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모비스)© News1 류종은 기자
(진천=뉴스1) 류종은 기자= "멀티미디어뿐만 아니라 첨단안전차량(ASV)까지 전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
이현덕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장(상무)은 향후 세계 차량용 전기장치부품(ESA, 이하 전장품) 시장에서 현대모비스가 선전할 것을 자신했다.
31일 방문한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국내 차량용 전장품의 '메카'로 불린다. 지난 2008년 2월 준공한 이 공장은 8만3937㎡(2만5391평) 부지에 멀티미디어 라인과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기술) 라인 등이 5만6856평(1만7199평) 규모로 설치돼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전장품 전용 생산기지라고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부문은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현대차 '블루링크', 기아차 'UVO') 등이 생산되고, 메카트로닉스 부문은 에어백 제어장치(ACU),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전자제어장치(MDPS ECU), 하이브리드차 파워 제어기(HPCU),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이 생산된다.
◇진천공장, 모비스 전장품 생산의 '모공장(Mother Plant)'
모비스에 따르면 진천공장은 충북 진천군의 덕산공장과 중국 천진공장, 미국과 인도의 오디오 반조립제품(CKD) 공장으로 이어지는 현대모비스 전장품 생산의 모공장(Mother Plant)이다. 즉, 전장품 생산에 관한 시스템과 기술, 품질, 설비 등 표준을 구축하고 그 표준을 세계 각지에 있는 현지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진천공장 사무동 1층에는 현대모비스 기술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홍보관이 들어서 있다. 이 체험관에서 현대모비스의 과거와 현재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홍보관의 멀티미디어존에서는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오디오와 AVN,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네트워크인 모스트(MOST) 기반의 AVN 시스템, UVO를 이용한 AVN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들을 시연해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텔레매틱스를 이용한 AVN 기술을 적용시킨 시스템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시킨 현대차의 '그랜저TG' 모델이 전시돼 차안에서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놨다.
메카트로닉스 존에서는 에어백 제어장치(ACU),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하이브리드차량 전원 공급 장치(HPCU), 주차 보조 센서(PAS) 및 주차 가이드 시스템(PGS), 바디 제어장치(BCM)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지금까지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모비스 자체적으로 연구중인 최첨단 안전 기술들도 전시돼 있다.
모비스 관계자는 "모비스가 현재 개발중인 첨단 장비들은 운전자의 편의 및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근 개발 중인 차량용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영상확보 뿐만 아니라 기타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동 1층에 PCB 회로기판 자동화 및 수동 생산라인이 있고, 2층엔 멀티미디어 및 메카트로닉스 완제품 생산라인이 있다. 또, 3층에 메카트로닉스 완제품 생산라인과 신뢰성 시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올해 진천공장의 생산 목표는 메카트로닉스 970만여대, 오디오 70만여대, AVN 50만여대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의 오디오 자동검사라인(사진제공=현대모비스)© News1 류종은 기자
◇티끌조차 용납하지 않는 생산라인…공정상 불량율 '제로'
생산라인에 들어가려면 우선 옷과 신발부터 갈아신어야 했다. 정전기를 최소화시킨 제전복과 제전화로 갈아신고 먼지제거를 위한 에어샤워를 한 다음에야 생산라인에 들어설 수 있었다. 모비스 관계자는 "차량용 전장품들이 정전기와 먼지에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층 생산라인에서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부품을 삽입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자동차 장비로 회로기판에 여러 칩을 장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칩이 모두 장착된 회로기판은 각종 검사를 마친 다음에야 사람들이 직접 검사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수작업 검사가 완료된 회로기판은 2층으로 옮겨졌다.
2층 생산라인에서는 멀티미디어 부문과 메카트로닉스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멀티미디어 부문에서 AVN 라인은 3개의 직선 라인과 1개의 'U'자 라인을 통해 매월 4만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었다. 이들은 올초 목표했던 50만대를 넘어서 52만대 가량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디오 라인은 5개 라인에서 연간 70만대 가량 생산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오디오 수요량이 줄면서 점진적으로 라인을 축소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모비스 관계자는 "멀티미디어 라인은 8개 반 밖에 되지 않지만 혼류 생산이 가능한 직선 라인이 대부분"이라며 "한 라인에서 20~30여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메카트로닉스 부문에서는 ACU, IBS, ABS/ESC, MDPS 등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공정은 1층에서 옮겨온 PCB 회로기판에 프로그램을 입력하고, 하우징과정과 검사 과정을 거쳐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들어졌다.
모비스 관계자는 "메카트로닉스 부문의 공정상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고 실제 완성품으로 나가는 제품들도 불량률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3층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HPCU 생산라인이 있었다. HPCU는 DC 270볼트짜리 전류를 12볼트로 낮춰주는 'LDC'과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인 '인버터'로 구성돼있다. 매월 약 9000대 가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했다.
차량용 전장품은 현대모비스의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멀티미디어 부문이 약 60%, 메카트로닉스 부문이 약 40%에 이른다. 특히 첨단안전사양과 관련되는 메카트로닉스 부문은 최근 몇년간 40% 이상 규모가 커졌다. 모비스 관계자는 "메카트로닉스의 기술력을 키워 궁극적으로는 메카트로닉스 비율이 멀티미디어를 앞지르는 것"이라며 "첨단 편의 및 안전장치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장치 모두가 진천공장의 주력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진천공장의 메카트로닉스 생산품 중 IBS는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에도 공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를 제외한 전 차종에 공급하는 지능형 배터리 센서 IBS는 배터리의 충전 및 노화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충전여부를 결정하고 불필요한 배터리 사용을 없애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킨다. 지난 2009년 4분기 첫 공급을 시작해 2010년 80만개, 2011년 130만개를 공급했다. 올해도 약 130만개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현덕 진천공장장(상무)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009년 세계적인 전장품 회사인 유럽의 'C'사와 현대모비스 중 IBS 공급업체로 모비스를 선택했다"며 "세계 최고의 자동차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에 공급한다는 것은 모비스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품군을 다양화해 메카트로닉스 부문을 키워 진천공장이 완성차 전장품 분야의 1등 생산기지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며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 부문에서 향후 전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의 검사라인(사진제공=현대모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