이냐!~
푸석한 낙엽과 흙 속으로 물기를 머금고 있어 자빠지기를 반복하며 내려가
본격적인 물길 여행을 시작했건만 아직 계곡으로 물이 보이지 않고
조용한 산속으로 더운 날 숨죽여 살던 수많은 버섯이 고개를 내밀고 있으나 아직 가을을 느끼기에는 단풍이 없다.
11월이건만 아직 한여름 속 같은 푸른 잎사귀가 가득하고
산중턱에 고무호스가 있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아마도 누군가 이곳에 샘터를 만든 모양인데 주위를 살펴봐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데
어인 일인지 모르겠다.
두 손으로 받아 맛보니 물 맛은 제주에서 온 삼다수 보다 달고 시원하다
샘터에서 시작된 물은 이후로 맑은 물이 되어 흐르고
아래에는 묵은 밭이 하나 있는데
잡풀이 우거져 언제부터 농사를 짓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고성군 개천면 좌연리 영오천 최 상류의 외딴집으로 한때는 개 사육을 한듯하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개 사육 농가는 대략 5천 가구이며 식용으로 연간 52만 마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
좋은 가정에 분양받았다면 들판에서 숨이 차도록 달려겠지만 그러지 못하고 좁은 철창 안에서 단 한번 나오는 날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날이다.
산골짜기의 농가인데 개 사육 농가로 있다가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고 빈집으로 방치되는듯하다.
주위에 개를 키우던 철 창살의 개집이 많이 보인다.
맨 뒤로는 낙남정맥길이며 앞의 저수지는 이곳 마을사람들이 물고기를 키우는 양식장으로 낚시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경고문이 쓰여 있는데
지구상에는 약 3만 종의 물고기가 있고 바다에 사는 해수어, 민물에 사는 담수어, 그리고 어중간한 곳에 사는 기수어가 있다
기수어는 체내에 염분과 수분 균형이 균등하게 있어야 하는데
연어, 숭어, 황어가 대표적인 기수어로 이들 중 연어와 황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고
뱀장어는 깊은 바다에서 태어나 강으로 올라오는 녀석들이다
바다 물고기를 민물에 풀어놓으면 체내에 염분이 걸러져 죽고(삼투압으로 수분이 세포에 침투한다고 해야 하나)
민물고기를 바다에 풀어놓으면 수분이 빠져나가 죽는다.
고성군 개천면 좌련지 저수지를 지나면서
좌련지 옆으로 나무테크길이 텅 빈 논길옆에 조성되어 있고 곱게 접은 바람개비는 비에 젖어 움직임이 없다.
예전에 종이로 많이 접어보던 바람개비와 배, 그리고 비행기 접기... 그리고 종이학까지
종이접기 몇 번 정도 접어질까?
세상을 다 덮을 큰 종이가 있어도 7번 이상은 접지 못하는데 대부분 6번이 한계라고 한다.
불가능지만 꼬깃꼬깃 어떻게든 접는다면 25번 접게 되면 300m 높이고
45번 접으면 달까지 거리가 되고
백번 접으면 우주전체까지 갈 거리다.
거짓말이다 생각되시면 책상에 있는 A4용지로 6번 접어 보시던 7번 접어 보시던 한번 접어 보시고.
연화산 아랫마을인 월곡마을
연하산 아래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절이 있는데
신라시대 선덕여왕시절 자장율사께서 가지고 오신 거는 아닐 테고...
아마도 미얀마, 파키스탄 어느 절에서 가지고 오셔서 봉안하신듯하다.
300년 된 느티나무와 우측의 정자는 회사에서 7년 전쯤에 지은 정자인데
사람들이 앉지 않아서 먼지만 가득하다.
세상만물 모두가 위로 올라갈 때 물은 스스로 아래로 내려가고
좌련지에서 숨 고르기 한번 한 물은 시멘트 방수포 따라 흐르고
농사를 지을 때 대부분 농기계를 빌려서 사용하는데
논농사 1마지기 (200평) 기준으로 트랙터로 마른 로터리 그리고 물을 가두고 로터리 모두 3번을 치는데 비용은 약 10만 원
어린 모 심는데 이양기 4만 원
모판 6만 원
추수하는데 7만 원
약값이 들어가고
수확하면 쌀 3 가마니가 나오는데 3*80=240kg
여러 가지 비용 쌀 2 가마니 제하고 나면
현실적으로 쌀 한 가마니가 남는다고 한다.
어지간하면 농사짓는일은 농부에게 맡기시고 쌀은 사 드시기 바란다.
좌련마을을 지나고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린다.
좌연리 마을 앞 느티나무 가족
지나온길
한여름에 물놀이하기 딱 좋은 곳을 지나고
낭소골 뚝방 코스모스길 조성한곳
쟁반 짜장집인데 주인장께서 해물짬뽕을 어찌나 잘하는지
맛이 기가 막히다.
홍합과 발가벗는 새우까지 국물은 누가 뭐래도 빨간 게 좋고
도로가에 나 홀로 서있는 건물인데 손님이 있을까 싶었는데
손님이 우르르 몰려오는 집으로
행여나 오고 가는 길에 꼭 한번 둘러보시기 바란다
물속 풍경은 이끼하나 없이 맑고 깨끗하고
비는 오고 몇 모퉁이 지나면 끝이다
고성군 구만면 준봉산에서 흘러온 개천천이 영오천에 합류하는지 점인데 영오천 물이 더 깨끗하다
어린모에서 고개를 숙이기까지 무더운 여름을 고스란히 이겨내던 곳이건만 텅 빈다는 것 어제나 슬픈 일이다.
제 한 몸 아낌없이 거름이 되어 또다시 어린모에게 거름이 될 짚들이 땅바닥에 맥없이 널브러져 있고....
닭을 보니 주막집에 붙어있던 물 수(氵) 닭유(酉) 합처서 술주(酒) 자가 생각난다.
술을 마시되 닭이 물 마시듯 조금씩 홀짝홀짝 마시고
닭이 잠자는 시간인 저녁 7시까지 마시고 일찍 자라는 의미
몽락 공방 주인장께 잠시 구경해도 되냐며 허락을 받아 실내로 들어와 구경하며
작품은 대부분 국산 느티나무로 만들고 화려한 색상을 칠해 만들었다
몇몇 작품들은 재료만 있다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좋은 느티나무 한번 구해서 만들어 봐야 할 것 같다.
몽락공방
개천면 명성마을 앞
영오천은 많이 알려지거나 대단한 하천은 아니지만 그동안 여기저기서 봐왔던 물과는 많이 다르게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다
물속으로 자갈돌이 깨끗하게 자리를 잡았는데
어딜 가나 맑은 물은 자상한 어머니를 닮았고 주위 산은 엄한 아버지를 닮아있다.
시멘트 방수포가 올록볼록 엠보싱을 닮아있고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은 개구리
한때는 많았으나 황소 개구리의 출현으로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으나 토종은 강하다고 황소개구리는 거의 소멸되고
토종 개구리가 많이 살아났다.
좌측은 내려온 영오천이고 우측은 영천강이다
두 물이 만나면서 세력은 더 커졌고
영천강은 진주를 거치면서 남강이라는 이름표를 달게되고
경남 의령군 지정면에서 낙동강에 합류한다.
영천강
남강은 낙동강,한강,금강,섬진강 그다음으로 긴 강이며 전체 길이는 186km이다
발원지인 남덕유에서 내려오면 인심 좋은 고을 함양땅을 지나게 되는데 맑고 경치 좋은 구간이 많은 편이며
함양-산청-진주로 내려오는 동안 우측으로 지리산 북쪽에서 흘러드는 임천강이 있고
좌측으로 합천 쌍백면에서 산청군 생비량면을 거처 원지로 내려오는 양천을 합류 시킨다.
물은 한 곳에 모이니 진주시 남강댐에서 지리 천왕에서 발원하는 덕천강이 흘러 모이며
마지막으로 경남 고성 대곡산에서 발원하는 영천강 38km까지 합류시키게 된다.
영천강의 유래는 조선시대 진주 영선현에 속해을때 영선천이라 불렀다가 지금은 영천강이라 부르며
영천강은 경남 고성군 대가면 대곡산 북쪽 계곡에서 시작해서 진주시 충무공동에서 남강에 합류하게 된다
하루종일 내리는 비 온몸으로 고스란히 맞으며 걸었던 영오천
묽은 맑았으며 하천가로 쓰레기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 하천은 낙남정맥의 맹주 격인 여항산 남쪽 계곡으로 흐르는 진전천이며 지금까지 걸었던 하천 중 최고인 경북 영양의 장파천에 도전장을 낼 정도로 깨끗한 진전천으로 갑니다.
진전천-서울 청계천-선산읍 대천-경북 위성 신평천 순으로...
첫댓글 성지산 북쪽 계곡으로부터 고성군 영오면을 지나는 영오천 강행기~
키로수가 짧으니 전과 다르게 읽어내려오다보면
벌써 끝났네... 아쉬움이 드는... 방장님의 요즘 강행 후기.
이제는 짧은 물줄기들만 남아있으니...
그 오랜 시간 얼마나 걸어내셨을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보이는 마을을 지나 걸어내려가는 물길 여행 잘 봤구요.
잘지워진다표 지우개는 제게는 몇 개 되는 듯^^
오늘 아침 밥 먹는데 tv에서 쌀관련 이야기 토론중이더라구요. ㅠㅠ
쌀농사 짓는 분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해결해야할 과제.
그리고, ㅎㅎㅎ 진짜? 설마~ 하며...
A4용지 직접 접어봤다는...^^ 방장님도 접어 보셨을랑가요?
11월에 비가 언제내렸지?
비맞으며 산행하였다는 방장님의
그 날을 유추해봅니다.
11월 이후부터 내리는 비는
결코 반갑지 않은 손님이어서
하루종일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고스란히 맞으며 걸었다는 글이
슬프게 가슴에 와닿습니다.
그래도 맑은 물이 흐느는 강행기였기에
마음 한켠으로 뿌듯합니다.
다음 진전천 강행기도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