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혜_《춤:in》 편집위원
오늘날 국내에서 무용평론가로 등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무용월간과 협회 및 축제를 통해 등단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러한 형식이 구축되기까지의 배경을 살펴보면 현재 무용평론계 구조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데 이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함이다.
국내 무용평론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한국최초의 무용평론가는 문철민으로 ‘조선교육무용연구소’에서 이론을 가르쳐 무용전문비평가 세대의 등장에 영향을 미쳤으나 한국전쟁 이후 월북하여 그 활동이 활발히 지속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연구소에서 무용 수련을 하던 조동화와 김경옥이 문철민의 뒤를 이어 1950년대부터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다.1) 그들은 1976년 무용월간 『춤』을 창간하여 독자적으로 본지를 통해 무용평론가를 추천하고 기고문을 받아 현 무용평론계가 형성되는 데에 틀을 구축하였다. 『춤』지를 통한 무용평론의 단일계보가 무너지게 되는 것은 다른 무용월간들이 창간되면서부터이다.2)1984년 창간한 『객석』은 80년대 후반부터 ‘객석 예술평론상’을 공모했으며 1993년에는 무용월간 『몸(무용예술)』, 1998년 국내최초 영문춤전문지 『댄스포럼』, 1999년에 『춤과 사람들』이 창간되어 각 매체마다 평론가들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무용평론은 주로 무용월간에 실리고 있는데, 국내 무용월간으로는 『춤』, 『몸』, 『댄스포럼』, 『춤과 사람들』이 출판 발행되고 있으며 ‘춤웹진’은 온라인으로 발행되고 있다. 그리고 클래식음악을 중심으로 공연예술 전반을 다루는 『객석』이 있다.
1. 한국춤비평가협회 ‘춤비평 신인상’
한국춤비평가협회(회장 이순열)에서는 매해 ‘춤비평 신인상’ 공모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본 공모에서 당선되어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로는 방희망이 있으며 춤웹진을 통해 무용공연 평론이 실리고 있다.
2. 한국춤평론가회
한국춤평론가회는 회원자격으로 평론가들의 등단이 인정되는데 별도의 등단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무용월간 『춤』은 한국춤평론가회 회원들의 평문을 싣는다.
3. 월간 『객석』
월간 『객석』에서는 매해 ‘객석예술평론상’을 공모하여 평론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본 공모에서는 무용평론뿐만 아니라 공연예술 전반을 포함한다. 본 공모전에서는 문애령, 장인주가 무용평론가로 등단하여 활동 중에 있다.
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젊은 비평가상’
매해 하반기에 개최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는 축제의 부대행사로 ‘젊은 비평가상’을 공모한다. 비평문은 본 축제에서 발표되었던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만45세 이하의 무용과 연극, 공연예술에 관심 있는 자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본 공모전 1회 수상자로 이지선이 있으며 7회 정진새(연극연출가) 이후로 무용평문 등단자는 현재까지 없다.
5. 공연과 리뷰
공연비평전문계간지 『공연과 리뷰』(대표 김태원)는 ‘PAF 예술상’을 통해 춤평론가를 배출하고 있다. 김기란, 이찬주 등이 본 예술상을 통해 춤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는 무용월간 자체 내에서 공연평 외에 칼럼이나 인터뷰, 보도기사 등을 써오던 기존필진들이 공모전 수상을 통해 공식적인 비평가로 등단하는 경우이다. 잡지 내부의 기자를 상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시키거나 편집장이 속한 무용단체의 단원이나 대표, 혹은 친분이 있는 현역들을 평론가로 등단시켜 전속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추세이다.3) 현역 무용평론가들의 활동을 정리한 최근 자료(2006)를 살펴보면 평론가들의 평문이 실리는 매체를 살펴볼 수 있다(2006년 기준자료로 현재 바뀐 내용이 있을 수 있다). 『춤』과 『댄스포럼』, 『공연과 리뷰』은 필자가 공유되는 반면 『몸』과 『춤과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연구에 의하면 “공유하는 잡지의 편집장이 춤평론가회 회원으로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되는 반면 나머지 잡지들은 그렇지 못한 이유에 기인”한다.4)
2006년 현역 비평가 현황5)
현재 다수의 기존 평론가들이 각 매체를 통해 지속적인 평론활동으로 무용계의 공연활동을 분석 재조명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나아가고 있다.
무용공연현황 대비 무용비평현황 연도별 추이6)
그러나 한 해에 발표되는 무용공연건수에 비해 전문지에 게재된 무용비평의 건수는 매우 적다. 연구에 따르면 2004년 무용공연건수는 1,588건이었으나 무용전문지에 게재된 비평건수는 350건인데 각 지면에서 중복되는 공연건수와 함께 실제 비평의 대상이 되는 무용공연 건수는 350건이 채 되지 못한다.7)
무용비평 중복현황 연도별 추이8)
평론가의 부족현상이기도 하며 등단이 되어도 지면이 허락되지 않아 평론가로 활동이 어려운 경우도 있고 비공개 등단이나 정회원에 의한 평론활동 등은 무용평론가 등단에 폐쇄적이란 지적이 있다. 공개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평론가들이 지속 배출되어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거나 무용전공자가 아니어도 새로운 기준과 날카로운 해석으로 무용에 접근할 수 있다면 평론문화에 신선한 자극과 도움이 될 것이다.
평론가로서 발전할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데에는 실기에 맞춰진 무용교육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현재까지의 평론계가 안팎에서 폐쇄성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면, 창작자들과 관객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함께 무용작품을 관람하고 토론하는 소통의 자리문화는 무용을 통한 예술전반의 시각과 함께 무용공연의 비평문화가 사회화되는 기폭으로 작용될 것이다. 넘쳐나는 무용공연과 그에 대한 무용평론의 활발한 미래를 기대해본다.
1) 이지선, 「한국 무용비평계 연구-등단과정과 활동을 중심으로」 , 한국무용예술학회 Vol 21, 2007.
2) 문애령. 「한국 무용비평의 형성과 현황」 , 한국무용예술학회 Vol 21, 2007.
3) 이지선, 위의 논문
4) 이지선, 위의 논문
5) 이지선, 위의 논문, 표2
6) 이연수·윤병주·정주희, 「문예연감을 근거로 한 2000년 이후 무용 비평 현황 분석」, 한국무용과학회지, 제30권 제3호, 2013.
7) 위의 논문, 그림1
8) 위의 논문, 그림2