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길 코스모스
오석주
전라도 고부리 동학길
이 길의 코스모스는 왜 이리 붉은가
생명을 불사르며 길 잃은 무소처럼
꽃비 속을 달리던
“녹두장군” 피 베었나
오르지
청춘을 파랑새 쫓아
동화 속 “몽마르뜨” 꿈 꾸던 길에
오늘은 하릴없이 사랑비 내리는데
세벽별 보고 피어나는 꽃들이
임 오시는길에 내뿜는 고운 향기
한 세상 차라리 바람으로 살다간
어영차 어화둥둥 꽃바람 속삭임
임을 향한 그리움의 서러운 노래는
아름다운 꽃들로 승화되어
처절한 혼 내림 피 내림으로 거듭나니
저 꽃들 저리 예쁘지 아니한가
전라도 고부리 동학길
이 길의 코스모스 왜 이리 붉은가
초등학교 동창생들
아! 초등학교 시절
반 백년 되돌리는 꿈의 회상
만강평야 못돌아 오랴
노령산맥을 못돌아 오랴
진도 앞 울돌목 못돌아 오랴
햇빛 내리던 뒷 마당의 노레
달빛 어리던 창가의 합창
이제와 생각하니 그것이 신의 은총
생각지 못하고 떠나온 먼-길
해 뜨면 햇빛에 책을 읽고
달 뜨면 달빛에 글을 쓰고
우리들 그렇게
착하고 순한 양떼들 이었지
비오면 비 맞으며 걸었고
눈 오면 눈 맞으며 걸었던
우리들 구렇게
섭리에 순응했던 청춘 그 자체였지
그때 우리들 앞엔 장미꽃 피고
홍철쭉 자고나면 들국화 망울돋고
천년송 그늘아래 채송화 붉으니
꽃잎에 내리던 사랑 한 스푼
자!이제 우리들 가는 길
어느새 어두우니
별들이 앞장설게고
토끼들 뒤따를 게라
그래도 어두우면 하늘 촛불 밝혀줄 테지
신록단상(新綠斷想)
노자(老子)께서 이르시길
“70 넘으면 새 친구 사귀지 말라”일렀건만
바둠바둠 애써서
오쇼ᅟᅡᆼ에 오른 담쟁이의 푸르름을
외면키엔 잔인치 아니한가
⌜메타세콰이어⌟길 따라
편백숲 들어서면
선녀들이 삼림욕하던 자리에서
묻어 나오는 삼푸향은 어찌할거나
동박새 재잘대는 소리
계곡 물따라 흐르고
감나무 새순 날 때
부여안던 첫 사랑은 또 어이할거나
잊는다 하면서도 잊지 못함은
잊을만 하면 whedksk는
저 신록의 프르룸 떼문인가
정에 끌리는 내 마음을
제어치 못함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